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분립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7-4 미치 랩 시리즈 3
빈스 플린 지음, 이영래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1. 입대일이 91년 10월 17일(잊지도 못합니다.ㅋ), 한달 조금 안되는 시점(9월 20일경)에 영장을 받았던 것 같아요, 막상 가야된다는 생각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하더군요, 무섭기도 하고 애인이랑 헤어지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기도 하구요, 심지어 부친에게 결혼시켜달라고 말도안되는 억지를 부린 기억도 나네요, 푸훗,  차츰 기일이 다가올수록 못먹는 술도 먹고 애인은 저를 토닥거리면서도 돌아서서 눈물을 짓는 모습에 참 마음이 아팠던 추억도 있습니다.. 이렇게 헤어지는 것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서로 부둥켜안고 한없이 울었던 참 순수했던 그런 시절이었죠, 물론 군대가서 깔끔하게 헤어지게 되었습니다만, 라떼는 그랬습니다.. 남들 다 가는 군대 가는 것이 무어 그렇게 서러울 일이겠습니까만 잘나가던(?!) 대학시절의 절정기를 그렇게 단절해버린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입대 전날,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부모님께 무심하게 인사하고 돌아서니 가슴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아마도 부모님에 대한 생각홀로 남은 애인을 두고 가는 거였겠죠, 돌아서서 눈물짓는 어머니보다 홀로 떠나보내는 저를 보며 눈물짓는 애인에게 더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참 철없었죠, 게다가 그렇게 애절하게 붙잡던 손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


    2. 자, 그렇게 풀 한포기 친구얼굴 모든 것이 새롭던 시간을 뒤로한 체 6주간의 군사훈련후 젊은 군인으로의 생을 다시 시작하면서 진정한 군인으로의 자세로 이등평의 편지를 쓰기 시작하죠, 사격으로 날아가는 비둘기를 잡았느니, 태권도로 막사 기둥을 내려앉혔니 하면서 어설픈 특공무술의 대가로 거듭나는 허세가 시작됩니다.. 북한 침투와 UDT(우리동네똥방위)를 전문으로 하는 스페셜포스에 뽑혔는데 눈이 나빠서 최종탈락을 했니하면서 말이죠, 말이나 됩니까, 여하튼 상남자로서 군인의 캐릭터는 얄짤없는 허세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보초설때나 총 한번 잡아보는 행정병인데 회의용 차트만드는거 잘했다는 이유로 일병 포상휴가를 받고선 나와서 친구들에 사격대회 일등사수로 일주일 포상휴가 받았다는 과감한 거짓말까지, 남자라면, 군대를 갔다왔다면 조금은 허세작렬의 추억이 남긴 하죠, 그렇다보니 막 밀리터리 액션이나 스릴러를 보면 상상속의 저의 설정에 힘을 보태어 현실적 이미지로 탈바꿈하기도 합니다.. 뭐 여하튼 총을 만져보고 쏴보기도 했으니까요, 여성분들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지만 남성으로서 이러한 장르의 매력은 대단합니다.. 그중에서도 최고중 하나는 빈스 플린 작가의 '미치 랩'시리즈이죠, 안타깝게도 너무나 일찍 타계하신 작가님의 미치 랩 시리즈는 전형적인 아메라카 국뽕스타일의 작품이지만 재미면에서는 과히 최상의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물론 과거 최애의 미드였던 '뎀 잇 클로이'의 불사신 잭 바우어를 탄생시킨 영향력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구요, 아무생각없이 뜬금없이 지금 다시 읽게 된 이 작품은 미치 랩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입니다... '임기 종료'라는 단행본에서 미치가 탄생하고선 그의 활약이 시작된 '권력의 이동'이후 '제3의 선택'에서 벌어진 상황이 본 작품 "권력의 분립"에서 해결이 됩니다..


    3. 미첼 랩이라는 인물은 기밀중의 기밀의 인간병기입죠, 나라가 만약 위태로울때 언제나 자신의 모든 것을 위기의 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불태우는 인물입니다.. 끊임없이 세계의 위험속에서 자칭타칭 세계의 경찰을 자부하는 미국을 위해 한 목숨 바치는 애국자중의 애국자이죠, 소설은 그냥 소설로 보시면 됩니다.. 같잖으시면 그냥 나라와 인물만 우리나라를 대입하시면 됩니다.. 주인공을 그냥 남미철로 바꾸셔도 되구요, 여하튼 그렇습니다.. 3번째 시리즈는 전작에서 미치에게 주어졌던 임무를 행함에 있어서 누군가의 배신이 있었습니다.. 구사일생으로 미치가 살아나 미국으로 돌아오지만 그 배신자는 찾질 못한 체 작품이 마무리가 되었죠, 여전히 자신과 나라의 권력의 중심에 또다른 배후가 있다는 사실에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 미치에게 애너와의 사랑은 더이상 그에게 과거의 기밀과 비밀스러운 임무와의 결별을 생각케 합니다.. 마침 CIA를 지키던 토마스 스탠스필드가 사망한 후 후임으로 아이린 캐너디가 발탁됨에 따라 그동안 자신이 믿어온 캐너디와의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던 중 자신을 죽이려했던 스파이인 캐머런을 살해한 인물에 대해 확인한 후 그 배후를 밝혀내기 위해 미치는 이탈리아로 향합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의 첩보국인 모사드에서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병원의 지하벙커에 핵무기를 제조중인 사실은 미국에 전달하죠, 미국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될 핵무기와 관련한 상황으로 미행정부는 큰 혼란에 휩싸이는데, 동시에 이탈리아로 향했던 미치는 자신이 찾은 인물과 함께 정체모를 적으로 인해 위험에 처하는데......


    4. 이 작품의 설정과 서사는 단순한 밀리터리 액션의 범주에 놓여있지 않습니다.. 제목의 의도에 맞게 미국이라는 나라의 권력의 중심에서 이를 견재하고 균형을 잡기 위해 벌어지는 음모와 배신과 복수와 정의를 다루고 있죠, 미치의 활약은 그렇게 수면위로 오버스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서사의 중심은 새롭게 CIA의 수장으로 발탁된 아이린 캐너디의 상황적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주는 긴장감과 속도감은 아주 대단합니다.. 챕터와 시간적 구분으로 상황별 장소별 이끌어내는 이야기의 흐름은 빈스 플린이라는 작가의 소설적 재능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게다가 모든 문장속에 녹아든 군사적 의미와 상황적 고증과 현실적 비유는 대단히 뛰어나기 때문에 독자로서 진정한 밀리터리소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것이죠, 과거의 톰 클랜시의 모든 것과 함께 빈스 플린만의 간결함이 작품속에서 독자들에게 끝없이 드러납니다.. 어떻게 보면 두꺼운 장편의 흐름이지만 아주 짧고 한순간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부분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히려 톰 클랜시처럼 조금은 상황이나 흐름에 있어 보다 구체적이고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추가해주었더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무엇보다 이 시리즈의 장점은 미치 랩이라는 인물에 대한 아주 입체적인 이미지적 묘사에 있습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유니버셜 솔져인 캐릭터임에도 한없이 바보같은 남자로서 그려내는 주인공의 이미지는 대중적인 면이 부각됩니다.. 소설을 읽을수록 애너 릴리라는 여인에 대한 짜증이......


    5. 이 작품의 출시 시점은 2001년으로 9.11테러가 발생하기 전의 이야기로 보입니다.. 제가 제대로 본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 작품의 이야기가 어떻게 그렇게 중동이라는 나라와 미국의 관계와 그 흐름을 잘 보여주는 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 작품은 이라크를 중심으로 한 중동의 미국에 대한 관점과 미국이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관점이죠,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중동내에서 가지는 입장과 그 영향력도 소설속에 상당히 구체적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전체적 이야기는 미국의 내부 권력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고 봐야겠죠, 빈스 플린인 국뽕의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자신들의 중심에 놓인 적을 둡니다... 무엇보다 그들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암투가 우선적으로 적용되는거죠, 미국을 위협하는 세계속의 적들을 대척점에 두곤 있지만 이 적보다 더 문제는 내부의 적이라는 가장 소설적 합리를 내세우는겁니다.. 소설은 이러한 설정으로 수백 페이지의 이야기에 독자들을 끊임없이 끌어들입니다.. 마지막 몇페이지를 남겨둘때까지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쉽지 않아보입니다.. 그리곤 한순간에 훅하니 사건의 내막과 결과가 등장하게 되죠, 깔끔하고 순탄한 결말이긴 하지만 많이 아쉬움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상황이 주는 긴박감과 서스펜스가 인물적 활약과 상황적 액션들로 좀 더 살이 붙었더라면하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특히나 이번 작품에서는 이러한 마무리적 측면에서 전반적인 긴장과 긴박감이 한순간에 털어내버리는 듯한 상황으로 끝내기에 더 감질맛이 났다고 봐야겠습니다.. 여하튼 이렇게 다음편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이제 3편째니까요,


    6. 빈스 플린은 2013년에 작고했습니다.. 여전히 미치는 그의 소설속에서 숨쉬고 있는데 그는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생을 달리했습니다.. 아마 저도 그때쯤 그 당시의 최근작인 미치 랩의 6번째 시리즈인 "제거명령"을 읽었나봅니다.. 미치와의 만남이 들쑥날쑥하긴해도 언제나 즐겁기만 합니다.. 물론 시리즈별로 순서에 이어보시면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 또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빈스 플린의 미치 랩 시리즈는 7편인 "반역행위"이후로 아직까지 소식이 없습니다.. 6년이 지났습니다.. 쉽지 않아 보이네요, 더불어 미치 랩의 프리퀄인 '아메리칸 어쌔신'이 영화로 나와 선보여졌지만 폭망에 가까운 영향력을 보여준지라 국내에서 플린 작가 생전의 출간작이라도 다 볼 수 있을 지도 의문이기는 합니다.. 미국내에서는 현재 미치 랩 시리즈를 카일 밀스라는 유명 스릴러작가가 그대로 집필하고 있다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남은 플린 작가의 작품이라도 나오길 기대할 수 밖에 없을 듯 싶구요, 미치 랩 시리즈는 뛰어난 밀리터리액션스릴러소설입니다.. 뭣도 모르는 독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합니다.. 프레드릭 포사이드보다는 보다 대중적이고 톰 클랜시보다는 보다 현실적이며 수많은 현실적 정치음모를 담보한 밀리터리스릴러에 있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잭 바우어의 강렬함과 잭 라이언의 현실감이 미치를 통해 전달되는 즐거움을 독자분들도 한번 경험해보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근데 이 시리즈가 꾸준히 출판되고 있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국내에는 시리즈의 6편까지 출시되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게 2015년이 마지막이네요, 미치를 이대로 묻을 수는 없는데....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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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2020-05-20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90년 8월27일읗 잊지못합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