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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타임 - 파울 파이어아벤트의 철학적 자서전
폴 파이어아벤트 지음, 정병훈 옮김 / 한겨레출판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I'm a little more intelligent than I used to be; I've learned a few tricks, I'm better balanced, emotionally (though this balance still leaves much to be desired); in short, I'm in a much better position to start my life than I was only a decade ago--but I'm at the end of it, give or take a few years. Five years, perhaps, ten years if I'm lucky. That gives me pause. And why? Not because I would like to live forever, and certainly not because of the important books and papers that might remain unwritten, but because I would like to grow old with Grazia, because I would like to love her old and wrinkled face as I am loving her youthful face today, because I would like to support her in her troubles and to rejoice with her in her happy times. These thoughts, which start clamoring for attention whenever I think about the rest of my life, make it clear to me that there are strong inclinations after all, that they are not about abstract things such as solitude or intellectual achievements but about a live human being, and that at long last I have learned what it means to love somebody."
"나는 이전보다 조금 더 현명해졌다. 몇 가지 삶의 기교를 배웠고 정서적으로 좀 더 잘 균형 잡혀 있다. 이 균형이란 게 여전히 욕망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지만, 간단히 말해서, 10년 전보다 내 인생을 시작하는데 더 좋은 위치에 있다. 내 생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몇 년을 더 살든지 덜 살든지 할 것이다. 운이 좋다면 5년, 아니면 10년을 더 얻을 것이다. 그것은 나에게 잠깐의 짬을 줄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그것은 내가 영원히 살고 싶기 때문이 아니다. 아직 완성하지 못한 중요한 책이나 논문을 마무리하기 위한 것은 더욱 아니다. 그것은 그라지아와 더불어 늙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오늘날 그녀의 늙고 주름 잡힌 얼굴을 그녀의 젊은 얼굴을 사랑하듯이 사랑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녀를 뒷받침해주고, 그녀가 행복할 때는 그 기쁨을 나누고 싶다. 이러한 생각들은 내가 나 자신의 남은 인생을 생각할 때마나 언제나 나에게 주의하라고 외치는 것이었지만, 그 덕분에 분명해진 것이 있다. 그것은 결국 내가 어떤 강한 성향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고독이나 지적인 성취와 같은 추상적인 사물에 관한 것이 아니고 살아 있는 인간에 관한 것이며, 이제야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291페이지)
아름다운 글이... 왜 아마존에서는 별 다섯인데 한국에서는 이렇게 아무런 관심도 못 받는지 알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