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서양이야기
김영진 지음 / 문예마당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내용 중에 사회과목은 무조건 외우려고 하는 것보다는 이해를 해야 한다는 글을 보았었다. 언뜻 갸우뚱할 말이지만 사회과목을 공부하다보면 오래 전 과거의 역사를 정말 무조건 외운다라는 것은 참 무모한 공부방법이라 생각된다.
이에 <한 권으로 읽는 서양이야기>는 세계사의 전반적인 내용을 편안하게 술술 읽어 내려갈 수 있어서 서양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이념까지 이해하기 쉬운 책이다.
현재 세계사 강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많은 사람이 이해를 하고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그런 서양이야기를 써내려갔으리라 짐작해도 충분하다.

서양의 역사를 외면할 수 없는 까닭은 내가 접하고 있는 한국의 역사를 알아 갈수록 동양 역사를 접하게 되고 그에 따른 지식을 얻어 갈수록 서양과 무관할 수 없었던 시대의 반영때문에 필히 서양의 역사 또한 알고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다시 말하면 작가가 언급했듯이 동양과 서양은 지리적으로 상당히 떨어져 있지만 아주 오랜 세월을 거쳐 다양한 교류를 통해 서로 영향을 끼쳐 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즉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치며 문명과 문화가 접목되어 서로 발전을 이뤄 왔기에 상대방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면 우리의 생활 방식과 사고방식으로는 알 수 없었던 다양한 측면을 발견하는 계기가 됨을 충분히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역사로 보는 서양  유래를 통해 보는 서양 그리고 마지막으로 종교와 예술로 보는 서양이야기로 나누어져 많은 지식와 함께 소소히 밝혀주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름 재미있다.
석기시대의 이야기부터 중세를 이어 현대까지의 서양의 굵직한 스토리를 담아낸다.
기존의 역사서는 시대별로 이어지는 것에 반해 이 책은 그닥 시대의 순서를 아주 정확히 따지지는 않고 있다.
하나의 이슈화 되었던 내용을 머리로 삼아 그에 관한 역사적 배경, 당시의 정서적 배경, 그리고 그 속에 담겨진 역사적 의의를 설명한다.

대항해 시대의 대표자 콜럼버스를 논하는 편을 살펴보면 콜럼버스가 항해를 하게 된 배경으로 당시(15세기경)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등장과 이를 계기로 실크로드가 차단되었으며 당시 동방의 문물을 집요하게 탐내던 유럽 강대국의 노력으로 포르투칼의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발견하게 된다. 이게 자극을 받은 스페인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앞세워 항로 발견을 한다. 하지만 분명 콜롬버스를 시기하는 자들이 있었고 이에 맞서 달걀 끝을 깨드려 세운후  콜럼버스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요, 이것 역시 아무것도 아니죠, 그러나 여러분 중의 누구도 이 달걀 끝을 깨뜨려서 테이블에 세운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생각해 냈어요. 신대륙 발견도 이와 마찬가집니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처음으로 생각해 낸다는 것, 바로 이것이 중요한 것이지요."(87p)
 
   

이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국가적 중요 사안과 주변 국가와의 경쟁성. 그리고 인간 콜럼버스를 향한 주변인들의 감정등을 충분히 알 수 있게 된다. 즉. 16세기초는 많은 모험가들이 부와 명예를 얻고자 바다에 도전을 하던 시기이고 동시에 남자라면 무조건 바다에 나가야만 하는 시기였다는 것이다.
 

어쩌면 지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면 책 곳곳에 있는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서양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그리스 신화 내용이라던가 관련 그림은 서양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도움이 된다.
또한 '블루스타킹'이 생기게 된 유래와 그것의 배경, 영국의 '가이 포크스 데이'의 주인공 가이 포크스가 악마의 대명사로 불리우면서 그 인형을 불태움으로 액땜을 한다는 정서적 내용, '라블레의 15분간'이란 돈이 없어 난감한 순간을 말하는 비유적인 문장으로 이것이 오래동안 난처함을 빗대서 말하게 된 배경등은 서양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아닐까.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재미있게 읽어감에 따라 서양의 발전, 그리고 그것의 원동력과 서양의 다양한 정신적인 면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광범위한 서양을 한 권으로 요약해서 내기에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여겨지지만 제정 러시아의 시인 레르몬토프 편에서 뜻하지 않게 만난 옛 친구와의 만남이 왜 불행한 만남이라고 표현 되었을까? 앞뒤를 읽어보면 푸쉬킨과 연관이 되고 그와 함께 당시 국민들에게 공감을 형성하는 자체가 귀족들에게 위협이 되었다는 배경은 알겠지만 이에 대한 좀더 몇줄의 설명이 첨가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영화로도 책으로도 너무 유명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긴 줄거리보다는 이것을 쓴 배경과 작가 스티븐슨이 갖는 사회적 존재감에 대해 설명하였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접해보고 싶은 독자의 욕심으로 본다면 몇몇 설명이 미흡하게 넘어간 부분이 있지만 제목 그대로 <한 권으로 읽는 서양이야기>는 쉽고 편안하게 서양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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