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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의 그녀
그리어 헨드릭스.세라 페카넨 지음, 강선재 옮김 / 솟을북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1. 결혼이라는 것을 해서 살다보면 누구가 겪는 일이 있죠, 다른 두사람이 하나의 틀안에서 또다른 하나를 만들 수 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혼은 늘 양보와 이해와 포용이 전제가 되지 않고는 삶을 이어나가기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중 하나입니다.. 안그러신 분들이 계시다면 그런 분들은 정말 국가에서 매년 결혼지속장려금으로 기천만원 정도의 지원헤택을 주는 것에 대해서 저는 찬성합니다.. 물론 그럴 일은 엄찌만서도, 여하튼 결혼이라는 틀은 부부에게 참 쉽지않은 삶입니다.. 자식이 있으면 또 다른 새로운 가족의 개념이 형성되어 부부간의 집중의 농도가 아이들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지만 그럼에도 부부는 어렵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했고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을 결심하고 힘들지만 이 사람과는 어떻게 해서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으로 서로를 맞이하지만 삶은 우리를 하나로 만들지 못합니다.. 인간 개개인의 속성은 무촌인 부부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 크니까요, 특히나 자식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책임을 가지기 전에는 부부는 좋거나 나쁘거나 의미가 없거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쁘거나 의미가 없는 사이로 변질되면 현 시대의 이혼률이 증가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죠,
2. 저 역시 결혼 전 와이프를 7년이 넘는 시간동안 알아왔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장단점을 다 안다고 생각해서 이런 것은 결혼을 하더라도 내가 양보하거나 이해하거나 포용하거나 심지어 포기를 하고 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랑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하나가 되죠, 하지만 변명이라고 해도 할 순 없지만 그 사랑이 언제나 지속적인 영향력으로 모든 것을 포용해주지는 않습디다.. 삶과 현실과 상황에 놓인 부부는 사랑이 전제된 양보와 이해와 포용보다는 포기와 외면과 어쩔 수 없는 수긍적 자세로 조금씩 서로에 대한 상처를 줄이는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특히나 아이가 있다면 더욱 그런 눈치는 더 많이 보게 되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합니다.. 상대에 대한 사랑의 기준과 서로에 대한 소통의 상황들이 같을 수 없기에 누군가는 집착을, 누군가는 외면을, 또 누군가는 증오를, 다른 누군가는 폭력을, 서로는 좋거나 싫거나 아무 의미가 없거나로 돌변하는 관계가 될 가능성이 참 많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세상을 살아간다는게 얼마나 어렵고 힘들고 힘든 반면 이 삶이 또다른 행복과 즐거움과 책임적 고귀함으로 와닿는 지도 우린 경험합니다.. 순간 욱하는 마음이 없을 수는 없죠, 순간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마음 역시 없을 수는 없습니다.. 이게 모두 함께하기에 이루어지는 우리의 삶의 이면이자 현실이기도 하죠, 이번에 읽은 작품은 이런 부부라는 연결고리를 가진 남녀의 이야기를 아주 섬세하고 한 여성의 심리를 통해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녀가 보여주는 반전적 상황의 심리적 매력도 포함해서요, 공저이군요, 두분의 여성작가님이 선보이는 "우리 사이의 그녀"입니다..
3. 프롤로그에서는 한 여인이 다른 여인을 보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바라보는 다른 여인에게 뭔가 모를 일을 저지리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시작합니다.. 넬리라는 이름의 여인은 곧 결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과거에 자신에게 벌어졌던 아픔을 쉬이 잊지를 못해 수면장애를 안고 있죠, 그런 그녀의 아픔을 이해하고 사랑해주고 보듬어주는 잘나가는 금융업에 종사하는 남자를 우연히 비행기에서 만나게 됩니다.. 리처드라는 매력적이고 완벽한 남성은 가진 것도 성격과 부족함이 많은 넬리에게 자신의 모든 사랑을 바치고 있습니다.. 완벽한 신랑감이죠, 리처드는 넬리를 위해서 무엇이든 합니다.. 재력과 성품 어느 한가지도 부족함이 없는 남자와 결혼을 앞둔 넬리는 현재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칭구과 가족과 직업을 리처드를 위해 포기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 역시 넬리가 원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도 또다른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이 여인은 리처드라는 사람 - 즉 앞서 넬리와 결혼을 하려는 인물 - 에게서 이혼을 당한 사람입니다.. 버네사라는 이 여인을 리처드에게서 이혼을 당한 후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모의 집에서 현재 리처드가 결혼하고자하는 여인과 리처드에 대한 집착으로 그들을 스토킹하면서 전남편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이러한 버네사의 심리와 상황적 반전을 독자들을 이야기속에서 헤매게 만듭니다.. 넬리와 버네사, 그리고 리처드의 이야기는 독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기 부족함이 없습니다.. 뭔일이 발생할 지, 함 읽어봅시다..
4. 결혼에 대한 이야기고 부부에 대한 이야기고 사랑과 아픔과 고통과 환명과 배신과 가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결혼생활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들이 이 작품에 담겨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남녀간의 부부관계가 안겨줄 수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작가는 대단히 불안하고 심리적인 두려움으로 공황에 빠진 한 여성을 통해서 그녀의 시선으로 드러내죠, 그리고 주인공인 여성의 시선을 그녀가 갖고 있는 심리적 불안과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혼란스럽게 드러냄에 있어 독자들은 끝까지 그 감성으로 작품의 이야기를 따라가게 됩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숨겨진 진실 사이의 간극과 함께 남녀간, 가족간 벌어질 수 있는 상대적 관계와 이를 받아들이는 개인의 감성이 어떻게 부딪히고 또한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나가고 해결하는 지를 이 작품은 보여주죠, 두분의 작가님이 여성적 시각으로 리처드라는 한 남자를 통해 벌어지는 부부관계의 삼각적 연결구도를 아주 멋드러지게 잡아내신 것 같습니다.. 보여지는 완벽성이 드러내는 불안함과 이를 받아들이며 맞춰가려는 완벽하지 못한 한 여성의 사랑과 이해의 기준이 맞물리는 상황적 현실의 결혼생활, 보다 드라마틱한 구성적 심리스릴러이긴 하지만 현실적 감성임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어 가독성은 아주 뛰어납니다.. 심리스릴러로서 버네사라는 여주인공이 펼치는 상황적 서스펜스는 아주 뛰어나죠, 중편 정도 챕터로 세번정도 나눠진 분량마다 반전적 이야기의 흐름으로 상황의 흐름을 바꿔놓는 방식은 독자들에게 끊임없는 집중력을 보여줍니다..
5. 시작과 함께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주인공이 보여주는 심리적 불안감과 이들 부부와 함께 또다른 한 여인의 삼각관계의 혼란적 불안정은 독자들에게 상당히 많은 호기심과 향후 이어질 후반부의 반전적 기대를 많이 만들어주죠,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지지부진하고 또한 심리적 불안에 대한 여성적 시선의 혼란함을 드라마틱한 상황의 연결을 위해 오히려 집착하게 되면 독자로서 공감과 현실적 기대감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한 여성의 심리적 불안에 집착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답답한 상황으로 이어지게끔 만들죠, 이 여인의 불안함을 독자들에게 공감시키기 위함과 이 불안과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한 반전적 배치를 미리 마련해놓다보면 상황이 주는 억지스러움이 나타나게 마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이 조금 그런 영향이 나옵니다.. 각각의 파트의 중심 또한 여성이고 그 여성이 펼치는 상황과 이야기가 반전으로 이어지는 듯 하지만 실제 보여지는 이야기는 독자들의 기대보다는 큰 두근거림이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결혼이라는 전제와 그속에서 숨겨지고 보여지는 이면적 모습들이 생각만큼 드라마틱하지 않다거나 현실적 두려움과 대비해서 과하지 않게 마무리된다는 부분이 오히려 여성독자분들의 선호를 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구요, 저처럼 남성 독자로서 그동안 수없이 봐온 심리스릴러의 드라마틱한 설정의 충격적 반전을 억지로라도 과하게 넣어주면 더 나을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구요,
6. 이 작품은 여성적 심리의 상황이 보여주는 현실적 감성의 두려움과 고통을 여지없이 드러냅니다.. 대단히 현실적이죠, 누구나 그러한 상황에 맞닥뜨린다면 버네사와 같은 아픔이 없지 않을것이라는 전제가 이 작품의 전반에 깔려있죠, 사랑하지만 이해하지 못할 부부의 관계, 양보하지만 절대 용서하지 못할 부부의 관계, 헤어졌지만 절대 다시 벌어져서는 안될 부부의 관계들이 이 작품에서는 끊임없이 보여집니다.. 그런 치밀하고 섬세하고 꼼꼼하고 예민한 심리를 토대로 한 여성의 삶을 다루고 있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그동안 제가 읽어본 허구적 소설의 심리스릴러적 스토리와는 조금 다른 밋밋한 현실적 감각이 우선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만 오히려 작품을 다 읽고 나면 독자로서 특히 여성독자분들의 심리적 공감이 극적 재미를 위한 자극적 선택의 소재보다 이 작품 "우리 사이의 그녀"가 주는 현실적 재미가 더 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저 역시 긴가민가하지만 그동안 적응된 여느 작품의 자극적 흐름보다는 좀 밋밋한 이 작품의 현실적 부부관계와 그 내면의 이야기에 조금 더 점수를 주는게 나은가라는 고민이 듭니다.. 아무래도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는 남성분보다는 여성분들의 이해도가 훨씬 높을 것 같은 느낌은 듭니다.. 부부싸움을 칼로 물베기라고 하지만 그 물이 천갈래 만갈래로 베어지는 모습을 우리는 수없이 보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함부러 부부싸움에 칼을 들이대면 안되는거죠, 그렇죠,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