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어머니의 날 1 타우누스 시리즈 9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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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누군가의 말처럼 '악은 특별하지 않고 항상 인간적이며 우리와 함께 자고 함께 먹는다'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악은 멀리있지 않죠, 언제나 우리의 주변을 서성이며 달려들 틈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린 인간이기에 이러한 '악'을 거부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아닌 누군가는 그 '악'을 이용하고 또 누군가는 그 '악'에 상처받고 고통을 당하고 지옥을 맛보죠, '악'은 인간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리고 이용할 줄 압니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근원적 욕망과 자아의 일그러진 본능은 '악'이 구현되는 가장 매력적인 방법입죠, 항상 하는 말이지만 생물이 존재성은 탄생과 동시에 자신만의 본능에 충실한 존재죠, 하지만 인간은 생각과 학습과 교육과 공동체의 인식과 사회성을 배우는 존재입니다.. 야생적인 존재가 아니죠, 약육강식의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난 존재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서 인간은 우리만의 삶의 틀을 깨우치고 만들어나가는 존재이지만 모든 인간이 그렇지는 않죠, 대다수의 인간과 우리의 삶은 우리가 경계하는 반사회적 행위라고 일컫는 범죄적 야만성을 막기위해 그 울타리속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려합니다.. 하지만 항상 이 사회적 통제의 틀을 벗어나 야만과 파괴적 본성으로 가해만 저지르는 인간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인간은 우리에게서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크든 작든, 옳든 그르든, 추악하든 깨끗하든, 이러한 개인적 욕심에 물들어 주변인에게 고통은 주는 인간은 지금 이순간 나와 당신의 주변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단지 그 틀을 넘어서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


    2. 왜 이런 생각을 하냐믄 하루에도 수많은 매체를 통해 아동 폭력과 학교 폭력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사회적 폭력을 접하기 때문이죠, 특히 우리나라에서 아동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아직도 60년대의 기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부모가 아이를 감금하고 방치하고 폭력을 휘둘러 살인을 저지르고 불구자로 만들고 심지어 이로인한 가책조차 가지지 못하고 있는 부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그 규제의 방법이 이슈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심각한 아동 폭력과 학교 폭력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세계에서 치안이 가장 뛰어난 나라중 하나라고 합니다.. 가정과 학교에서 그리고 우리의 주변에서 개인적으로 사적으로 발생하는 범죄는 그 안에서 해결하고 처리되어야한다는 인식들이 여전히 우리의 삶을 침범하는 '친근한 악'이 편안하게 또아리를 트는 것이죠, 자신의 친부모에게 폭력을 당한 아이가 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뉴스는 현재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정치적 이슈의 끝자락에도 끼어들 지 못합니다.. 우린 지금 그런 사회속에서 살아갑니다.. 간만에 다시 돌아온 타우누스 시리즈의 9번째 작품입니다. 넬레 '소시지'노이하우스 누님께서 집필하신 "잔혹한 어머니의 날"입니다.. 분권으로 나눠진 작품이지만 아주 매력적인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재미있어요,


    3. 국내에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나온 지도 10년 가까이 되었나요, 여하튼 9번째 작품이라는데 전작들의 내용은 머리속에서 지워진 지 오랩니다.. 그리고 남는 것은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캐릭터성입죠,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이들의 주변에서 벌어지고 아픔을 주고 상처로 남은 것 같은데 이렇게 세상은 또 다른 듯 변함없이 이어져갑니다.. 여전히 프랑크푸르트의 인근 타우누스 지역의 호펜하임 경찰서의 이야기입니다.. 프롤로그에서 1981년의 한 상황에서 여자아이가 한 아이에게 살해되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조금 앞선 한달전의 상황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엄마의 죽음과 이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되는 이야기가 드러나죠, 그리고 현재시점, 피아는 그동안 살던 목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고 보덴슈타인은 개인적 문제를 어느정도 갈무리하고 미해결 사건을 담당하며 다시 반장으로서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 지는 전작들을 살펴볼밖에요, 여하튼 그렇게 다시 변함없는 경찰로서의 일상으로 살아가는 피아에게 사건 신고가 접수되고 시체가 있는 곳으로 출동합니다.. 그리고 한 노인의 죽음과 마주하죠, 테오 라이펜라트라는 인물은 과거 보육원이었던 저택을 자신의 부친이 사들이고 그곳에서 죽기전까지 생활하다가 죽은체 발견되었습니다..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웃집의 여자 아이만 그의 친구였던 모냥입니다.. 그리고 그는 동물에 대한 애정이 많은 인물이었지만 주변과 동떨어진 생활을 하며 인간을 멀리하는 괴팍한 인물이었던 모냥입니다.. 주변을 탐문하던 피아는 여자아이에게서 테오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그에게 한마리의 개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저택 뒷편의 마당 견사에서 아사직전의 개를 발견하게 되죠, 그리고 개가 있던 공간에서 생각지도 못한 증거가 드러납니다.. 인간의 뼈들이었습니다.. 한구의 시체가 아닌 듯 보이는 사건의 정황으로 피아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수사를 시작합니다.. 아시죠, 피아가 대단히 직관적이고 정확한 감각으로 사건의 냄새를 잘 맡는 것, 이 사건은 그렇게 시작하여 장장 두권에 걸쳐 사건을 풀어나가기 시작합니다.. 테오의 죽음으로 인해 그 저택에서 벌어졌던 과거의 사건이 들춰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앞서 우리가 인지했던 과거 누군가가 자신의 살인본능에 눈떤 시작점과 함께 한 여성의 엄마찾기 스토리가 살인사건의 이야기와 함께 엮여 나가기 시작합니다..


    4. 상당히 구조가 복합적입니다.. 프롤로그의 상황이 피아가 다루는 살인사건과 어떻게 연결되어 이어지는 지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 점이 이 작품에 집중하게 되는 호기심을 꾸준히 이끌어냅니다.. 이전 작품도 꼼꼼하고 착실한 서사적 미스터리를 이용한 크라임소설의 본질에 충실했던 기억이 납니다만 이 작품도 이러한 상황적 긴장감과 꾸준한 미스터리적 측면을 이어나가며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단순한 죽음으로 보여지는 한 노인의 과거와 관련하여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황들과 혼란적 진실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사건을 미궁으로 흘러들어가죠, 그리고 이 가족의 이면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관계적 불편감은 아주 큰 대중적 호응을 얻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그들의 삶과 드러나지 않고 그들의 숨겨진 삶속에서 감추어진 체 추악해져만 가는 인간의 '악'의 중독은 혐오스럽기까지 하죠,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속에서 우린 어떤 거부감도 가지지 않습니다.. 작가의 의도처럼 세상에는 이러한 태생적 '악'으로 살아가는 인간들이 너무나 많으니까요, 작가는 우리의 주변에서 틀속에서 살아가지만 대다수의 자기위주의 반사회적 인격을 가진 인물에 대해서 꾸준히 드러냅니다.. 그리고 이들이 어떤 형태로 다가와 가식적 친근함과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게 만드는 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식과 속임에 눈이 멀고 무관심으로 가려졌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그 추악함이 어떤 아픔과 고통과 진실을 토해내는 지 작가는 차근히 보여줍니다.. 이제는 원숙미가 확연히 돋보이는 작가적 문장들이 자연스럽게 작품속에서 그려지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울 소세지 누님에 대한 애정이 조금 더 크집디다.. 나만 그런가, 응 나만 그래


    5. 1권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던 미스터리적 진실을 2권으로 들어서서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급격하게 변화되죠, 끝없이 이어지던 긴장감과 궁금증은 자연스럽게 풀여나가고 미스터리의 중심이었던 테오의 죽음과 발견된 인골의 정체와 함께 프롤로그에서 살인을 저지른 아이에 대한 진실의 간격이 좁혀들기 시작하죠, 하지만 작가는 전형적이지만 재미진 미스디렉션을 좁혀진 인물들의 내면과 상황에 배치를 하면서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려 하고 또한 전혀 무관하게 이어지던 한 여성의 엄마찾기 또한 하나의 사건으로 뭉쳐져버리면서 사건은 속도감과 함께 대단한 활동성을 장착하고 끝으로 달려갑니다.. 독자들 역시 피아의 상황과 그의 심리적 긴장감에 공감하며 끝까지 집중해나가기 시작합니다.. 단지 이 작품은 생각했던 방향의 틀과 미스터리의 해결에 있어서 그 방향성을 꺽질 않고 지긋이 나아갑니다.. 어설픈 반전이나 결말적 충격은 없습니다.. 처음부터 작가가 의도한 미스터리와 진실의 방향을 그대로 따라가는 작품입죠, 오히려 단순하고 구성적 깔끔함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는 생각을 했구요, 전형적이고 대중적이지만 작가의 노하우가 잘 담겨진 스릴러소설의 매력도 만족스러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아쉬움을 끄집어내자면 한 여성의 엄마찾기라는 갈래의 스토리와 관련하여 곁가지처럼 느껴지는 안타까움은 있었습니다.. 워낙 리이펜라트라는 인물과 관련된 본류에 집중된 사건이지만 후반부의 상황적 측면은 오롯이 이 피오나라는 여성의 스토리에 집중되는 상황이라 조금 더 갈래의 스토리에 그 힘을 실어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부분과 함께 이 여성의 이야기의 시간적 배경과 피아가 수사하는 사건과의 시간적 간격이 그렇게 길지 않고 1달 정도의 시간적 틈이기 때문에 챕터의 시작은 피오나라는 여성의 과거 이야기가, 그리고 이어지는 피아의 사건은 현재의 이야기가 연이어 진행되기에 머리 나쁜 저로서는 한참 헷갈려했던 부분도 있었다고 실토합니다..


    6. 언듯 기억에 타우누스 시리즈는 재미는 있지만 참 군더더기같은 문장과 주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작품이구나, 우리 소시지 누님이 대중적 공감과 상황적 구성과 인물에 대한 고민을 워낙 많이해서 분량도 많고 작품이 조금 지리해지는 부분이 없지않아 조금은 있구나, 그래서 항상 아쉬움이 1정도는 남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이번에는 사건에만 집중합니다.. 그리고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삶과 관련하여 드러나는 군더더기 역시 사건과 관련이 있죠, 그렇기에 작품은 아주 매력적으로 집중해서 가독성을 전달해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전작들의 내용이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갈수록 나아지는 작품적 깨달음을 울 노이하우스 누님께서 피드백을 제대로 받고 계신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언제나 가장 최근의 작품이 가장 재미진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만 이 작품이 그렇습니다.. 머리가 나쁜 까닭이겠지요, 특히나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아동폭력과 관련된 소재로 공감을 주기에 더욱 즐거웠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이중성과 그 내면의 '악'의 모습들이 섬뜩하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지기에 상당히 재미진 측면이 있죠, 분량이 제법 길고 꽉찬 작품임에도 중간중간 맥이 끊기거나 지리한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은 부분 역시 누나 짱짱, 오히려 마구잡이로 속도감에 치우쳐 작품을 훌렁 읽어버리는 것보다 차근차근 조목조목 사건과 미스터리의 궁금증에 집중하며 사건속으로 빠져들어 조금 길지만 시간을 들여 읽는 즐거움으로 이 작품이 준 매력은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았다, 마 그런거지(이명박톤), 전작들에서 이어지는 스토리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주변의 일들은 무시하고 넘어가도 될 정도이니 혹여라도 처음 타우누스 시리즈를 접하시는 분들이라도 이 작품 "잔혹한 어머니의 날"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끼시리라 생각합니다.. 사족으로 요즘 뉴스에서 밝혀진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과 관련된 이야기와 연결해보시면 더 현실감이 느껴지실 듯,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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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 모라
토머스 해리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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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제가 몇번에 걸쳐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꼰대처럼 한 말 또하고, 막 스릴러소설의 진가를 알기 시작할 무렵이 군대시절 휴가를 나와서 귀대길에 처음으로 토머스 해리스라는 작가의 작품을 샀던 기억이 납니다.. 아, 좋더군요,, '양들의 침묵'이라는 걸출한 스릴러소설의 쫀득쫀득한 긴장감이 주는 그 매력에 멀미도 하지않고 버스에서 줄기차게 읽었던 생각도 나구요, 그리고 연이어 '레드 드래건'이라는 작품도 읽어면서 이 사람 도대체 뭐지라고 떠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로 쉽게 다른 작품을 만날 수가 없었죠, 그러나 우연히 알게된 '블랙 선데이'라는 스릴러작품 역시 그가 선보여준 캐릭터감이 넘치는 한니발 렉터와는 다른 테러와 관련된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단 몇 작품으로 최애작가로서 이후의 스릴러독자로서의 저의 행보(?!)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조디 포스터가 나왔던 '양들의 침묵'의 영화속의 한니발 렉터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겝니다.. 아주 뛰어나고 천재적인 두뇌를 소유한 악마적 사이코패스입죠, 그는 인육을 즐기는 살인마입니다.. 대단히 악의적이고 반사회적 인물임에도 독자들이나 대중들은 한니발 렉터에 열광을 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안티 히어로의 모습속에서 FBI요원 클라리스 스털링의 매개로 인해 사건을 해결해가는 모습속에서 또다른 카타르시스를 만끽하게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2. 사람을 이용하고 사람의 내면과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 대해 세상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그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이 또다른 사건의 해결을 이끌어내는 서사적 진행과 캐릭터의 입체감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전 그런 것 1도 모르고 단지 잘나가는 출판사에서 스릴러소설이랍시고 자랑하며 내세운 작품이기에 사전 지식도 없이 펼쳐들고 헉하고 즐겼던 기억이 다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가뜩이나 좁은 뇌속을 비우기 위해 몸속에서 분비되는 휘발성 삭제 메모리 세포러 인해 수많은 대중스릴러소설을 읽고 책만 덮으면 곧바로 날아가버리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첫경험의 스릴러의 감흥은 머리 깊은 곳에서 잔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소설속의 한니발 렉터는 아주 고급스럽고 젠틀한 모습으로 독자들을 현혹시키죠, 그가 사이코이자 범죄자이지만 독자들은 그의 행동과 반사회적 행동에도 불구하고 수긍적 반응을 보입니다.. 작가의 능력이고 그의 뛰어난 서사와 대중적 매력을 잘 컨트롤하는 묘사력등이 작가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게 된 것이죠, 아주 뛰어난 작품을 꾸준하게 보여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시간이 어느정도 지난 다음 또다시 대중에게 돌아온 한니발이라는 캐릭터는 작가의 중압감과 그 뛰어난 캐릭터적 입체감으로 인해 예전보다는 못한 느낌이 들 수 밖에요, 전 그렇게 봤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한니발은 미디어적 학장성을 지니고 꾸준히 독자들에게 선보여지지만 정작 우리가 원하는 토머스 해리스의 신작은 이제나 저제나 나올까 기다리기만 했죠, 그런데 똭!!!!


    3. 토머스 해리스의 신작 "카리 모라"입니다.. '양들의 침묵' 이후 30년, '한니발 라이징'이후 13년만의 신작이랍니다.. 이거 막 흥분대고 드디어, 우린 기다려왔던 스릴러의 거장이 선보이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납니다.. 이렇게 홍보도 되고 대중독자로서 어서 책을 펴들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는 것이죠, 자 그럼 '카리 모라'가 어떤 내용인 지 함 살펴봅시다.. 소설은 마이애미의 한 거대한 저택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등장하죠, 콜럼비아의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남자는 자신을 한스 피터 슈나이더라 부릅니다.. 악마적인 존재이죠, 인간이길 거부하는 반사회적 악행을 스스럼없이 저지르는 범죄자입니다.. 그는 헤수스라는 남자에게서 마이애미 해변의 저택과 관련된 비밀을 알게되죠, 그 저택은 과거 콜럼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사들인 별장으로 그 저택의 내부에 금이 숨겨져있다는 소문에 대한 비밀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이애미에서 장기 밀매와 매춘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며 심지어 아무렇게나 살인을 저지르는 한스 피터는 그 사실에 대한 정보를 돈을 주고 사서 저택을 털려고 하죠, 하지만 그 저택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녀의 이름은 '카리 모라' 콜럼비아의 무장혁명군에게서 탈출하여 가까스로 생존하여 마이애미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스물 다섯살의 여성입죠, 한스 피터는 사이코패스로서 자신이 이용하고 살해한 여성을 녹이는 기계에 카리를 대입시키며 언젠가 그녀를 자신의 범행 대상으로 찍습니다.. 그렇기 전 일단 저택에 숨겨진 금을 찾아내는게 급선무입니다.. 하지만 이 에스코바르의 저택에 금이 있다는 소문은 한스만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또 다른 누군가가 그 금의 내막을 알고 저택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저택에는 카리라는 여성이 있죠, 어떻게 될까요, 한스 피터라는 전대미문의 미치광이 사이코가 금도 찾고 카리마저 위험에 빠트릴 것은 뻔한 설정이고 반면 또다른 한쪽에서 금을 차지하려는 시도는 또 어떻게 될 지,,,,,,, 아, 아시죠, 토머스 해리스의 긴장감 넘치는 묘사적 설정과 그 방법적 문장들... 모르시면 이번에 다시한번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4. 자꾸 말씀드리지만 한니발 렉터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보적이고 독창적이고 사회적 방식과는 괴리를 두는 아주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옳고 그름의 판단 자체가 무색해지는 그런 인물로서 독자들에게 다가온 캐릭터죠, 토머스 해리스는 이런 한니발 렉터라는 탁월한 캐릭터를 대신할 새로운 인물을 끌어낼 수 있을까요, 작가는 십수년이 지난 지금 당당하게 제목에서조차 한 인물을 명명하면서 작품을 내보였습니다.. "카리 모라"는 작가가 새롭게 그려내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그런 인물을 두고서 작가는 우선적으로 가장 비인간적이고 악마적인 대치적 인물을 먼저 선보입니다.. 작품은 아무래도 한스 피터라는 반사회적 인물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인물은 한니발 렉터와는 그 접점이 전혀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혀 고급스럽지도 젠틀하지도 무엇보다 인간의 내면과 그 심리를 전지전능하게 파악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지도 않죠, 그냥 단순한 악마적 사이코패스의 수준 이상을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공포스럽긴하지만 두렵진 않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던 렉터 박사의 눈빛 하나만으로도 소름이 돋던 그런 표현적 묘사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소설의 주인공인 '카리 모라'는 어떨까요, 이 여성은 대단히 전형적이지만 무척이나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어린시절 온갖 고통과 악행과 어둠의 시기를 이겨내고 홀로 자신과 가족을 지키며 살아가는 인물로 그려지죠, 여기서 카리는 선한 인물입니다.. 옳고 그름에 있어서 대중적 판단으로 그녀가 행하는 행동의 어느것 하나도 대중적 공감을 벗어나는 것이 없습니다.. 그녀에게 주어진 삶의 모든 것은 독자로서 충분히 수긍하면서 소설속의 그녀의 행동 모든 것을 이해하는 조건이 되는 것이죠, 또한 그녀가 어떠한 방식이든 그녀의 생존과 삶을 위해 자신에게 다가온 위험을 헤쳐나갈 것이라는 예상도 하게 됩니다.. 그런 긴장감이 초반부터 이어지죠, 소설은 그렇게 마이애미의 대저택을 중심으로 금을 둘러싸고 카리를 둔 상태에서 단순한 설정으로 독자들을 집중시킵니다..


    5. 소설은 상당히 짧습니다.. 초반의 설정과 상황이 주는 확장성이 상당히 큼에도 소설은 매우 짧습니다.. 배경이 단순하고 설정 자체만으로보면 그렇게 길게 이어지지 않은 것이 마땅해보이기도 합니다.. 한 저택내에 숨겨진 금을 찾고 카리라는 주연 여성이 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설정 비스므리하니까요, 하지만 소설을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대단히 많은 인물들이 주변에서 서성대고 상황속으로 투입되어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자아내긴 하지만 작가가 애초에 의도한 바를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카리 모라'라는 제목과 어울리는 카리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애시당초 서두부터 대단한 범죄자이자 사이코패스로 악의적인 인간으로 내세운 한스 피터라는 인물의 극악한 상황적 범죄행위가 거부감 느껴질 정도로 구체적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헤집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장 중요한 설정인 저택내의 금의 행방과 이를 차지하려는 자들의 긴장감 넘치는 다툼이 끊임없이 독자들을 들뜨게하지도 않고, 그럼 남는게 뭐가 있을까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고 거침없이 그려내는 인간의 선과 악과 광기와 본능적 비인간성에 대한 직설적인 비사회적 표현과 상황적 자극성은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한니발 렉터가 없죠, 그리고 이를 대중적으로 끌어내는 스털링이나 윌 그레이엄같은 중심적 인물도 없죠, 그러니 소설은 오롯이 자극성과 거부적 범죄행위에 집착하게 됩니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이 작품속에는 서사가 전혀 없습니다.. 인물만 있죠, 물론 그 인물은 어느 한사람도 뚜렷이 드러나질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온통 안타까움만 남습니다.. 혹여 제가 이 토머스 해리스라는 작가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과해서 일어난 반대적 독후감일 지도 모를 일이라 여겨 그래도 십수년만의 집필작인데 좀 더 고민해봐야지했는데, 그럴수록 토머스 해리스라는 작가를 모르시는 분들이 이 작품을 읽을 상황을 염두에 두더라도 오히려 예전 작품을 더 깍아내리는 상황이 될까 싶더라구요, 전 그렇게 안타까웠습니다..


    6.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좋은 설정이고 어떻게보면 전형적이지만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얽히고 섥히면서 상황속에서 부대끼는 장면이 그려짐에도 어느 하나 만족스러운 부분이 없다는 것은 나쁘게 말하면 작가가 전혀 이 작품에 애착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구요, 설정과 서사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 조차 안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전작들이 준 스릴러소설로서의 정점적 독후감과 비교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또 솔직히 스릴러 거장이 아마추어 작가에게 대필을 시켜 그 작품을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느낌처럼 그동안 알아왔던, 그리고 느꼈던 작가의 정체성을 개인적으로 이 작품속에서 찾기 어려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인간의 본능적 심리와 광기와 반사회적인 범죄적 의도에 대한 거침없은 표현적 방법론은 그대로고 보더라도 그걸 받쳐주는 다른 것들, 특히 인물 구성은 아쉬움만 남습니다.. 무엇보다 후반부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들은 결론에서 앞서 제시한 위의 내용 전체이라는 점이 저를 더욱 화나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짧은 장점과 간단한 설정으로 인해 잘 읽힙니다.. 물론 자극적이고 거부감 넘치는 비인간적이고 반사회적 범죄자들의 행위들을 있는 그대로의 허구적 시선으로 적응이 되신다는 전제하에 말씀을 드립니다.. 저에게는 너무 대단한 작가임에도 그가 보여준 이 작품의 모든 것은 아쉬움만 남습니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다시금 떠올려지는 이미지는 누군가의 머리를 열고 있는 비릿한 웃음으로 대중을 바라보는 듯한 한니발 렉터의 텅빈 눈동자의 날카로움만 남습니다.. 자, 그럼 다시 예전 작품으로 돌아가봅시다.. '양들의 침묵'이 그립네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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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2019-10-03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그리움마다 2019-10-03 19:02   좋아요 0 | URL
네, ^^
안냥하세여

소피아 2019-10-03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정보 많이 나눠요 우리😃😂😁😀😊☺
 
ON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나이토 료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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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흉악 범죄자들이 받는 죄값은 어떨까요, 수많은 사람을 해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이코패스가 잡혀서 자신이 지은 죄값을 치르는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과연 이들은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범죄의 희생자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은 가지고 있을까요, 아님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더이상은 저지르지 못한 범죄사건에 대한 아쉬움을 감옥에서 스스로 억누르고 살아가는것에 적응이 되어 있는 것일까요, 여전히 사형제도가 유지되는 우리나라지만 수십년동안 사형은 집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조두순과 같은 엄청난 흉악범죄를 저지른 인간들도 형사적 처벌의 수감기간을 지나서 조만간 사회로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또 누군가는 과거 자신이 저지른 사건이나 범죄에 대해 반성을 하면서도 또다시 사회속으로 우리의 주변으로 돌아와서는 깊이 감춰두었던 범죄적 욕망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을 지 모릅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자신의 가족과 주변의 사람들에게 평생 잊혀지지 못하는 고통과 아픔과 공포를 준 범죄적 인간들에게 어떠한 처벌적 양형을 주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곤 합니다...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범죄로 자신의 친딸을 범하고 폭행하고 죽음보다 더한 아픔으로 살아가게 만든 인간조차도 몇년의 양형을 구형받고 떳떳하게 다시 돌아오게 되는 현실, 여전히 우리의 주변에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파렴치한 인간들이 수없이 있고 그들은 그들이 지은 죄값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이들이 과연 자신 속에 감춰진 범죄적 욕망을 스스로 잘라내고 다시금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을 지, 솔직히 의문이 들곤 합니다.. 분명 인간이기에 참회와 반성과 타인에게 가한 고통에 대한 최소한의 자기 혐오가 존재해야하고 또 그렇게 가장 근원적인 인간적 공감과 아픔에 동조해져야만함에도 과연 이들은,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이들이 인간이길 원합니다.. 아무리 타인의 삶과 인생과 감정에 무관심하고 감정이라곤 없는 사이코패스일지라도 어떤 경우에도 이들 역시 인간으로 인식되어지길 바랍니다.. 그래야만 이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최소한의 고통이라도 느껴질테니까요, 아니 그러길 바랍니다.. 범죄 자체가 잔혹하지 않은 것이 어디에 있겠습니까만 요즘 뉴스상에서 보여지는 살인사건이나 범죄의 양상을 보면 참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TV에서조차 살인행위에 대한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젓이 문구로 내보이며 상세한 설명을 합니다.. 토막난 몸체가 한강에서 발견되었다, 전 남편의 시신을 훼손하여 어딘가에 몇차레에 나눠서 버렸다, 그런데 여전히 시신의 행방을 알 수 없다라는 뭐 이런 엄청난 범죄적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우린 접합니다.. 과거에도 그러했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린 아이들마저 웹툰과 드라마에서 심각한 폭력의 범죄와 사이코들의 무감각함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그 드라마의 자극성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또, 그런 책을 자꾸 보는걸 아이들이 보면서 뭘 배울 지 걱정된다는 둥, 그런 책을 많이 보면 누군가에게 해꼬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냐는둥, 개소리 찍찍되는 인간들이 또 떠오릅니다.. 흠, 과한 흥분 용서하시고 여하튼 이번에는 좀 과한 상황들이 전개되는 잔혹범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제목은 'ON'이죠, 그 의미는 후반부에 잘 드러납니다.. 그리고 부제로 등장하는 잔혹범죄수사관 도도 히나코라는 캐릭터에 대한 의도는 이 작품이 미스터리 시리즈라는 느낌이 듭니다.. 여성 수사관이 감내하는 잔혹한 범죄의 현장을 다루고 있다는 뭐 그런 느낌이 들죠,


    3. 한 남성이 부동산 중개업자와 함께 집을 구하고 있습니다.. 값싼 집을 구하는 대학원생은 오래된 연립주택을 방문하게 되죠, 그리고 그 집을 오르는 계단에서 딸기캔디가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것을 봅니다.. 먼저 집으로 들어간 부동산 관계자가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고 곧이어 들어선 남성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는 가슴속 지옥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절규의 비명과 함께 정신을 놓아버립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시점의 현재, 소설의 주인공인 히나코가 등장합니다.. 여전히 현장수사에는 참여를 하지 못한 체 미해결 사건과 과거 사건의 파일들을 훑어보고 정리를 하고 있는 히나코는 교통과 동료 히토미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듣게 되고 그날 저녁 발생한 사건의 인물이 히토미가 말한 사람과 동일인임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사건의 현장으로 나가게 되죠, 그곳에서 히나코는 엄청난 살인사건의 현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한 남자가 자신의 목을 조르고 스스로 자신의 음부에 콜라병을 꽂은 체 자살한 사건을 보면서 괴기스러운 엽기적 살인임을 직감합니다.. 어떻게 인간이 그토록 고통스러운 살인행위를 스스로에게 가할 수 있는 지 의문입죠, 그리고 이 죽은 택배원 미야하라 아키오는 과거 발생했던 미해결 살인사건의 용의자였으나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던 전력이 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촬영한 동영상속에는 그가 스스로 자해하고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한 모든 행동이 다 찍혔습니다.. 법의학자는 이 자살한 인물이 저지른 것을 보이는 과거 미해결 살인사건과 동일한 살인의 방법을 확인하게 되죠, 어떻게 된 것일까요,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동일한 자살사건의 형태로 죽음에 이른 용의자들의 살인사건의 연관성이 드러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자살을 했습니다.. 가해자가 자기 자신이었던 것이죠, 도도 히나코는 이들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시작하면서 미야하라의 사건과 관련하여 과거 그에게 추행을 당했던 한 여성의 집으로 찾아가게 되는데,,,


    4. 솔직히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감이 잘 안오더군요, 잔혹범죄라는 사실과 소설속에 등장한 살인사건의 현장의 모습들이 일단 머리속에 그려내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도도 히나코라는 여성의 감성적 공감이 절절하게 와닿는 느낌은 충분히 좋았습니다..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자살적 행위로 벌어진 복수의 방법도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습니다만 그 범죄자가 저지른 범죄로 인해 죽음을 당하거나 살아남거나 혹은 죽은 이들의 가족들이 겪는 아픔과 고통을 함께 공감하는 도도의 역할로 인해 조금은 이 작품이 지향하는 의도를 이해하게 됩디다.. 작가는 자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설정으로 대중소설의 모양새를 갖추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잔혹범죄와 관련한 현실적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오히려 가감없이 현장의 잔혹함을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대중적인 의도의 다듬어진 표현과 상황적 이미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현장의 비릿한 피내음이 가득한 상황을 현실적이고 범죄적 의도를 직설적으로 그려내는 것이죠, 하지만 작품은 그러한 자극성을 중심에 두진 않습니다.. 도도 히나코라는 여성 수사관의 감성과 수사방법의 단서찾기를 중심으로 이 여성의 시선으로 사건의 내막을 따라가죠, 특히나 메모로 자신만의 속기로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그림 이미지 떠올리기 내공은 수시로 등장하면서 도도라는 여성의 캐릭터성에 한껏 힘을 불어넣어줍니다..


    5. 이 작품은 충격적인 살인사건과 범죄행각이 독자들에게 보여집니다.. 범죄자들이 어떻게 범죄를 저지르고 그 범죄에 대한 어떠한 책임과 댓가를 치루는가를 보여주는 것이죠, 서두에 말씀드린 아무렇지도 않게 뉴스상에서 전달되는 한줄의 기사의 문장들이 자연스럽게 범죄의 이미지로 탈바꿈하여 독자들에게 처참하고 고통스럽고 악의스러움이 넘치는 사건현장의 모습으로 충격적으로 보여집니다.. 특히나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죄자가 피해자들에게 가해한 상황들이 적나라하게 등장하죠, 무척이나 혐오스럽고 인간이길 거부한 모습이 전형을 담고 있습니다.. 세상이 그러합니다.. 누군가에게 있어서 세상의 사람들은 사냥해야될 목표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설정, 무서운 일이죠, 하지만 그런 인간들이 존재하기에 우린 이런 작품의 잔혹하고 폭력적인 범죄의 이야기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됩니다.. 작가는 자극적이되 그 선을 넘어시지 않습니다.. 사회와 인간이라는 틀속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범죄의 행위가 얼마나 큰 아픔과 고통으로 수없는 시간동안 잔재되어 남아 영향을 미치고 살아남은 자들의 지옥같은 삶을 견뎌내는가를 보여주죠, 또한 이들 범죄자들의 모습들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이고 가학적인 형태로 되돌아오는 지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물론 그러지 말아야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죠, 세상의 범죄는 언제나 파괴와 고통과 두려움과 공포와 후회외에는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6. 흠,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요, 소설적 재미로서는 그닥 나쁘지 않습니다.. 범죄소설의 구성과 설정과 의도에 있어서도 대중적 특이성을 담보로 조금은 과하고 거친 면모이긴하지만 충분히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그 내면의 꽉참은 독자로서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게 되더군요, 하지만 소설의 제목과 관련된 범죄자들을 죽음으로 이끈 상황의 설정이 그렇게 공감적으로 인식되어지지 않은 점과 함께  주인공의 캐릭터성으로 이끌어가는 작품의 힘이 바닥을 지탱하며 굳건하게 이어지지 못한다는 뭐 그런 느낌도 들었습니다.. 짜임새나 설정이나 구성이 딱히 흠잡을데가 없음에도 읽는내내 끊기는 듯한 문장의 느낌은 저만 그런건가 싶기도 합니다.. 중심이 되는 살인사건의 시작점과 상황이 확장되면서 집중이 분산되어서 그런 점도 있었던 것 같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주는 충격적인 살인사건과 그 내면의 사회적 범죄에 대한 경각심으로 각인되는 상황들의 매력은 가득합니다.. 특히나 후반부의 결말부분에서 이루어지는 잔혹범죄의 현장감은 무서울 정도입죠, 이어지는 시리즈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만약 시리즈로 도도 히나코의 역할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분명 뒤로 갈수록 다듬어지고 대중적 공감이 더욱 와닿는 감성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은 듭니다.. 그만큼 도도 히나코의 캐릭터적 공감은 충분히 매력집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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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피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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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막 대학을 들어가고 용돈벌이로 시작했던 커피숖 알바, 그당시만해도 커피 전문점은 고딩과 대딩들의 전유물처럼 수많은 전문점이 한집걸러 한집씩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웬만한 젊은이들은 커피전문점의 알바를 뛰었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리고 상가 1층에 지금은 사라진 파칭코게임장이 들어섰더랬습니다.. 그당시 상가의 주인이 지하 커피숖 사장님이다보니 이런저런 심부름을 하게 되더라구요, 1층 파칭코를 관리하는 삼촌도 알게 되고 밤 늦은 시간 알바를 마치면 현란한 게임의 세상에서 구슬 청소도 하고 그렇게 군대가기 전 90년의 여름은 뜨거웠습니다.. 자주 삼촌이랑 새벽까지 노니느라 항상 카페 사장님 모텔에서 숙식을 하면서 지냈던 그런 시절이었죠, 밤새 삼촌이 해주는 어둠의 세계의 막장 인생에 대한 이야기에 흠뻑 빠져 조폭이 어떠한 지, 그들의 삶이 어떠한 지, 그리고 그 인생의 현재와 미래가 어떠한 지 구구절절 술 한잔을 나누며 새겨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자칭 칠성파의 중간보스라고 지칭하던 삼촌은 일종의 파견근무의 형태로 지원나온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뭐 제가 알겠습니까, 그 삼촌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싶었던거죠, 그리고 자신의 과거와 조폭으로서의 삶을 너무나도 재미지게 털어놓으며 항상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시더라구요, 그런 어느날 늦은 새벽 큰 싸움이 났어요, 가게 종업원이 삼촌을 데리러 온거죠, 대뜸 삼촌이 느그도 따라갈래라고 묻더군요,


    2. 참 철부지스럽지만 세상에 불구경, 싸움구경만큼 궁금한것도 없잖아요, 그래서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따라나섰죠, 도로변에서 싸움이 벌어졌더군요, 삼촌이 도착함과 동시에 한 열명정도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제가 삼촌에게서 듣기만했던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는 현장을 목격한겁니다.. 깍듯이 인사하고 홍해의 물결처럼 쫘악 갈라지는 행동과 싸움이 순식간에 멈춰지는 모습이 슬로우모션처럼 지금도 머리속에 떠오릅니다.. 심지어 부지갱이같은 것을 들고 있던 가해자(내가 볼때는)가 다소곳이 내려놓는 것도 기억납니다.. 그리고 삼촌의 한마디, 머꼬, 그리고 들려오는 대답, 아입니더, 그리고 마지막 삼촌의 한마디, 정리해라, 그들의 우렁찬 대답 예, 행님.... 그냥 흔한 영화나 소설속의 이야기같죠, 근데 삼촌이 돌아서나 나올때 모였던 인원은 최소 40명 정도였습니다.. 같잖은 모습이지만 그 당시에는 장관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술자리로 돌아온 삼촌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별거엄쩨, 내가 좀 있어보이더나, 하지만 내도 옛날에는 저랬다.. 맨날 몰리 댕기면서 젊은 혈기로 싸움질이나 하고 칼이나 맞고 병신처럼 형님이라는 사람들한테 하루에도 수백번씩 고개나 숙이고, 근데 이짜나... 지금도 그렇다.. 이렇게 양복입고 넥타이 매고 젠체하며 느그들한테 조폭 잘난척하고 살지만 내 나이 37살에 여전히 미래도 없고 같잖은 도박 오락실에서 기도나 보고 형님들 오면 맨발로 튀어나가서 인사하고 하루하루 번 돈 술먹고 계집질하는데 다 뿌리고 다니고, 그리고 내가 그동안 깡패로 살면서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했는 지, 항상 두렵다.. 누군가가 어디선가 내한테 해꼬지하고 그길로 인생 종칠까봐.....그런데도 바꾸질 못한다.. 바꿀 수가 없다.. 내가 내한테 적응되뿌고 내가 내한테 져뿌다... 느그는 이런 내가 되지마라, 그래서 느그한테 막장의 인생들이 우찌 사능가 보이줄라꼬 델꼬가따.."


    3. 지금은 워낙 흔한 이야기지만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다니는 세상물정 모르는 저로서는 그 당시 삼촌의 말을 수많은 영화나 소설이나 이야기들 속에서 확인한 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그러니까 이번에 읽은 국내 조폭소설의 느와르적 기념작같은 김언수 작가의 "뜨거운 피"를 읽으면서 다시한번 그 당시를 떠올리게 됩니다... 소설은 제가 삼촌을 만났던 90년도 지난 93년 봄과 여름의 부산의 구암이라는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구암이라는 바닷가는 허구적 지명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송도 앞바다를 떠올렸습니다.. 30여년전의 자갈치 시장과 충무동의 적나라한 삶의 모습을 소설속에서는 대단히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 희수는 부산의 수많은 조직들중에서 구암을 나와바리(?!)로 하는 지역을 관리하는 만리장 호텔의 지배인입니다.. 이 지역의 보스인 손영감의 오른팔이죠, 구임에서 평생을 살아온 희수로서는 이 곳이 세상 무엇보다 지긋지긋한 곳이지만 여전히 떠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40줄에 들어선 희수는 변함없이 구암바다를 지키고 있죠, 손영감은 여느 폭력조직의 보스와는 다른 그만의 방식으로 지역을 관리하고 깡패의 삶을 연명하고 있습니다..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그 생명력을 지켜낸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닙니다.. 큰 범죄보다는 자잘한 밀수나 지역관리로 큰 범죄를 일으키기 않는 방법으로 지역을 관리하다보니 희수로서는 지겨울만도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자신의 인생 역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걸 알기에 삶의 목적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희수의 삶의 외면이 주변 깡패들에게는 나름의 아우라가 보여지나 봅니다.. 줄것도 받을것도 없는 홀홀단신의 인생이 주는 위압감 같는 것들 말이죠, 그런 희수에게도 아들이 있습니다.. 친아들은 아니지만 어린시절부터 그토록 사랑했던 인숙이가 낳은 아들 아미가 출소를 합니다.. 이 순간 자신을 아무렇게 내려놔도 전혀 아쉬울게 없는 희수에게도 아미만큼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로 인해 깡패가 되었고 옥살이를 하고 또 출소후에 또다른 자신의 길을 걸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게 살아온 희수의 세상은 또다른 세상의 즐거움을 단 하루조차도 이뤄주지 않습니다.. 언제나 구암의 세상은 피와 배신과 음모와 폭력과 욕설과 배설이 난무하는 세상이니까요, 그리고 그에겐 여전히 손영감이 있습니다..


    4. 그동안 왜 안읽었을까요, 주변에서 그렇게나 멋진 조폭스릴러라고 이야기를 하는데도 시큰둥했던 저를 욕했습니다.. 대단하더군요, 한문장 한문장속에서 희수가 드러내는 감정선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않고 누른 듯한 대화와 행동의 표현과 그 심리를 다룬 폭발력 넘치는 감성은 정말 뛰어나더라구요, 꾹꾹 누른체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변두리의 아제는 내리막길에 들어선 중년의 깡패의 삶을 이토록 절절하게 그려낼 수있다니요, 소설은 상황이 주는 재미와 스토리가 주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조폭소설이고 느와르라고 하지만 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93년의 세상을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자극적으로 묘사하고 폭력적으로 그려낼 수있는 이야기의 구성도 조곤조곤 그 시절 그 때의 가진 것 없는 무심한 한 중년의 후줄근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을 통해 그 내면과 세상을 대비적으로 그려냅니다.. 소설은 막 흥분하지 않습니다.. 전혀 감정적 폭발이나 상황적 드라마성을 주입하지 않습니다.. 그냥 비리비리한 깡패들의 세상과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할 뿐이죠, 이들은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손영감이라는 캐릭터는 그런 세상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미래를 걱정하는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으로 다가서죠, 하지만 결국 손영감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절박감과 좌절된 세상의 단면도 관조하듯이 작가는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문장의 간결함과 대화의 단조로움과 상황의 무정함속에 담긴 폭발하는 감정의 폭력과 파괴의 결은 대단히 흡임력이 뛰어납니다.. 전 그렇게 읽었습니다..


    5. 모든 시선은 희수를 따라갑니다.. 그의 눈길에 머문 세상과 주변의 이야기로 서사는 이어지죠, 어떨때는 관조하 듯 무심하게 어떨때는 스스로의 일임에도 무정하게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과 가족이라는 울타리와 연결되는 상황에서는 생각지도 않은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기도 하죠, 그에게 있어서 세상은 대단히 냉정하고 무심하고 받을 것이 별로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희수에게는 그동안 그가 살아온 삶에서 조금의 희망을 얻고자하죠, 가족, 그 단순한 바람이 그에게는 얼마나 큰 욕심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작가는 작품속의 허구의 세상속 현실의 삶속에서 그려내죠, 한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모든 감정의 선을 작가는 조폭이라는 느와르적 감성을 통해 아주 현실적이고 섬세하고 리얼하게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전 작품의 제목만으로 판단하길 이 작품속의 느와르적 감성은 대단히 뜨겁고 활활 타오르는 과격함과 거침이 공존하는 그런 흔한 조폭의 세상과 그동안 여러 미디어를 통해 그려왔던 어두운 폭력의 모습을 예상했지만 정반대였습니다.. 이렇게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려내는 문장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지 말이죠, 그리고 그 담담함속에 담긴 뜨거운 인간의 욕망과 감정과 피의 끓어오름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들의 삶을 지리멸렬하는 깜빡거리는 네온사인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 내면에서 견뎌내고 생존하는 삶의 근원에는 '뜨거운 피'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어쩔 수 없이 생존하기 위해 그 피를 감출 수 밖에 없지만 밖으로 흘러내온 그 내면의 피는 뜨겁다못해 그들의 감정을 불사릅니다.. 전 그렇게 읽었습니다..


    6. 사실 영화가 만들어졌다고해서 급한 마음에 늦었지만 읽어봤습니다.. 천만영화네, 획기적인 흥행이네하는 영화조차도 전 이상하게 소문을 듣고 이야기로 칭찬이 자자하면 그때에는 별 마음이 동하지 않습디다.. 소설도 그래요, 수없이 많은 출간작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몇몇 작품들이 그렇게나 대단하다고 칭찬하면 그때 읽어봐야될텐데도 묵혔다가 읽는게 소심한 제 성향인가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남들 다 지나간 자리에 서서 고함을 질러댑니다.. 우와, 이 작품을 이제서야... 바보같죠, 하지만 이런게 또 다른 제 즐거움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남들 다 좋다할때 외면했다가 남들 지나간 자리에서 다시 떠들어대며 읽은 척, 본 척 하는 가식적인 모습,,,, 정말 좋은 작품이고 멋진 작품이고 뛰어난 감정선을 갖춘, 저에게는 즐거움을 안겨준 작품이네요, 영화로는 어떠한 느낌으로 보여질 지 모르지만 소설속의 문장들이 주는 감흥적 문체의 매력을 얼마나 구현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영화가 그 문장의 결을 따라가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 작품은 한 인물의 내면과 그 시선속에서 보여주는 비루한 깡패의 삶과 그 배설적 세상을 담담하게 표현하면서 그 이면에 담긴 감정의 뜨거움이 느껴지니까 말이죠, 직관적인 영화적 이미지속에 그 감정의 선을 얼매나 담아낼 수있을지 궁금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여하튼 국내 스릴러소설로서 이 작품이 주는 개인적 반향은 제법 큽니다.. 제대로 알 지 못했던 김언수라는 작가의 타이틀을 머리속에 새기는 계기도 되었구요, 마지막 돌아서는 희수의 뒷모습에 담긴 세상의 온갖 감정의 파편들을 지금도 떠올립니다.. 기회되면 한번 읽어보세요, 무척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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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19-09-11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움마다 2019-09-11 18:40   좋아요 0 | URL
국내스릴러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은 진작에 읽어셨더군요, 좀 늦었지만 무척 즐거웠습니다^^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스토리콜렉터 75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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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젠장 나만 힘들어보여요, 주위에 사람들은 다들 즐거워보이고 행복해보이고 여유롭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은데 왜 나는 매일 이모냥 이꼴로 하루하루를 숨막히듯이 살아가는 것일까요, 아이 신발 하나 사주는 것도 주변에 아이 친구들이나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떡하니 좋은 신발 신고 다니는데 부모가 되서 유명 브랜드 하나 살려면 제값주고는 비싸서 사지도 못하고 고르고 고르다 결국 자꾸 발이 커지니 좀 이따가 제대로된 신발 사자고 꼬드겨놓고 할인매장가서 할인된 신발 하나 사주고, 그럼에도 만족하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내가 이것밖에 못해주나하는 자괴감에 빠지고, 에잇 이왕 사주는거 체육복이라도 한벌 깔끔하게 사라하면 그 말 한마디에 웃음꽃이 사라지지 않는 아이를 보며 그냥 질질 끌지말고 진작에 해줄껄하는 후회가 밀려오곤 하죠, 그리고 다 사고 나오면 남은 아이들은 또 우짜지,,,, 젊은 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비싼 외제차타고 다니고 아이들에게 비싼 브랜드 사서 입히고 신기고 해외여행 데리고 댕기면서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랑하고 우리는 왜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 한번을 안가라고 되묻는 아이들에게 핑계마냥 아빠가 시간이 안나서, 엄마가 바빠서라는 말로 조만간 가자고 하는 이 현실이 나만 그런가,하는 생각이 들곤 하죠, 왜 저들은 저렇게도 여유롭고 자기만의 삶에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내 눈에 띄는가하는 시기아닌 질투도 간혹 생기곤 합니다.. 나도 비싼 차 타고 싶고 나도 멋진 명품 가지고 싶고 나도 여유로운 여행도 다니고 싶고,,, 그들처럼 말이죠,


    2. 부러운건만 보이는 법입니다.. 하지만 잠시 뒤돌아 나를 바라보는 사람은 없는 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죠, 스스로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고 심지어 아이가 많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 하나에 비싼 브랜드의 물건을 사주고서 나머지 아이들에겐 어떻게 하지라고 고민하는 저의 모습을 보며 넌 남들이 가지지 못한 다복한 가정을 가진 것 하나만으로 모든 세상의 행복을 다 가진 놈인데, 어디서 되먹지않은 남부럽다는 소리나하고 자빠져있냐라고 하는 수많은 불만은 제가 부러워하는 완벽한 삶을 가진 알지못하는 그 누군가처럼 되고 싶은 마음의 수백배는 많을겝니다.. 그렇죠, 모든 대상은 상대적입니다.. 하지만 자기만 바라보면 인간은 나보다 못한 사람을 바라보고 이해하기가 쉽지않죠.. 나보다 나은 사람을 보며 그들의 삶을 닮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나보다 못한 사람은 잘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이로인해 많은 착각과 시기와 질투와 욕망에 사로잡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죠, 인간은 그런 존재입니다.. 마이클 로보텀은 이러한 인간의 심리와 상처받은 관계의 고통을 다루는 재주가 뛰어난 작가님이시죠, 이번에는 단행본입니다.. 두명의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이나 타인에게 고통을 주고 스스로를 또는 타인을 속여가며 살아가는 지 보여줍니다.. 누구나 그렇습니다... 드러내지 못한 진실은 그 경중을 떠나서 모든 이에게 존재합니다.. 쉬잇, 이번에 그녀는 누군가의 삶을 훔칩니다..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입니다..


    3. 두명의 여성이 등장합니다.. 메건이라는 완벽한 삶을 살아가는 듯한 부유한 가정을 가진 여성과 지역의 슈퍼마켓의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그런 메건을 바라보는 애거사라는 여성입죠, 이 두 여성은 임신중입니다.. 그리고 애거사는 자신이 가지지못한 삶을 살아가는 메건의 모습을 부러워합니다.. 메건은 아이들이 둘이나 있지만 다시 임신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멋진 남편과 부유한 삶이 있죠, 그녀의 주변은 완벽해보입니다.. 그런 메건의 삶과 인생이 부러운 애거사는 홀로 임신을 감당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녀가 만나고 좋아한 남자는 해군에서 복무중인 남자입니다.. 아직 그녀가 임신한 것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죠, 하지만 그녀는 그를 사랑하고 그와 함께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임신 소식을 알리려하죠, 하지만 애거사가 바라보는 메건의 삶처럼 매건의 인생이 그렇게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삶의 이면은 항상 불완전하죠, 메건 역시 두 아이를 두고 살아가고 있지만 세번쨰 아이를 임신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아이의 임신으로 인해 그녀의 삶은 조금씩 무너져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임신에는 다른 누군가가 알지못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애거사는 끊임없이 매건의 삶과 그녀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 어느날 메건은 애거사에게 말을 걸게 되는데.....


    4. 소설은 메건과 애거사를 번갈아가며 그녀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삶과 주변의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애거사가 바라보는 매건과 애거사에 전혀 관심없는 매건의 이야기를 교차하여 등장시키고 있죠, 명백히 이 소설의 설정이 어떠한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범죄의 냄새는 애거사에게서 나고 애거사의 삶이 얼마나 메건에게 가해를 끼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메건은 그녀의 인생과 삶과 가족이라는 개인적인 인생에 관심을 두고 있죠,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합니다.. 하지만 애거사는 자신이 아닌 메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비정상적 행동에 영향을 끼친 그녀의 과거와 심리적 불안들을 독자들은 하나씩 알아나가게 됩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하고 자신이 얻지 못했던 그 모든 것에 대한 개인적 욕망을 만족시켜줄 대상으로 메건이라는 여성을 바라보는 것이죠, 말그대로 스토커이자 범죄적 행위라는 점을 독자들은 처음부터 인식하고 작품을 접합니다.. 조금씩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소리죽여 관찰하는 것이죠, 가해자가 가지는 비합리적 당위성에 대해 독자는 거부적 수긍방식으로 왜 저렇게하나라는 일종의 대중적 비공감대를 형성하며 이 여성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과 그렇게 하면 반드시 죗값을 받게 된다는 일종의 결론을 앞세워 작품이 흘러가는 서사에 집중하게 됩니다.. 애거사가 보여주는 모든 것은 전혀 일반적이지 않음으로 인해 독자들은 한순간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전혀 자극적이지 않게 심리적 불안감과 상황적 긴장감을 이끌어내가는 방식이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5. 언제나 그렇듯 아이라는 존재적 설정은 대중적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특히나 동일한 여성의 관점에서 대치적인 상황으로 이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심리스릴러속에서 아이를 두고 벌어지는 상황은 아주 두근거리는 감성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전혀 과하다거나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대단히 현실적인 상황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아주 쫀득쫀득한 문장력으로 독자들에게 죄여오는 즐거움이 가득하죠, 애거사가 보여주는 범죄적 시각의 비이성적 판단 역시 분명히 있어서는 안되는 가해자의 시선이지만 저로서는 자꾸만 그럴 수 밖에 없는 그녀의 과거와 아픔과 고통과 현실에 대한 애잔함이 들어버리는거죠, 메건에게서 보여지는 상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로서는 나름의 상처와 힘겨움을 가진 삶이지만 그녀를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속에서 그녀에게서 보여지는 삶은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또한 그녀가 숨기고 싶은 비밀 역시 딱히 공감이 가진 않죠, 그런 그녀의 삶에 대한 공감은 쉬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허나 이러한 부분은 두번째 챕터의 상황에서 벌어지는 엄청난 사건의 시작과 함께 완전히 달라집니다.. 임신한 두 여성의 삶, 그리고 출산, 이렇게 새로운 삶이 펼쳐지는 상황속에서 발생하는 대단히 극적인 범죄적 흐름과 두 여성의 심리적 변화와 그 속도감은 아주 뛰어납니다.. 이러한 긴장감과 집중은 교차적 시점으로 서술되어지는 두 여성의 심리적 압박과 함께 끝없이 펼쳐집니다.. 마지막의 결말과 그 끝에 이르기까지 이 스릴러의 매력은 멈추지 않습니다.. 저로서는 그러했습니다..


    6. 임신한 여성의 이야기에 남성이자 중년의 아저씨가 감정이입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 소설의 작가가 마이클 로보텀이기 때문입니다.. 이 작가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극밀한 감정적 표출과 그 흐름에 매우 뛰어난 문장력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장점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조 올로클린이라는 파킨슨병을 앓는 심리학자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내놓고 있는 이 작가는 인간이 보여주는 극악하고 자극적인 범죄행위의 근원과 내면의 어둠에 대해서 너무나다 농밀하게 그려놓곤 하죠, 이 작품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의 경우 역시 단행본이긴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내면의 파괴된 영혼의 심리적 혼란에 대한 현실적 가해를 아주 잘 살려놓고 있습니다.. 그러면 안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비이성적 범죄의 합리화를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인지 새삼스럽게 즐겁습니다.. 대비적인 두 여성에게서 보여지는 삶의 현실과 이면의 아픔들을 통해 작가는 여성 심리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전 그렇게 봤어요, 이 작품속에서 다른 이들의 이야기는 없습니다.. 오롯이 두 여성, 애거사와 메건이라는 인물의 삶과 내면에 집중하고 있죠, 그리고 그들의 아이가 있습니다.. 중간중간 저조차 숨을 몰아쉬며 어디까지 달려갈 것인 지, 언제쯤이면 이 상황의 혼란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 지, 가늠할 정도로 후반부의 상황이 주는 압박은 대단했습니다.. 만족스러운 스릴러소설이라고 전 생각했구요, 여성이라면, 부모라면, 그리고 스릴러독자라면 매우 즐거우실 작품이라꼬 전 생각합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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