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림을 만날 때 - 개정판
안경숙 지음 / 휴앤스토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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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본다는 것.

그림을 느낀다는 것은 참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림에 대한 이해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닐 텐데.. 왠지 그림에 따라오는 설명을 듣고, 읽고 그대로 생각해야만 하는 것이 정답인듯한..

그런 미련스러움을 당연히 받아들일 때도 있다.

어렵게 느껴지면 그림을 안 보면 되겠지만.. 참 묘한 것이 그림이 어렵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또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면 들여다보고 싶어진다는 말이다.

 

어쩌다 접하는 명화를 보면 어떻게 느껴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것은 정해진 룰이 없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느낌, 생각, 감성이 정확하지만, 그림을 많이 접하지 않은 나로서는 이게 맞는 건가..라는 물음은 스스로에게 퍼붓고 있기도 하다.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에는 정답이 없다.

연인의 그림을 보면서 사랑스러움을 떠올 리 수도 있고. 때론 그들이 과연 오랫동안 행복했습니다라는 결론을 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그림을 위해 일시적으로 포즈를 취한 모델일 수도 있겠다는 시비조의 생각이 떠오를 때도 있다.

보이는 그림은 하나지만, 그것을 느끼는 감성은 수십 가지로 존재하고 있을 텐데, 왜 답을 정해놓고 그 틀에 맞춰 그림 감상을 하려고만 했을까..

 

이런 의미를 생각하고 볼 때 <삶이 그림을 만날 때>는 내가 그림을 어떻게 대하고 어떤 느낌을 표현하는가에 대해 저자와 책 그리고 독자 간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그림을 사랑해온 사람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그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림이란 연구해야 할 부담스럽고 묵직한 대상이 아니라 기쁠 때나 슬플 때 또는 힘들 때도 함께하는 삶의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림 속에 담긴 희로애락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고 용기를 얻고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 이거다.

그림은 그것을 보고 나에게 느껴지는 희로애락의 느낌.. 오롯이 나만의 느낌..

이것이 중요한 것이다.

 

<삶이 그림을 만날 때>에는 80여 점의 명화가 있다.

그림을 보면서 그것을 통해 느끼는 저자의 생각을 독자들은 느릿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림을 그림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그림 속에 녹여진 삶의 이야기를 저자의 글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삶을 기억한다는 것, 삶을 다시 들여다본다는 것, 때론 타인의 삶을 느껴본 다는 것이 그림을 제대로 느끼는 방법이 아닐까.

저자가 말했듯이 연구를 위한 것이 아닌 희로애락이 담긴 삶의 동반자이다.

 

<삶이 그림을 만날 때>를 읽어가면서 잠시 쉬어가는 휴식의 의미를,  나와 그대와의 이야기를, 그리고 무심코 지나치던 주변 자연의 이야기를, 음악의 이야기와 진한 삶의 이야기가 있다.

기도하는 마음, 절망에 빠진 삶, 감사하는 삶의 이야기가 명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단다.

 

그림을 잘 모르는이라고 해도 어쩌다 우연히 전시관에서 그림을 접할 때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그림을 뚫어져라 본다. 그림에 대한, 화가에 대한 사전적 정보가 없다고 해도 내 발길을 잡는 그림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오랫동안 바라본다.

그림이 주는 의미를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그 그림에게서 느껴지는 느낌은 그림의 본성과 나의 본성이 이어지는 교감 같은 것이 아닐까?

 

그림을 잘 몰라서, 또는 전시회를 가는 것이 쑥스러워서 알고 싶은 그림 이야기를 멀리하던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또는 잘 모르는 그림이지만 그것을 그렸던 화가의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들 역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어떤 화가의 그림이던지 그 모든 것은 삶 속에서 이루어졌던 이야기를 한 폭에 오롯이 담아낸, 삶의 압축일 수도 있는 이야기일 테니까,

어느 누군가의 삶일 수도 있는, 또는 지금 나의 삶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 그림으로 표현되었을 테니까.

 

바쁨에 잠시 잊고 있던 삶의 진득한 모습을 그림 속에서 그리고 이 책 속에서 찾아가는 시간을 추천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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