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저자가 되어야 한다 - 내가 만난 초보 저자와 글쓰기 비법
한기호 지음 / 북바이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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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내용은 별로인데 나와 코드가 잘 맞아 좋다고 설레발을 치게 하는가 하면,

어떤 책은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상찬하는데, 내겐 지루하고 아무 재미가 없는 책이 있다.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이 책은 '내가 만난 초보 저자들과 글쓰기 비법'이라는 부제 아래 '우리 모두 저자가 되어야 한다'는 제목을 달고 있어서,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안내서인줄 알았다.

거기다가 리뷰를 아주 맛깔스럽게 쓰시는 ㅂ님이 상찬하셔서 혹 했었다.

 

그동안 난 한기호 님의 책을 한 권인가 사서 읽었고,

기획 회의는 몇 권 술술 넘겨 읽었었는데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임팩트 있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출판계 이슈가 되었던 도서정가제 관련,

독자가 아닌 출판계의 편을 드는 그의 입장이 맘에 들지 않았었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책을 정가보다 조금이라도 싸게 사읽으려는 독자들은 죄인이 되어야 하는 논리였으니까 말이다.

 

암튼 그는 출판계에 입문한지가 35년째라고 하고, 당신이 이런 이런 사람들을 발굴해 냈다고 자찬하고 있다.

그런데 이 팩트를 뒤집어보면,

그가 검증을 걸친다는 이유로,

이런 저런 상대방의 노동력을 헐값에 착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뭐, 누구나 그런 과정을 걸쳐 글을 쓰고 편집을 하며 출판계에 입문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다~--;

 

방송에 출연하게 하려면 하루를 빼야 한다. 책을 읽는 시간과 방송 녹음을 위해 방송국에 갔다 오는 시간을 합하면 그렇게 된다. 하지만 정작 한미화는 자신이 왜 그런 일을 해야 하냐며 망설였다. 나는 말했다. 나는 돈을 벌려고 전문잡지를 펴내는 것이 아니다. 뜻한 바가 있어 하는 일이니 돈을 많이 벌지 못 한다. 그러나 이 회사를 그만 두고 네가 내 곁을 떠날 때 세상 어느 곳에서도 살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고 싶다.ㆍㆍㆍㆍㆍㆍ내가 한미화에게 그 일만 시킨 것은 아니다.(92~93쪽)

 

누구나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아무나 저자가 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래서도 안 된다.

내용을 알차게 하고 책의 품격을 높이는 것만이 어려운 출판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다.

책 한권을 만들기 위해 베어 넘겨진 나무를 생각하면 더 더욱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때문에 이렇게 아쉬운 결론을 내려야 겠다.

어떤 사람들에겐 아주 유용할 수 있겠지만,

나와는 전혀 코드가 맞지 않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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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8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30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7-06-28 21:27   좋아요 0 | URL
어떤 책은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상찬하는데, 내겐 지루하고 아무 재미가 없는 책이 있다.

맞습니다! 그런 책이 있어요~
제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금테안경>, <고래>가 그랬습니다. 참이상하죠? 앨리스는 정말 지루해서 읽다 말다를 수 없이 반복했고, 한 달이 넘어서야 얇은 책 한권을 다 읽었습니다. 바사니의 <금테안경>은 가독성이 있고, 마지막에 어떤 울림이 있긴 하지만, 이상하게 아무 재미가 없더라구요..ㅜㅜ 고래 역시 마찬가지...

영화는 <브로큰 백 마운틴>이 그런 경우...

참 이상해요.코드라는게..^^;;

양철나무꾼 2017-06-30 09:39   좋아요 0 | URL
yamoo님, 오래간만이예요~^^
완전 반갑습니다.
이제 가끔 귀한 글들 볼 수 있는 건가요?^^

누구에게나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영화 ‘브로큰 백 마운틴‘은 차치하고,
애니 프루는 완전 애정하는 작가랍니다~^^

cyrus 2017-06-29 13:41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거나 극찬을 받는 책이 별로라고 생각하면 비판할 거리를 찾습니다..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7-06-30 09:43   좋아요 0 | URL
이 책은 극찬을 받는 정도는 아닐 것 같고,
호ㆍ불호가 명확할 것 같습니다.

암튼 제겐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기호 씨 되시겠습니다~^^

chacona 2017-07-01 00:25   좋아요 0 | URL
저한테는 책값이 비싸다고 생각된다면 책 읽기를 그만 두시라...
는 조언으로 기억되는 한기호씨죠.
여튼...그 이야기 외에도 알라딘 중고서점에 나와있는 책들은 전부 훔친 책들이다 등등...
워낙 주옥같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참 저도 여러모로 인상적인 분입니다.

양철나무꾼 2017-07-01 09:17   좋아요 0 | URL
chacona님, 귀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저도 그 분의 주옥(?) 같은 코멘트들을 언급하고 싶었는데, 자제했습니다.
이 분 책은 아니었지만,
다른 책의 리뷰에서 직설화법을 썼다가 몇번 블라인드 처리를 당한 경험이 있어서요.
완곡어법을 쓰더라도 어떻다는 걸 알려드리는 쪽을 택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