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테니슨은 만일 우리가 한 송이의 꽃을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가 누구이고 세상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그는 아무리 하찮은 사실이라도 우주의 역사와 무한한 인과론적 연결 관계와 연관되지 않은 것은 없다는 것을 의미했을 것이다. 또한 쇼펜하우어가 말했듯이 의지가 각각의 개인에게 고스란히 표현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세계는 각각의 모습 속에 고스란히 보일 수 있다고 말하고자 했을 것이다. 카발라주의자들은 인간이 소우주, 즉 우주의 상징적 거울이라고 이해했다. 만일 테니슨에 의하면, 모든 것이 그렇게 될 것이다. 모두, 심지어 참을 수 없는 자히르까지도 그렇게 될 것이다. (‘자히르’에서, 145~146 페이지)
호랑이들의 몸에 적혀 있는 미스터리는 나와 함께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주를 언뜻 보았던 사람, 우주의 불타는 설계도들을 보았던 사람은 한 사람과 그의 하찮은 행운이나 불행 따위를 생각할 수 없다. 비록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일지라도 말이다. 그 사람은 바로 ‘그 자신’이었지만, 이제 그는 더 이상 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이제 그는 그 누구도 아닌데, 왜 또 다른 사람의 운명에 관심을 갖고, 왜 또 다른 사람의 국가에 관심을 보이겠는가. 그래서 나는 그 문구를 입 밖에 내지 않고, 그래서 어둠 속에 누워 세월이 나를 잊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신의 글’에서, 155~156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