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 반도체 혁명 - 반도체 소재의 발견부터 트랜지스터 발명까지 노벨상 수상자들의 오리지널 논문으로 배우는 과학 10
정완상 지음 / 성림원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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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물질의 발견, 양자역학을 통한 반도체 물성의 이해, 다이오드/트랜지스터 등 반도체 소자의 발명 등, 반도체 혁명의 기반이 되는 역사와 물리 이론에 대해 수식을 곁들여 살펴본다. 수식을 이해하려면 고등학교 미적분학 정도의 수학 지식이 필요하다. 챕터나 섹션은 ‘정교수’와 ‘물리양’의 대화로 친근하게 시작한다. 이후는 그냥 ‘~이다’, ‘~했다’ 식의 설명이 따른다. 처음에는 어디서 대화가 끝나는지 몰라 말투가 이상하다 싶었다. 익숙해지면 괜찮다. 


저자가 설명하는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연관된 물리 이론의 수학적 설명이 나름 유익해서 잘 모르던 내용을 알게 된다. 교과서는 아니지만 교과서를 보완하는 역할을 확실히 할 듯싶다. 물리에 관심 있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아니면 이공계 졸업생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물리 현상 및 이론에 대해 설명하기 때문에 현재의 기술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기대하면 안 된다. 


우리가 오늘날 반도체를 쓰는 데 기여한 워낙 여러 명의 과학자들이 나온다. 중요한 인물(특히 노벨상 수상자)에 대해서는 출생과 학문 이력 등이 나오는데, 나오는 순서대로 다음에 정리해 본다. 


샤를 기욤(1861~1938, 192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스위스의 물리학자로 1883년에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ETH)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철 63.5%,니켈 36.5%를 섞어 열팽창계수가 아주 작은 인바(invar)로 불린 합금 등에 관하여 연구.


피에르-질 드 젠(1932~2007, 199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프랑스의 물리학자로 1957년 에콜 노르말 슈페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액정에 관하여 연구. 


위의 학자들은 다양한 물질—금속, 세라믹, 액정—에 관한 설명에 나온다. 


피에르 뒬롱(1785~1838): 프랑스의 화학자, 물리학자로 에콜 폴리테크니크 의학부 중퇴. 이후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물리학 교수가 됨. 프티와 함께 고체의 비열에 대해 연구.


알렉시 프티(1791~1820): 프랑스의 물리학자로 에콜 폴리테크니크 졸업. 뒬롱의 전임 물리학 교수로 23세에 최연소 교수가 됨. 뒬롱과 함께 고체의 비열에 관한 연구를 했으나 결핵으로 사망.


뒬롱-프티의 법칙은 고체의 몰비열이 아주 높은 온도에서는 고체의 종류와 상관없이 일정한 값이 된다는 사실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워낙 다른 책에도 많이 나오니 약력이 언급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의 뒬롱-프티 법칙 설명이 수식을 곁들여 상세히 제시된다. 


피터 디바이(1884~1966, 1936년 노벨 화학상 수상): 네덜란드 출생으로 독일과 미국에서 활동한 물리학자. 1908년 뮌헨 대학에서 조머펠트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음. 아인슈타인의 비열에 관한 연구를 이어 받아 온도가 작을 때에도 성립하도록 공식을 수정. 이를 ‘디바이 법칙’이라고 부름. 그는 독일에서 반유대주의자로 활동했으며 1940년 초 미국으로 이민하여 코넬 대학 화학과장이 됨. 홀로코스트 관련 보고서에 기회주의자로 언급됨. 


옌스 베르셀리우스(1779~1848): 스웨덴의 의학자, 화학자. 웁살라대학에서 의학 전공. 이산화규소(‘실리카’)에서 순수한 규소(실리콘)를 최초로 분리. 


클레멘스 빙클러(1838~1904): 독일의 화학자. 프라이베르크 광업기술대학에서 분석화학 공부. ‘아가로다이트’라는 광물로부터 저마늄을 최초로 분리.


펠릭스 블로흐(1905~1983, 195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스위스의 물리학자로 ETH에서 드바이, 바일, 슈뢰딩거의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고 1928년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하이젠베르크의 첫 번째 대학원생으로 박사학위를 받음. 주기성을 갖는 격자 속 전자의 운동을 양자역학적으로 해석.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독일에서 쫓겨난 후 미국으로 가서 스탠퍼드 대학의 물리학 교수가 됨. 


랠프 크로니크(1904~1995): 독일의 물리학자. 1925년 미국 콜럼비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파울리의 비판으로 전자의 스핀에 관한 아이디어를 논문으로 발표하지 않은 사건이 있음. 동일한 아이디어를 울렌벡과 고우트스미트가 논문으로 발표(1925년). 


윌리엄 페니(1909~1991): 영국의 물리학자로 1935년에 케임브리지 대학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크로니크와 함께 고체 내 에너지 밴드를 설명하는 크로니크-페니 모델을 만듦. 


앨런 윌슨(1906~1995): 영국의 수리물리학자이자 기업가. 파울러에게 양자역학을 배웠으며 하이젠베르크와 함께 금속과 반도체의 전기 전도에 양자역학을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 


위의 블로흐, 크로니크, 페니, 윌슨은 고체물리와 양자역학을 연결한 4명의 과학자로 언급된다. 


사이엔드라 보즈(1894~1974): 인도의 물리학자로 프레지던시 칼리지, 무케르지 경이 설립한 과학 대학에서 공부. 새로운 방법으로 플랑크의 양자 복사 법칙을 도출하는 논문을 작성하여 양자통계역학 분야를 창안하는 데 큰 역할을 함. 출판이 거부된 논문을 아인슈타인에게 보냈으며 아인슈타인은 이 논문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출간을 도와줌. 이 논문의 내용이 책에서 상세히 수학적으로 논의된다. 이 방법은 이후 ‘보즈 아인슈타인 통계’로 알려짐. 하나의 양자 상태에 여러 개가 들어갈 수 있는 입자들이 이 통계를 만족하며, 이러한 입자들을 ‘보손boson’이라고 부른다. 책에서는 덧붙여, 하나의 양자 상태에 단 하나만 들어갈 수 있는 입자들이 만족하는 ‘페르미 디랙 통계’도 논의된다. 


이후 고체의 ‘양자 상태 밀도’에 관한 논의가 수학적으로 상세히 이어진다. 그 다음에는 반도체 이전에 사용되던 진공관 기술에 대한 설명이 있다. 


프레데릭 거스리(1833~1886): 영국의 화학자, 물리학자. 1855년 마르부르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프랑스의 알렉상드르 베크렐이 1853년에 발견한 가열된 전극에서 전자가 방출되는 ‘열전자 방출’ 현상을 1873년에 다시 발견하여 널리 알림. 당시에는 전자가 발견되기 전이었으므로 ‘열이온’으로 불렸으나 톰슨이 전자를 발견한 후 ‘열전자’라는 이름으로 바뀜. 


진공관에서 열전자 방출 현상을 이용하여 만든 다이오드를 ‘열전자 다이오드’ 또는 ‘진공관 다이오드’라고 부른다. 에디슨이 이 현상에 대해 연구했으며, 리처드슨이 이 연구를 이어 받았다.


오언 리처드슨(1879~1959, 192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영국의 물리학자로 1904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리처드슨의 법칙’으로 알려진, 가열된 전선에서 발생하는 전류의 온도 의존성을 알아냄. 


존 플레밍(1849~1945): 영국의 화학자이자 물리학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왕립과학대학(현재 임페리얼 칼리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 여러 회사의 과학 고문 역할을 함. 열전자 다이오드를 개량하여 ‘플레밍 밸브’를 만들어 무선전신의 수신 감도를 향상시킴. 


굴리엘모 마르코니(1874~1937, 190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이탈리아 귀족 가문 출신으로 정식 고등교육을 받지 않고 개인 교수에게 화학, 수학, 물리학을 배움. 무선전신의 선구자. 


카를 브라운(1850~1918, 190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독일의 물리학자로 1872년 베를린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브라운관의 발명으로 유명. 1874년 점접촉 금속-반도체 접합이 교류를 정류하는 다이오드로 작동함을 발견. 이것이 반도체를 이용한 최초의 다이오드. 


러셀 올(1898~1987): 미국의 물리학자. 1939년 벨 연구소에서 p-n 접합 발명. 


머빈 켈리(1894~1971). 미국의 물리학자로 1918년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음. 벨 연구소에서 실용적 진공관을 개발했으나 생산비용 및 신뢰성의 문제로 진공관의 대안을 모색함. 고체 연구 그룹을 결성하여 반도체 트랜지스터 개발을 지휘. 쇼클리를 채용하여 반도체 증폭기 개발 책임자를 삼음. 


존 바딘(1908~1991, 1956년, 197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미국의 물리학자. 1936년 프린스턴 대학에서 유진 위그너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음. 1947년 12월 17일, 벨 연구소에서 브래튼과 함께 점접촉 트랜지스터(point contact transistor)를 발명. 


윌리엄 쇼클리(1910~1989, 195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미국의 물리학자로 1936년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1948년 1월 23일, 벨 연구소에서 쌍극형 접합 트랜지스터(bipolar junction transistor)를 발명. 


월터 브래튼(1902~1987, 195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미국의 물리학자로 1929년 미네소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벨 연구소에서 바딘과 함께 점접촉 트랜지스터를 발명.


바딘, 쇼클리, 브래튼은 ‘트랜지스터 삼총사’로 불리며 1956년에 노벨상을 공동수상했다. 


율리우스 릴리엔펠트(1882~1963): 오스트리아-미국의 물리학자로 1905년 베를린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1921년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1926년 장효과 트랜지스터(field effect transistor, FET)의 이론을 제시. 


모하메드 아탈라(1924~2009): 이집트-미국의 공학자로 1949년 퍼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벨 연구소에서 소규모 트랜지스터 연구팀을 이끌며 MOSFET(metal oxide semiconductor field effect transistor)을 발명.


강대원(1931~1992): 한국-미국의 공학자. 1955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조기 졸업한 후 도미하여, 1959년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전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음. 벨 연구소에서 아탈라와 함께 MOSFET을 발명.


MOSFET은 현대 반도체 산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이 여기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잭 킬비(1923~2005, 200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미국의 공학자로 1950년 위스콘신 대학에서 전기공학 석사학위 취득.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에서 1958년 하이브리드 집적회로(IC) 발명. 


로버트 노이스(1927~1990),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기업가. 1953년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음. 1956년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에 들어갔다가 1년 후 사표를 던진 후 페어차일드 반도체를 창립. 1959년 모놀리식 집적회로를 발명. 최초의 단일체 집적회로로 대량생산이 가능. 노이스는 1968년 고든 무어와 함께 인텔을 설립. 인텔에서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발명을 지휘했다. 


이제 끝. 위에서 보듯 반도체 혁명에 기여한 과학자는 너무 많다. 한 두 명의 힘으로 된 것은 아니다. 누구는 노벨상을 수상하고, 누구는 기업을 세워 상용화에 앞장섰다. 위에서 자세한 기술적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책의 구성과 템포는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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