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불류 시불류 - 이외수의 비상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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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이외수'의 책들을 멀리했었다. 

한때 그의 소설을 전작으로 찾아 읽고 다녔으니,그의 안티는 아닐 것 같고...
일종의 식상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외수 특유의 재치있는 문체와 독특한 사고방식에 매료되어 책을 읽다보면,
나오는 등장인물이나 줄거리,전개방식은 다 다른데,같은 책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들곤 했다. 
그것이...내용이나 표현방식은 다 다르지만, 
그안에서 그가 얘기하고 싶어하는 것은 하나로 귀결되기 때문이라는 걸,좀 늦게 깨달았다. 
'변하지 않는 것'을 '진리'라고 한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런 의미에서,<我不流 時不流>이 책은 참신하다. 
트위터의 글들로 엮여져 단출한 것도 그렇고,
책에 향기나는 책갈피를 끼워넣어 책향기가 나는 것도 그렇다. 
개인적으론,'정태련'의 그림과 책 뒷부분 그림들에 관한 짧은 코맨트들이 제일 맘에 들었다. 
 
"사랑이 현재진행형일 때는 서로가 상대에게 애인으로 존재하게 되지만, 과거완료형일 때는 서로가 상대에게 죄인으로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어쩌랴. 죄인이 되는 것이 겁나서 이 흐린 세상을 사랑도 없이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파리가 먼지에게 물었다.넌 날개도 없는데 어쩜 힘 하나 안 들이고 그토록 우아하게 날 수가 있니?먼지가 대답했다.다 버리고 점 하나로 남으면 돼..." 

이게 이책의 '부제'인 '이외수'의 '비상법'이리라~ 

"고수는 머릿 속이 한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있고, 
 하수는 머릿 속이 만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나의 생각은 살짝 다른데, 
고수는 머릿 속을 말갛게 비워내,아무것도-번뇌 따위는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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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5-13 12:57   좋아요 0 | URL
저도 어느 순간부터 이외수님을 멀리하게 되더라구요.
흙벽 집에 들어가고, 조금 이상한 행동을 하시는 순간부터.. ㅡㅡ;;;
그런데 요즘 TV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니, 다시 좋아졌어요...
머랄까, 참 멋지게 늙으신 분 이예요. 저도 저렇게 나이먹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스크랩 글귀 참 좋습니다..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양철나무꾼 2010-05-14 11:15   좋아요 0 | URL
이외수님이 멋지게 늙으실 수 있도록 사모님의 보이지 않는 내조가 한몫 했다죠~^^
저도 요즘은 앞에 나서는 삶 말고,
누군가의 배경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비로그인 2010-05-15 13:18   좋아요 0 | URL
누군가의 배경이 되는 삶은 일백번 고쳐죽어도 자신없는게 솔직한 심정이구요...대신, 나서지만 않으면 다행이다 싶습니다.ㅋㅋ

양철나무꾼 2010-05-16 12:11   좋아요 0 | URL
후,후,마기님~
각자 위치 할 수 있는 곳에서 역할을 다 하면 그것으로 족한 거 아닐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있어야 할 게 제자리에 있는 거다'란 '어떤날'의 노래가사처럼요.
제가 나이를 먹고,제가 나이를 먹는 만큼 아이가 크고 하는 것을 보면서...
이제는 내가 그들의 배경이 되어주어도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우리의 부모님이 우리를 향하여 그렇게 했던 것 처럼요~

비로그인 2010-05-16 15:34   좋아요 0 | URL
ㅎㅎ진짜 자신없지만...그렇게 해야하는 거라는거...잘 알고있죠.
얼른 홀로서기를 시켜야한다...이러믄서 게으름 피우고 있지만...아이들의 든든한 빽이 되어주는 부모라는 자리...
평생 수양해도 모자른 그 자리.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