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입자물리학은 철학이다.' 이것이 저자가 내리는 결론의 한 문장 요약이다. (아직 과학이라고 믿고 입자물리학 하는 분들한테는 돌 맞을 이야기이다.)
과학이란 자연현상을 설명하여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 저자는 말하는데, 현재 입자물리학은 더 이상 설명할 자연현상이 없다. 지금까지 입자 가속기(충돌기)에서 진행된 모든 실험은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으로 설명된다. 맞다, 표준모형은 불완전하다. 중력이 들어가 있지 않고, 그 많은 물리상수들이 왜 그 값을 갖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표준모형의 불완전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많은 노력들(초끈이론, ...)이 향후 실험으로 테스트 가능한 예측을 내놓지 못함을 저자는 다시금 지적한다. 다중우주, 인류원리로 만족함을 지적하며, 단지 최종 이론이 맞음을 판단하는 잣대는 '아름다움'일 뿐임을 '다시' 지적한다. 이것은 갈릴레이에서 시작된 과학이 아니다. 이것은 갈릴레이 이전의 사변적 그리스 전통으로 돌아가는 이상적 플라톤주의일 뿐이다. '이성, 오직 이성만이 우주의 궁극적 비밀을 우리에게 알려줄 수 있다'고 플라톤은 주장했다. 앞의 말에서 '이성'을 '수학'으로 대체하면 요즘의 입자물리학이 된다.
앞으로 한동안 입자물리학 책을 읽지 않을(못할) 것 같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저자도 지적하듯이, 물리만이 과학은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입자물리학만이 물리학은 아니다.
Traditionally, the greatest theorists of bygone days [Maxwell, Einstein, Heisenberg] have begun by reasoning about the conceptual physics of a problem, pondering mechanisms and ideas of cause and effect, and have then worked their way, often with great difficulty and many wrong turns, to a correct mathematical description. String theory, on the other hand, is in large part a matter of exploring and augmenting mathematical models to see what new wonders they might contain, and only afterwards figuring out if those mathematical wonders could have any physical correspondence with the structure and contents of our universe. (p . 160)
... In this final chapter, I am ready to declare that research in this area [fundamental physics--particle physics, the unification of gravity with quantum mechanics, and cosmology], no matter its intellectual pedigree and exacting demands, is better thought of not as science but as philosophy. It's philosophy of a very modern style, in that it demands deeply specialized knowledge of mathematics, but it's also philosophy in a very ancient sense, because it presupposes that introspection, driven by logical argument, will suffice to reveal in full the workings of the natural world. Plato and his acolytes thought they could understand the universe by the power of contemplation alone and thus reason out the geometry of the heavens. In the same way, modern researchers into fundamental physics are using logic and reason and the most advanced tools of mathematics in the hope of determining how the physical world works, from the tiniest scales up to the origin of the universe. (p. 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