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브루클린 - 사소한 변화로 아름다운 일상을 가꾸는 삶의 지혜
정재은 지음 / 앨리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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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외국인 남편과 결혼 후 잠시 한국에서 신혼을 살았다. 그 뒤 남편을 따라 뉴욕의 브루클린이라는 도시로 이민을 간다. 그렇게 낯선 브루클린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자에게 로망이 있다. 모든 여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여자들은 결혼 후 외국으로 건너가 살아보는 것이다. 기왕이면 우리나라 남자라면 더 좋겠지만 외국인과 결혼하면 그 나라가서 사는것도 수많은 복잡한 절차를 걸치지 않고도 좀더 쉽게 가능하다. 물론 기왕이면 유럽이나 미국등 거대한 나라의 이민을 꿈꾸지만..

 

그런점에 있어서 살짝 부러웠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기 위해 아둥바둥 하는 내 자신을 보고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맨날 똑같은 일상을 살다보니 '벗어나고 싶다. 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이 작은 나라안에서도 비좁은 서울이라는 곳에서 아둥바둥 거리며 살아가야 하다니..', 아침 출근길마다 비좁아 터지는 지하철에 간신히 몸을 밀어넣고 생각해보곤 한다. 물론 그런 생각들은 피곤에 찌든 일상에 벗어나고 싶은 탈출구가 필요할때 하는 생각들이다. '그냥 시집이나 가버리고 싶다. 기왕이면 외국으로 확 가버리고 싶다. 이민가버리고 싶다. 길게 여행이라도 가고 싶다.' 등등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불쑥 찾아와 그런 환상을 꿈꾸곤 한다.

 

물론 저자는 그런 마음으로 브루클린으로 간건 아니지만 외국인남편과 결혼후 그곳에서 자신의 일상을 하나씩 채워나간다. 낯선곳에 도착에 아직은 서툰 영어로 그곳에 적응해보려한다. 무조건 영어를 쓰겠다고 다짐한건 아니지만 영어 실력도 늘려야하고 빨리 적응하기 위해 한국과 관련된 문화와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이곳에 오기전 일년에 한번씩 한국에 꼭 다녀와야지 하고 다짐했지만 정작 살아가다보니 취업전에는 취업하고 나서는 꼭가야지 라는 자존심으로 취업후에는 길게 시간을 낼 수 없어 3년동안 한국을 다녀오지 못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빠르게 그곳 생활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지만 때로는 외로움이 그녀를 찾아온다. 역시 타지에서 오는 향수는 어쩔 수 없나보다. 때로는 자신과 함께 지냈던 친구들과 가족들. 자신과 관련된 모든것들을 통째로 이곳에 옮겨오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한국에서 들었던 음악을 들어보지만 오히려 더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때로는 남편을 붙들고 함께 울기도 했단다. 그럴것이다. 외국에 나가 살고 싶다. 그냥 떠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해도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올 것이다. 하지만 기왕 살기로 한 것. 그녀는 그곳에 적응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들을 만들어나간다.

 

우울하고 기분이 안좋을때 자신의 기분을 기본만큼 업시켜주고, 즐거울때는 그 마음을 배가 되게 해주는 영화를 찾아보거나 놀이동산가서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기구를 타본다. 그러면 그 마음이 나아지곤 한단다.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좋은곳 들을 찾아다녀본다. 일주일동안 계획을 세워 식재료를 사고 때로는 맛있다고 소문난 집으로 외식을 한다. 직접 커피를 갈아 내려 마시고, 맘에 드는 빵집을 찾아다니고, 좋아하는 책을 많이 파는 책방에 들러 좋아하는 책도 사본다.

 

음식에 관한 에세이를 좋아하는 그녀는 그 책들을 통해 요리도 해본다. 또 자신이 도전해서 만든 맛있는 요리에 관한 간편한 요리 레시피도 살짝 공개해준다. 그렇게 그녀는 브루클린에서 자신의 일상을 하나씩 더해본다. 그리고 적응하며 그곳을 즐기며 살고 있다. 이 책을 읽는동안 잠시 브루클린을 돌아다닌듯 싶었다. 여행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녀의 일상속에서 브루클린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내가 부르클린에서 잠시 일상을 보낸듯한 느낌이랄까? 잠시 그녀가 되어 그녀가 누비는 브루클린의 작은 모습을 바라본다. 꼭 남들 찾아다니는 관광지일 필요는 없다. 여행을 가면 왠지 모를 아쉬움에 남들이 다녀간 곳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또 때로는 남들 다간곳이 아닌 나만이 찾아다닐 수 있는 곳으로 찾아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물론 많이 가는 관광지는 그만한 볼거리가 있어서 모두들 찾아가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어쩜 살면서 그곳은 한번밖에 가볼 수 없는 곳이기에 더욱 그 곳에 집착하게 되는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일상을 누비고 싶다는 꿈을 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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