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토로의 희망 노래 미래의 고전 16
최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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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우연히 TV 뉴스를 통해 알게 된 지명 우토로.

책 속의 지명 그대로 말하자면 일본 교토우지시 우토로 51번지를 일컫는 말이다.

아하~블로그를 하면서 알게 된 그 지명이구나..이제서야 떠오른다.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간단히 말하자면 우토로 마을은 일제 강점기때 교토 근처 군비행장 건설을 위해 노동자로 강제 징용된 우리 조선 동포들이 모여 살아온 마을이다.

일본이 패전하고, 비행장 건설이 중단되면서 1300여명의 조선인 노동자들은 한국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된다. 일본으로 갈때 돈을 벌 수 있다는 일본의 말만 믿고 맨손으로 땅을 일궈낸 조선인들. 하지만 일본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던 조선인들은 고국으로 돌아올 재산도, 힘도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 이 마을은 곧 일본 기업에게 매각되고 그 땅에 살던 조선인들은 아무런 보상도 없이 졸지에 쫓겨나야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것이 국내로 전해지면서 많은 블로거들이 '우토로 마을 지키기 블로그 배너 달기'캠패인등을 전개하기도 했었다.

우토로 마을의 문제는 2005년 한 시사주간지에서 다룬 적이 있지만 그 후 2년이 지난뒤에 많은 이들이 알게 되었다. 이는 책 속의 우토로 마을 사람들이 말하듯이 한국인이 조선인들을 버리는 것이 아닐까..

 

1940년대부터 시작된 우토로 마을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은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1987년 우토로가 일본기업에 매각되면서 본격적인 투쟁이 전면적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정작 이런 사실을 본국인 한국은 2005년도에 알기 시작했으니..그것을 모른척하고 방치한 한국정부의 처사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열을 올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일제 강점기의 문제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차원에서 해결하는 일은 없다. 오히려 힘이 약한 소수의 사람들이 나를 지키기 위해,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조선이라는 그 핏줄을 지키기 위해 맞서고 있을 뿐이다.

 

푸른책들에서 나온 <우토로의 희망노래>는 바로 이런 슬프고 힘든 사연을 갖고 있는 우토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증조할머니의 부음을 듣고 할머니를 찾아가는 보라의 모습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할머니의 장례식장은 슬픔이 가득하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 버티면서 이어지는 한국인이라는 울타리를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되는 듯 하다. 11살의 어린 나이였던  보라는 할머니와 다른 마을사람들이 그토록 지켜내려 했던 그것을 8살 딸아이 홍이에게 들려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나끼다 요꼬, 한국인 이름 보라는 일본 소학교 학생이다. 하지만 조센징, 우토로 거지라는 놀림을 받는다. 같은 우토로 마을에 살면서도 좁은 길을 두고 조선인이 사는 우토로일본인이 사는 우토로는 절대로 가까워질 수 없는 그리고 가까우면 안되는 그런 곳에 살고 있다.

보라는 이해를 할 수 없다. 일본에서 자라고 있는데 분명 일본이름을 갖고 일본인들과 섞여져서 살고 있는데 아이들이 자신을 차별하고 괴롭히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힘없던 조선과 그들을 강압하고 차별하고 온갖 핍박을 주었던 일본이란 나라. 과거의 기억이라고 하기엔 아직도 조선..지금 한국에는 상처를 안고 사는 조선인들이 남아있다. 하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 아픔을 기억하는 1세대들이 이젠 점차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1세대의 후손이 태어나고 또 후손이 태어나는 동안 일제 강점기때의 그 아픔을 기억하는 이는 없어지고 오히려 일본의 사상과 문물을 마치 최신의 것인양 받아들이는 젊은이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야기속의 주인공 보라는 11살이다.

지금 우리 한국의 11살 아이들에게 일제 강점기의 이야기를 해준다면 과연 그 사실 그대로 받아들일까?? 마치 무슨 옛날 이야기를 하는것마냥 믿지 않는 눈길로 그저 듣고 지나치는 것은 아닐까?

이런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부모세대..그리고 지금의 어른들이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좋은것이던 나쁜것이던 역사는 그대로 전해져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아픈 역사의 과거는 더욱 기억하고 올바르게 제대로 전해져야 하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과 지금의 이 현실이 바로 그 아픈 과거를 밑바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 어른들은 알려주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우토로의 희망노래>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우토로의 존재 자체와 더불어 그 속에 전해지는 한국인의 근성, 한국이라는 핏줄에 대해 희망을 가져보자는 뜻도 통하지 않을까.

 

"우토로에 사는 조선 사람들은 일본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평생 고생만 해 온 사람들이야. 그런데 일본에서는 아무런 대책도 세워 주지 않고 있어. 이건 잘못된 거야. 우리는 잘못된 것이 바로잡힐 때까지 싸울 거야. 그러니까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건드리지 마."

 

보라는 당차게 말한다. 마쯔다를 향해서 그리고 일본을 향해서 다부지게 말을 한다.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짚어봐야 한다. 보라가 이토록 당당하고 자신있게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할머니의 꿋꿋한 한국인으로써의 자존심을 보고 느낀 것도 있겠지만 일본인 숙모를 통해 좀 더 넓은 시선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작은 힘이 큰 결과를 만든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작은 한국인 보라가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는 시선과 다른 민족이지만 옳고 그름을 똑바로 인식하고 행동하는 일본인 숙모, 이 작은 힘은 한 사람의 의식과 나라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커다란 힘이 되는 밑바탕 아닐까.

 

<우토로의 희망노래>는 바로 아이들에게 이런 작은 희망을 시작하는 계기를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할머니가 겪었던 일제 강점기를 우리 아이들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작은 힘이나마 제대로 된 일제와의 역사를 이어주는 용기가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고스란히 전해진다면 우리 아이들은 또다른 한국인으로 똘똘 뭉쳐지지 않을까.

 

일본 뿐만아니라 국외에 있는 한국인들은 타국인이라는 차별을 받고 있다. 요즘 뉴스에 한창 나오는 러시아를 포함해서 아직도 많은 곳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인간이란 존엄성 앞에서는 인종차별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일또한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명의 아이..또 한명의 아이들이 인간이란 모두 평등함을 인식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인종간의 교류가 나라간의 교류가 되지 않을까라는 넓은 안목을 독자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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