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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천국 같은가
존 치버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평점 :
이것은 비 오는 밤 낡은 집에서 침대에 앉아 읽어야 하는 이야기다.
위의 첫 문장에 끌려 읽기 시작했는데, 사실 별 재미를 찾기 어려워 읽기가 괴로웠다. 끝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읽었다고 고백한다. 존 치버는 퓰리처 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전미도서상 등을 수상한 칭송 받는 작가라는데, 내게는 잘 다가오지 않았다. 그래서 '번역 때문이야'라고 (간편히) 생각하기로 했다. 번역가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번역하면서 사라지는 읽는 재미를 얘기하는 것이다. <Oh what a paradise it seems>가 <이 얼마나 천국 같은가>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것을 보아서도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작가의 나이 70세(1982년)에 출간된 이 작품은 그의 마지막 장편이라고 한다.
이것은 비 오는 밤 낡은 집에서 침대에 앉아 읽어야 하는 이야기다. 개들은 잠들었고, 과수원 너머 흙길 건너편의 마구간에서 말(돔비와 트레이)소리가 들려온다. 부드럽게 내리는 비가 필요한 것이기는 해도, 절실히 필요한 정도는 아니다. 지하수가 제법 되고, 근처 강에도 물이 가득하며, 정원과 과수원의 관개시설(지금은 계절이 바뀌는 시기다)도 이상적이다. 오래전 깅엄을 생산하는 직물 공장이 있던, 폭포 옆 작은 마을에는 불빛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9 페이지)
This is a story to be read in bed in an old house on a rainy night. The dogs are asleep and the saddle horses--Dombey and Trey--can be heard in their stalls across the dirt road beyond the orchard. The rain is gentle and needed but not needed with any desperation. The water tables are equitable, the nearby river is plentiful, the gardens and orchards--it is at a turning of the season--are irrigated ideally. Almost all the lights are out in the little village by the waterfall where the mill, so many years ago, used to produce gingham.
그날 아침 하늘은 맑았다. 비록 그가 보지는 못했지만 아직 별들이 떠 있었을 가능성도 있었다. 별을 생각하니 그의 감정이 더욱 강렬해졌다.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주변 세상에 대한 감각, 비록 불완전할지언정 우리가 자연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그 세상이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아주 조금 손에 쥐고 있다는 감각이었다. 우리가 이 지상에 살아 있다는, 그 강렬하기 짝이 없는 감각이었다. 신이 창조하신 이 방대한 세상에서 우리에게 이토록 풍부한 기회가 있다는 것이 정말로 엄청난 일이라는, 그 강렬하기 짝이 없는 감각이었다. 그때 그가 느낀 것은 최고의 특권, 즉 이곳에 살면서 사랑으로 자신을 새롭게 하는 것이 커다란 혜택이라는 사실이었다. 이 얼마나 천국 같은가! (142~143 페이지)
The sky was clear that morning and there might still have been stars although he saw none. The thought of stars contributed to the power of his feeling. What moved him was a sense of those world around us, our knowledge however imperfect of their nature, our sense of their possessing some grain of our past and of our lives to come. It was that most powerful sense of our being alive on the planet. It was that most powerful sense of how singular, in the vastness of creation, is the richness of our opportunity. The sense of that hour was of an exquisite privilege, the great benefice of living here and renewing ourselves with love. What a paradise it seem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