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책이 있어 기록해 놓는다. 벤 길리랜드Ben Gilliland가 쓴 '우주탄생의 비밀How to Build a Universe'이라는 책이다. 길리랜드는 영국의 그래픽 에디터라는데, 풍부한 그래픽으로 우주의 탄생과 진화, 그리고 종말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중고등학생들이 읽으면 딱 좋은 책인데, 우주와 우주론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이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림(또는 사진)이 많은 책을 영미권에서는 '커피 테이블 책'이라고 얘기하는데, 커피 테이블 위에 놓고 심심풀이로 보기에 좋은 책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 책은 그 정도로 그림이 많지는 않지만 거의 버금간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 대개 어려운 주제의 책은 마음먹고 처음부터 읽다가 어렵다는 생각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그냥 흥미가 있어 보이는 부분부터 읽는 것이 이러한 난관을 피해나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책은 눈길을 잡아 끄는 부분부터 읽으면서 차차 앞으로 뒤로--마치 커피 테이블 책처럼--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우주론과 물리학에 관심이 있지만 부담으로 인해 시작하지 못한 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인류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을 때만 해도 세상은 인류에게 적대적이었다. 작은 유목 집단을 꾸려 수렵과 채집을 하면서 살아가던 초기 인류는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없었다. 따라서 자신의 운명이 신의 뜻에 달려 있다고 상상함으로써 통제력을 구하려고 했다. 고되고 덧없이 어둡기만 한 삶을 헤쳐 나가는 데는 기적이 일어나리라는 희망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과학이란 것이 생겨나 증거를 수집하고 개념을 시험하는 과정을 통해 우주를 지배하는 자연의 법칙과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제 아무리 기적 같은 일이라 해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미신 같은 기적들을 몰아내는 과정에서 과학은 결국 모든 기적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기적을 밝혀냈다. 바로 ‘당신‘이다. - 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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