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김여진 지음 / 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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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인터넷을 할때마다 그녀와 김진숙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 했던 기사가 기억난다. 왜 매일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올까? 궁금하긴 했지만 특별히 관심가져본적 없었다. 그냥 '연예인이 뭔가를 해서 말이 많구나.'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꽤오랬동안 그녀의 기사거리가 끊임없이 나왔다. '도대체 SNS에 어떤 이야기들을 올리기에 이렇게 자주 기사가 나올까?' 어떤 기사인지 궁금해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세세하게 읽어보진 못했지만 그녀는 부당하게 대우받고 있던 사람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적은 임금으로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의 편에서서 그들을 봐달라고 힘껏 소리내고 있었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 사람들. 그들이 아무리 소리쳐봐도 유명한 사람이 한번 소리치는것만큼 주목되진 않는다. 물론 그녀도 연예인이긴 하지만 스타성이 많은건 아니였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중에서도 그녀 한명이 내는 소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기자들에게 주목이 되어 SNS에 글을 올리고 많은 댓글이 달리고 그로 인해 문제의 심각성을 사회에 알릴수 있게 되었다. 그녀도 말한다. 자신이 조금더 유명했더라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수 있었을텐데..

 

그녀가 그당시 그렇게 신문에 자주 나올때 나는 그녀가 출연하던 드라마 '내마음이 들리니'를 보고 있었다. 저렇게 열심히 연기하는 사람인데 언제 또 저렇게 가서 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지? 라는 생각.. 동일인물이 많나? 많은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녀와 김진숙에 관한 이야기들.. 드라마를 보면서 그녀의 기사를 읽으면서 그녀에게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특별히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었고 그렇다고 주연을 맡은건 아니였다. 비록 드라마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작은비중의 인물이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인물이었기에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주인공의 옆에서 항상 힘이되어주는 인물을 연기하고 그 역할에 흡수되어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은 사람 김여진을 잊게 만들었다.

 

'내 문제만도 버겁다'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내 문제만 생각하기 때문에 버거운' 거였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조금이라도 마음을 기울이는 순간, 마음은 여유로워지고 넓어 졌으며 내문제는 사소해졌다.

게다가 ' 지금, 여기'에 집중한 것이다. p96 

 

사람들은 자신만 바라본다. 그래서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든 사람이 된다. 하지만 그녀의 말처럼 내 문제만 생각하기때문에 버거운거였다. 조금이라도 다른사람들의 마음에 기울인다면 나에게도 여유가 생기고 내문제는 사소한 문제가 될 수 있을것 같다. 그리고 지금 바로 여기의 나에 오로지 집중할수 있을것같다.

 

이 책은 그런 그녀의 자유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는 에세이집이다. 작년 홍익대 청소 노동자들을 위해, 한진중공업의 해고노동자들을 위해 자신의 방법대로 그들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노력들, 그녀가 배우가 되기까지 그리고 사사로운 연애이야기. 연애를 좋아한다는 그녀. 그리고 자유분방한 그녀. 하고 싶은건 꼭 하고 꽤 이기적이라고 자신을 표현한다. 결혼할 당시 부모님들도 사위에게 "쟤는 지하고 싶은건 꼭한다"라는 말을 들을정도였다. 독문학과를 가서 대학원에 가겠다고 하고 갑자기 연극을 하겠다고 하고 결혼하고 갑자기 인도를 떠나고 여행을 떠나고 어느것 하나 정해진것 없이 그녀는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바꿔가며 누구보다 자유롭게 살고 있었다. 남들은 하고 싶은거 하고 싶어도 '현실때문에..'라는 이유로 감히 하고싶은것에 대한 영역을 넘보지 못하지만 그녀는 그래도 하고 싶은건 꼭 했다. 어쩌면 좋아하는것들도 언젠가는 질리게 된다. 사람맘이 변하는건 어쩔수가 없다. 그게 한때 사랑했던 사람일수도 있고 다른 일일수도 있고..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쉽지 않는 성격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하면서 만나는 선후배들. 다른 배우들처럼 살갑게 하지못하고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한다. 책이 좋아 한때는 자판기를 몇대 대여해서 깨끗하게 청소하고 커피 갈아주고 돈 받아오면서 그밖의 시간에는 책만 읽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까지 했다곤 한다. 꽤나 솔직하고 직설적이었다. 그리고 어떻게보면 아니 누가봐도 이기적임을 알 수 있었다. 그 이기적인 마음이 상대에게 피해가 된다면 조금은 멈춰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녀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친구와 남편 그리고 가족들. 그로인해 그녀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것 같다. 늦은 임신으로 하고 싶었던 일들을 아이를 위해서 포기해야 할때는 마음아프고 하고 싶은 역할을 다른 누군가가 하고 있을때 남들앞에서도 펑펑 울곤하지만 그게 그녀인 것이다. 그런 자신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언젠간 그마음이 그 사람을 위한 마음으로 바뀔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연애하는 마음으로 살것 같은 그녀를 응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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