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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업로딩은 가능한가 - 한국 스켑틱 Skeptic 2016 Vol.7 ㅣ 스켑틱 SKEPTIC 7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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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켑틱>은 그냥 '과학 잡지'에 준하는 것 같다. '종교'라는 현상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인데 반해, 그 외의 논쟁적 과학 주제들은 종종 찬반 양론을 제시하는 수준에 그치곤 한다. 이름이 '스켑틱'이면 과학을 포함한 모든 지적 주제에 관해 회의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여기서 '회의적'이라는 것은 지적 신중함을 뜻한다. 모든 것을 믿지 않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합리적으로 들추어 보고, 믿을만한 합리적 증거가 불충분하면 그것을 과학적 지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이번 호의 커버스토리인 '마인드 업로딩'이란 주제도 마찬가지이다. 사 놓고 먼지만 쌓이도록 놓아두다가, 새 책의 홍수에만 빠지지 말고 가지고 있는 책이나 먼저 잘 읽자고 마음 먹고 펴 들었다. '마인드 업로딩'이란, 표지 그림에 나와 있듯이, 인간의 뇌(심지어는 '정신'?)를 디지털화 하는 것을 보통 의미한다. 이것이 가능할까? 아주 먼 미래에라도? <스켑틱>은 찬반양론을 병치하고 독자가 알아서 판단하라고 한다. 뭐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리는 모양이고, 독자들의 지적 수준을 높게 평가하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마인드 업로딩' 관련 분야를 생업으로 연구하는 사람 말고 진정 이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 생각에 이 주제는 거의 과학소설에서나 다룰 주제이다. 전문가들의 연구가 뉴스에 보도될 때 불만 중의 하나는 대개 전문가들이 자신들 연구의 궁극적 의미를 과장한다는 것이다. 보도되는 궁극적 의미는 대부분 미래에 대한 과장과 희망이 섞여 있다. 미래까지 '전문가적으로' 예측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마인드 업로딩'이라는 주제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뇌 연구에 관한 진보가 분명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 우리가 뇌를 완벽히 이해해서 '마인드 업로딩'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너무나 큰 비약이다.
설령 마인드 업로딩이 정말로 가능하더라도 그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혹시 그것으로 영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오산이다. 마인드 업로딩이 가능해도, 업로딩된 개체는 '나'라는 자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복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