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 익스프레스 - 원자의 존재를 추적하는 위대한 모험 익스프레스 시리즈 3
조진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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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과 함께 원자를 찾아가는 흥미로운 여정을 그리고(문자 그대로!) 있다. 멋진 과학사 책이자, 과학이 어떻게 진보하고 만들어지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살짝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다시 한 번 기립 박수를~!


살짝 아쉬운 점? 방정식 등호 앞 뒤와 단위 앞에 한 칸씩 띄지 않은 것, 온도를 나타내는 문자로 T를 썼다가 t를 쓰는 점, 칠판에 써 있는 식을 대충 그린 것,... ㅎㅎ


책의 마지막 부분 인용:

이 모든 과정을 보면 각자 다른 성향과 믿음을 품었지만 결국 이들[과학자들] 모두의 마음속에 같은 믿음 하나가 있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우주가 어떤 법칙에 의해 돌아간다는 것이다.


'우주에는 인간의 의지나 희망과 관계없이 작동하는 법칙이 있으며, 그 법칙은 본질적으로 단순할 것이다.'


하지만 우주가 법칙에 의해 돌아간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참인지 거짓인지 증명할 수는 없다. 그러니까 그것은 믿음의 문제인 셈이다.


이들 모두가 인정하는 F=ma라는 뉴턴의 식은 F=0이면(즉 외력이 0이면) 운동량이 보존된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진리인가? 이조차 진리인지 증명할 방법은 없다.


원자와 함께했던 고된 여정에서 우리가 보았던 것은 어쩌면 원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여정을 통해 우리 자신을 본 것이다. 우리의 가능성을 보는 동시에 한계를 본 것이다. 


우리는 자연을 얼마나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가? 참된 실재를 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완전히 신뢰할 방법은 무엇인가? 우리가 참된 실재를 보는 것은 가능한 일인가? (377~378페이지)

상당히 미묘하고 머리가 아프고 어쩌면 가당치 않은 마지막 질문을 던져본다. 


원자는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이고, 그것을 발견한 것인가? 아니면, 우리 과학자들이 원자를 존재하게끔 만들어낸 것인가?


어떤 이들은 절대적으로 옳은 참된 세계는 우리의 인식과 별개로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이들이 감각 가능한 세계를 탐구하는 이유도 궁극의 참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함이며, 도달하기 힘들지라도 그 참된 세계에 끊임없이 다가갈 수는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에 기초한 불굴의 노력이 원자의 발견이라는 찬란한 성과에 닿은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원자는 원래부터 있었고, 분명하게 발견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볼츠만,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들은 이에 동의할 것이다.


다른 견해를 가진 과학자도 있다. 푸앵카레는 참된 실재는 알 수도 없고 알 바 아니라며, 인간의 정신이 만든 창조물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뉴턴의 운동법칙 F=ma는 참인지 거짓인지를 판단할 수 없으며 실재의 우주와 무관한 인간의 자유로운 정신이 만든 창조물이라고 생각했다. F=ma 같은 법칙들은 일종의 규약인 것이고, 이 규약으로부터 유추한 원자도 본질적으로 우리가 만든 창조물이라고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규약은 인위적이며 쓰임의 영역이 비좁다. 그런데 규약으로서의 법칙은 너무나 유용했기에 살아남은 것이라고 했다. 법칙은 실재가 아니지만 생산적이라는 주장이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379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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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2-1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앙카레 말에 동의하지만, 그의 말도 열린 상태로 놓여야지 그의 말이 참인 것 같습니다. ^^

blueyonder 2019-02-10 18:56   좋아요 1 | URL
네, 모든 것이 100% 맞거나 100% 틀리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연한 건가요? ^^) 인간은 흑백 논리를 좋아하지만, 세상이 그리 단순하지 않으니 흑백 논리에 빠지려는 유혹에 항상 저항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