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가 지구를 구해요 - 나무 심기 파티
펠릭스와 친구들 지음, 김시형 옮김 / 노란상상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때, (아니 내가 학교를 다닐때는 국민학교였다.)

내가 배우던 교과서에 주요 등장 인물은 철수와 영희였다.

그래서인지, 난 주변에서 만나게 되는 뭇 '철수와 영희'라는 이름에 그때의 추억을 되살려 감정 이입을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밤 한 철수 씨는 백의 종군하여 그렇게 내 곁을 떠나갔고,

이제 한 영희 씨가 나오는 일요일밤 '거지의 품격'만을 기다리는데,

그것도 어째 예전같지 않고 심드렁하다.

 

엊그제 누군가에게

'하긴 단거 별로 안 좋아하나 보더라, ㅋ~.'

하는 문자를 보냈더니,

'단거...위험...'

'danger'

이런 답장이 돌아왔다.

내가 '혈당수치도?'

이렇게 되묻자,

'혈당완전정상'

'근데 danger 그래서 깜.놀.'
'썰렁개그'

'단 거'

'환자를 많이 봐서 내가 자꾸 걱정되나분데'

그때서야 난 '아하~, 그 당거..., ㅋ~.'할 수 있었다.

 

비단 환자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몸의 건강 상태는 살뜰하게 챙기면서,

그 몸 건강 상태의 근간이자, 기본이 되는 몸 아닌 다른 것들...

흔히 인간과 대응되는 개념으로서의 자연, 다시말해 지구에 대해서는 신경을 써본 적이 없다.

 

"지구를 잘 대접하라. 이 땅은 너의 부모가 준 것이 아니라 너의 아이들에게서 빌린 것이다. 지구는 우리 조상이 물려준 것이 아니라 우리 후손에게 빌려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디언 속담(39쪽)

 

라는 속담을 많이 접했으면서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책 제목 '나무 심기 파티' -'이제 우리가 지구를 구해요'의 의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었다.

이 책은 알라디너'감은빛'님의 소개에 혹하여 구해 보게 되었는데,

'헐~' 어린이 용이라고 우습게 볼게 아니다.

나무를 심는 것과 지구를 구하는 게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 조목조목 따져놓았다.

지구온난화, 온실 효과, 그때 만들어지는 온실 가스 등 , 그 중에서 가장 흔하고 중요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순환과정이 사진과 도표들과 함께 실려있어서 보고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다.

난 읽고 제대로 감동받아 주시기만 하면 될 뿐이다, ㅋ~.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면 다들 이렇게 말해. "기후 변화 때문이야." 또, 한여름에 집중호우가 내리고 강물이 흘러넘치면 TV에서 종종 이렇게 얘기해. "이번 날씨는 기후 변화가 원인입니다."

하지만 날씨가 미쳤다고 해서 곧바로 기후 변화와 관계있는 것은 아냐. 기후와 날씨는 전혀 다른 말이거든.

ㆍㆍㆍㆍㆍㆍ한마디로 기후라는 건 30년 동안 지구 전체의 날씨를 모두 합쳐 평균을 낸 거야. 그래서 날씨, 즉 기상은 느낄 수 있지만 기후는 느낄 수가 없어.

하지만 둘 사이에 공통점이 있지 않아요?

그래, 날씨와 기후는 대기권에 일어나는 물리적인 현상을 다룬다는 점에서 같긴하지. 하지만 이 두가지는 아주 다른 거라는 걸 강조하고 싶어.(40쪽)

 

기후 변화를 늦추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죠?

기후를 바꾸는 요인은 크게 두가지야. 자연과 인간이지. 자연이 하는 일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제외해야 겠지. 그러나 인간이 하는 일은 충분히 바꿀 수 있어.ㆍㆍㆍㆍㆍㆍ지금 쓰는 에너지를 아끼는 것도 중요하고, 대체 에너지를 쓰는 것도 중요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도 많아. 우선, 내가 하는 작은 일들이 모두 기후 보호에 큰 보탬이 된다는 걸 분명히 알아야 해. 그래야 작은 일부터 하나씩 실천에 옮길 수 있어. 나 말고도 다른 사람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심정으로 두 손 놓고 있어서는 아무것도 안 돼. 남이 크고 멋진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걸 부러워할 필요도 없어. 환경을 지키고 자연을 보호하며 사는게 훨씬 멋있으니까.(42쪽)

 

암튼,

이책을 통하여 여러가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

가장 좋았던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아무리 위대한 일이라도 작은 것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작지만 올바른 행동이 모이면 '긍정적인 흡인력'이 생기고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인다...는 것이었고,

내게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것은 '집에서 할 수 있는 기후보호' 란 장이었다

 

자동차, 기차, 비행기 대신 자전거를 탄다든지, 절전형 조명등을 쓴다든지 하는 얘기는 한번쯤 들어봤던 내용이었다.

하지만 냉장고로 하는 기후보호 분야에서,

냉장고를 가스레인지나 화기 옆에 놓는 것은 안 좋은 생각이라는 얘기는 어찌보면 당연하게 들리지만,

냉장고를 설치하는 장소가 주방이고,

우리나라의 집 구조상 주방이 그리 넓지 않은 것에 미루어,

가스렌지 등의 화기와 냉장고를 떼어놓는 건 미리 염두에 두지 않으면 쉽지 않다.

아직 따뜻한 음식을 냉장고에 곧바로 넣는 것은,

갑자기 냉장고 내부 온도가 높아져서 그 열을 식히려고 전기를 많이 쓰기때문에 안 좋은 방법이고,

난방을 하지 않는 베란다에 냉장고를 놓는 건 좋은 방법이란다.(냉장 온도를 2도만 높게 설정해도 15%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단다.)

 

반대로 요리를 할때도 기후를 보호할 수 있는데, 방법을 잘만 지키면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가장 쉬운 건 냄비 뚜껑을 덮고 요리하는 거다.

또 보통냄비보다 압력솥을 쓰면 4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오븐도 잘 닫고, 너무 자주 열어보지 않는다.

한번 열어볼때마다 20%의 열손실이 있단다.

뜨거운 물을 끓일때는 가스레인지보다 전기주전가가 낫다.

 

쓰레기를 줄여도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단다.

쓰레기를 줄이면 수거 요금도 줄어들지만 1kg마다 320g의 이산화탄소가 덜 생기는데,

아예 쓰레기가 안나오도록 노력하면 기후 보호는 더 잘 될테지.

 

여기서 사소한 차이가 나지만, 결과적으론 큰 차이가 나는 중요한 용어를 알게 됐는데,

재사용과 재활용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유리병 재사용 횟수는 8번으로,

독일 50번, 핀란드 30번, 일본 32번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페트병은 독일,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는 재사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재활용되지만 유리병처럼 재사용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사는 곳을 바꿔도 기후 를 보호할 수 있는데,

건물과 집을 잘 짓고 수리해도 기후를 지킬 수 있단다.

여기서 '잘'이란 단열 창문, 단열 마감재 같은 기술적인 내용을 얘기한단다.

 

그밖에도,

전기를 친환경대체에너지로 바꾸는 방법,

밥상 위의 기후 보호라고 하여 칼로리가 적은 밥상, 유기농밥상, 기후 보호 밥상에 대하여 언급한다.

시장바구니 속 기후 보호라고 하여 '로컬 푸드(local food)'즉 '지역 먹을거리'를 얘기하고 있다.

'지역먹을거리'를 얘기할때는 '우리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재배된 것'

에 덧붙여 '제철에 자라고 수확한 것'이라는 '기후친화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이런 행동을 실천하기에 앞서, 책임감을 갖고 절약하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아끼고 사용하는 것이 생활의 당연한 일부가 되어야 한다. 물어보거나 고민하고 따질  필요가 없이 그런 태도가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지금보다 몇 십 배의 효과가 생길거란다.

 

이 책의 103~104쪽에는 우리 친구들이 말도 안되는 공격에 멋있게 대처하는 법이 소개되어 있고,

독일의 아홉살 펠릭스가 시작한 것이, 어떻게 학생운동 Plant-for-the-Planet으로 발전했는지의 과정도 나와 있다.

지금은 전 세계 수많은 나라가 동참하는 국제 네트워크 운동으로 발전했으며,

이제 Plant-for-the-Planet은 나무만 심지 않고,

어린이 세계시민으로 공정무역과 착한 초콜릿 등,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온힘을 다하고 있다.

 

그 밖에 우리나라의 나무 심기 운동 이야기에 대해서도 잘 정리되어 있다.

식목일의 유래와

소년환경 운동가라고 할 수 있는 조너선 리와 '어린이 평화 숲'에 대한 얘기가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은 하승수 녹색당 운영위원장의 '추천사'를 마지막으로 이렇게 끝맺음하고 있다.

얼마 전 유엔에서 나온 '세계 행복 보고서'를 보면 재미있는 얘기가 나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사회 공동체를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돈만 아는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기후 변화를 걱정하고 나부터 실천하는 사람이 기후 변화 같은 것은 모른 체하면서 자기 것만 챙기는 사람보다는 행복할 것입니다.(199쪽) 

 

이 말을 요즘 내 삶에 대입시켜보면 이쯤이 될것 같다.

철수 씨와 영희 씨에서 위안과 희망을 얻으려 하지 말고,

(다시 말해 다른 사람 핑계 대지 말고~--;)

내 스스로 철수 씨와 영희 씨 같은 삶을 살려고 노력해야 겠다.

그런데, 현실의 난...

지금 내겐 그 어느때보다도 얘네들이 위안이고 희망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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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11-25 04:48   좋아요 1 | URL
사람들이 제대로 못 느껴서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서울이나 큰도시에 몰려
학교를 다니고 회사를 다니니까
이 몰린 사람들이 쓰는 지구자원 때문에
지구가 아프답니다...

'조선일보'에조차 기사로 나온 이야기이던데,
서울 강남에서 한여름 30분만 냉방기 온도를 2도인가 낮추어도
핵발전소 두 군데를 안 돌려도 된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서울사람이 '문명'을 얼마나 덜 누리려 하느냐에 따라
참 크게 무언가 달라진다는 소리가 되기도 해요...

양철나무꾼 2012-11-27 14:01   좋아요 1 | URL
말이나 글로 하긴 쉽지만...실천하긴 참 힘든 일들을 실천하고 계신 된장님을 보면서 배워야 할텐데 말예요~, 꾸벅(__)

감은빛 2012-11-26 12:02   좋아요 1 | URL
밥 먹으러 나가기 전, 노래 잘 들었습니다.
역시 양철님께서 정리해주시니 쉽게 이해가 잘 되네요! ^^

양철나무꾼 2012-11-27 14:03   좋아요 1 | URL
헤헤~^______^
정리는 감은빛님이 쉽게 잘 해주신거죠.
저는 걍 옮겨적기만, ㅋ~.
암튼 대박 나셔서...담 쇄에는 꼭 이름 석자 실리시길~!

2012-11-27 16:16   좋아요 1 | URL
"아무리 위대한 일이라도 작은 것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 작지만 올바른 행동이 모이면 '긍정적인 흡인력'이 생기고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좋은 말이에요. 그리고 그 밑에 있는 '지구에 폐 덜끼치는 세목' 잘 배우고 갑니다. ㅎㅎ
마지막, 파란 위안- 예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