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리 - 나무로 자라는 방법 아침달무늬 1
유희경 지음 / 아침달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때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두렵다.

아니 나이를 먹어가며 책을 읽는다는 것이 두려워진다.

좀 더 자세히 얘기를 해보자면 책이 내가 나이를 먹는 것보다 더디게 나이를 먹거나,

내가 책과 더불어 나이 들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고나 할까.

 

시인의 예전 시집이 참 좋았어서 새로운 시집이라 혹하였다.

'오늘 아침 단어'를 읽고 리뷰를 올린게(<==링크) 2011년 7월이니까 한 6년정도 됐는데,

시인은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인데, 나만 나이를 먹은 느낌이었다.

새로운 시집을 읽고 싶었는데,

예전 시집을 읽으면서 느꼈던 느낌이 치기어린 젊은날의 추억마냥 고스란히 살아나서 좀 당황했다.

 

그러다가 6개월도 아니고 6년인데,

나이를 먹고 생각이 여물어가고, 의 문제가 아니라도,

그때의 시나 지금의 시가 같게 느껴지면, 같은 느낌이 든다면,

그건 또 읽는 나만의 문제는 아니지 싶었다.

 

시집을 다 읽고,

지난 '오늘 아침 단어'의 리뷰를 찾아 읽다보니,

그 시집 속의 시랑 중복되는 시도 있고,

(제일 앞에 나오는 '당신의 자리' 같은거, ㅋ~.)

자주 사용하는 시어와,

생각의 자취들이 비슷해서 느낌이 비슷하다보니 그 시가 그 시 같은 것도 있었다.

 

나이 먹고, 여물고, 무르익고, 하지 않고,

6년 전에 머물며 청춘을 또는 젊음을 돌이킨다고 해도,

겉돌기는 마찬가지다.

 

시인에게 시가 얼마나 가볍거나 무거운 건지 잘 모르겠지만,

단어가 가진 제 각각의 무게를 가늠하고,

그에 맞춰 시를 썼으면 좋겠다.

 

이러구러한 시가 여럿 있었고,

난 이 시가 좋아 여러번 소리내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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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9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9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9 2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30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29 19:01   좋아요 2 | URL
시집을 맨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 몇 년 지나서 똑같은 시집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을 서로 비교하면 약간의 차이가 있어요. 나이를 먹을수록 시에 대한 반응이 점점 달라져요. 과거에 눈여겨보지 않았던 시 한 편이 몇 년 지난 후에는 좋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

양철나무꾼 2017-05-30 17:36   좋아요 0 | URL
시집 뿐 아니라 모든 책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달리 읽히는것 같아요.
같은 책을 두고 나이 들어 읽으면 달리 읽히는 것으로 나이듦이나 성숙 따위를 점 칠 수 있을까요?

전 나이 먹어도 시집 한권 읽고, 시 한편 욀 수 있는 감수성은 갖고 싶은데,
어쩌면 죄다 까먹어 시 한편 욀 수 없는 날이 오는건 아닐까 두렵기도 합니다.

이 시집은 6년만의 시인의 두번째 시집이라는데,
짜깁기를 해도 너무 했지 싶습니다.
그게 아쉬웠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