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a***님의 서재에 놀러가, damien rice의 음악을 듣다가 Terry Jacks가 생각났다.

난 Terry Jacks를 'If you go away'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때가 중3때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ㅋ~.

한창 풍부한 감수성에 feel충만하여 끼고 살았는데,

그때 만나게 된 음악이 'seasons in the sun'이었다.

 

'seasons in the sun'같은 경우,

자세히 관심을 갖고 듣지 않고 제목만 보게되면,

햇살 찬란한 날들을 예찬한 음악 정도로 오해하게 되는데...

가사는,

한 남자가 술과 향락 속에 헛되이 살아온 걸 후회하며, 생을 마감하며 작별을 고하는 내용이다.

근데, 이 세상과 작별을 고하는 이때가 햇살 찬란한 봄이서 죽기가 너무 괴롭다는 건데,

제목과 경쾌한 멜로디를 입혀내니 전혀 다른 음악처럼 들리는 것이다.

 

 

암튼 내겐 'If you go away'와 더불어 알콜을 부르는 기우제 전담 음악 정도 되시겠다.

 

 

Terry Jacks로 말할 것 같으면,

evergreen으로 유명한 Susan Jacks와 결혼하여 "The Poppy Family"란 부부 듀오를 결성해서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어려서 부터 작곡과 편곡을 공부하여 기초가 튼튼했던 사람이,

그로서는 기꺼이 아내를 뒷받침해주었다고 하지만,

아내의 명성에 가리워져 재주를 맘껏 펼쳐 보이지 못한건 좀 씁쓸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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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s In The Sun

 

goodbye to you my trusted friend
we've known each other since we were nine or ten
together we've climbed hills and trees
learned of love and abc's
skinned our hearts and skinned our knees

goodbye my friend it's hard to die
when all the birds are singing in the sky
now that the spring is in the air
pretty girls are everywhere
think of me and i'll be there

we had joy, we had fun, we had seasons in the sun
but the hills that we've climbed were just seasons out of time

goodbye Papa please pray for me
i was the black sheep of the family
you tried to teach me right from wrong
too much wine and too much song
wonder how i got along

goodbye papa it's hard to die
when all the birds are singing in the sky
now that the spring is in the air
little children everywhere
when you see them I'll be there

we had joy, we had fun, we had seasons in the sun
but the wine and the song like the seasons have
all gone

we had joy we had fun we had seasons in the sun
but the wine and the song like the seasons have
all gone

ye...yeah..

good-bye michelle, my little one
you gave me love and helped me find the sun
and everytime that i was down
you would always come around
and get my feet back on the ground

good-bye michelle it's hard to die
when all the birds are singing in the sky
now that the spring is in the air
with the flowers everywhere
i wish that we could both be there

we had joy, we had fun we had seasons in the sun
but the hills that we've climbed were just seasons out of time
we had joy, we had fun, we had seasons in the sun
but the wine and the song like the seasons have all gone

we had joy, we had fun, we had seasons in the sun
but the wine and the song like the seasons have all gone

따사로운 계절에,

 

내 믿음직스러운 친구, 잘 있어.

우리가 서로 알고 지내온 것이 아홉 살 때부터이던가, 열살 때부터이던가?

함께 동산에 오르기도 했고 나무를 타기도 했지.

공부도 연애도 같이 했지.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기고 하고,상처를 입기도 하면서 말야.

 

죽는 것도 쉽지않구나, 친구야.

하늘에 온갖 새들이 지저귀고

귀염쟁이들이 곳곳에 뛰노는 봄이 되면 날 생각해줘.

그곳에 내가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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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의 '마음의 서재'를 읽다가...나와 닮은 구절이 있어 멈춰섰다.

연애의 이상형보다는 스승의 이상형에 지착한 나는, 평생 마음의 스승을 찾아 헤매는 것이 곧 인생이라 믿었다. 그만큼 나는 걸핏하면 길을 잃어버리고, 외로움에 굴복하고, 방황을 취미로 삼는 사람이었다.(83쪽)

 

 

 

 마음의 서재
 정여울 지음 / 천년의상상 /

 2013년 2월

 

 정여울의 문학 멘토링
 정여울 지음 / 메멘토 /

 2013년 5월

 

 

 

근데 난 방황을 취미로 삼지는 않고 혼자놀기의 대가쯤 된다, ㅋ~.

그러면서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스승이 될 수도 없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친구도 될 수 없다'는 이탁오의 명언을 인용하는데...

고개를 주억이고 허벅지를 아프게 찰싹 때려가며,

호들갑을 떨면서,

격하게 긍정하게 되는 구절이다.

 

사람을 가리는건 물론 좋은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스승이 될 수도 없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친구도 될 수 없다'는 명언에서 제외되는 사람보단 혼자 노는게 나을 수도 있다는게 나의 견해이다.

 

근데,

내가 '혼자놀기의 달인'쯤 되지만, 혼자할 수 없는 게 있다.

그게 바로 '술마시기'이다.

만약 혼자 술마시기가 가능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조심하여야 한다.

알콜리즘의 진단 기준이니까 말이다.

'혼자 마실 수 있는가? 한잔이라도 매일 마시는가?'

 

암튼,

이런 시를 읊조리며 노는 건 안 좋다.

그리운 사람 더 그리워지고,

고이 접어 놓았던 마음, 다시 흐르고 넘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니 말이다.

 

 

 

난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는 대신,

바늘로 헝겁을 꿰매어 북커버를 만들며 혼자 놀았다.

그리고 지금은 헝겁 배낭을 손바느질 중이다.

 

 

 

 

 

 

 

 

 

 

 

 

 

 

 

 

 

 

하고 싶은 말은 그러니까 뭐냐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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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친구가 필요하다는 뭐~그런 얘기가 아니라,

난, 심심하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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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4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04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3-07-04 2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혼자 술마시는 분은 대략 술 10단계중 상위단계에 계시는 고수분이라고 할수 있어요^^

양철나무꾼 2013-07-06 10:11   좋아요 1 | URL
조지훈의 주도 유단론인가요? ㅋ~.

구태여 따지자면, 전 不酒 :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 먹는 사람에 속하는거 같아요.
소주 세잔이면 치사량 수준이니까~--;
근데 술마시는 분위기는 엄청 좋아한다는...ㅋ~.

혼자 술 마시는것보다 위험한건, 한잔이라도 매일 마시느냐 하는 거라죠~.

세실 2013-07-05 0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녁에 혼자 있을때 심심하더라구요.
오늘은 밤 열시에 불러주는 사람 있어 달려 나갔다는.....ㅎㅎ
가끔 술 친구 그리워~~~~

양철나무꾼 2013-07-06 10:15   좋아요 1 | URL
세실 님은 언제 봐도 초긍정, 초열정...
에너제틱의 초절정을 이루는거 같으세요.

전 밤 열 시에 누가 부르면, 큰 일 났는 줄 알고 깜.놀.한다는~--;
가끔 아무 말 안하고..
얼굴 마주보고 술 한잔 기울이거나, 차 한잔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그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