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이는 자 1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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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누군가 내 머릿속으로 들어와 모든 것을 조종한다면?

나를 이용해 악한 일을 한다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지 않나?

 누군가가 주입한 내용에 따라 행동하는 내 모습이.

    

물론, 우리의 뇌를 조종하는 것들은 적지 않다.

수많은 광도를 통해 알게 모르게 제품을 사게 만드는 광고들이 있다.

1+1 행사, 얼마 이상 구매하면 할인권 제공 같은 판촉 행사 등등.

이렇게 조종하는 것도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그래도 나만의 문제다.

하지만 나를 조종해 악의 길로 가게 만든다면?

나 때문에 누군가가 생명을 입는 피해를 입는다면? 

    

<이름 없는 자>를 읽은 후에 <속삭이는 자>가 너무나 읽고 싶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다섯 명의 소녀가 실종된다. 며칠 후 여섯 개의 왼쪽 팔이 발견된다. 실종된 여자 아이가 한 명 더 있다. 실종 신고조차 없는 여섯 번째 아이는 도대체 누구인가? 이 아이는 살아있는가? 아니면? 이름조차 모르는 여섯 번째 아이를 파악하기 위해 아동납치 전문수사관인 밀라는 범죄학자 게블러 박사가 이끄는 팀에 합류한다. 다섯 명의 소녀가 가리키는 한 명의 범죄자. 이들을 조정하는 앨버트, 그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그가 이런 일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이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내용을 지루하지 않게 이끈다. 그런데 이 사건들이 실화란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들인데 말이다. 이 사건들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악함은 그 끝이 어딘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그들 뒤에 숨어 속삭이는 자는? 생각만으로도 끝없는 공포가 밀려온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내가 내 생각대로 쓰는 것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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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정의 편지
지예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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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갈까?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내 마음이 온전히 전달될까? 내 모습이나 마음이 상대방에게 있는 그대로 비춰질까? 나는 다른 사람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온전히 바라보고 있는 걸까?

 

여기 두 쌍의 커플이 있다. 한 쌍은 어떻게 보면 연인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연인인 것 같지는 않다. 일방이 그런 사이라고 오해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둘만의 공간에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마음은?

 

다른 한 쌍은 분명히 연인이 아니다. 하지만 두 번째 커플의 일방도 자신이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다른 일방이 그를 스토커로 인식하는 상황이다. 한쪽은 사랑을 말하는데 다른 쪽은 공포와 두려움을 호소한다.

 

두 번째 커플의 오해가 커다란 재앙을 불러온다. 자신에게 뿐 아니라 또 다른 커플의 일방에게도 말이다. 이런 오해는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 그들 중 일부는 분명히 사랑하는 마음이었는데. 그저 상대방에게 이해를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일 뿐이었는데. 그저 아픔을 달래고자 하는 마음뿐이었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네 일반인들의 이야기이다. 요즘처럼 쌍방 간의 소통이 쉬운 시대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쌍방 간의 소통이 어려운 시대도 없을 것이다. 연인 간의 문제만이 아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문제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문제이다. 친구와 친구 사이의 문제이다. 지도자와 일반 국민들 사이의 문제이다.

 

모두들 자신만 바라보는 시대가 되었다. 가까이 있어도 함께 나누는 것이 없는 시대가 되었다. 눈을 들어 쳐다보지만 마음은 다른 곳을 바라보는 시대가 되었다. ‘를 말하지만 라고 이해하는 시대가 되었다.

 

<몽정의 편지>는 수많은 이야기를 한다. 사랑과 증오, 욕망과 욕정, 집착과 그리움 등. 우리들 모두에게 담긴 감정들. 또한 그를 뱉어내고자 하는 몽정의 이야기를. 그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다가온 이야기는 소통이 어려운 이 시대의 아픔이었다. 이 불통의 아픔이 얼마나 큰 재앙이 되는지. 때로는 가정의 불통이 가정의 해체로 이어지고, 스승과 제자, 친구와 친구 사이의 불통이 학교 폭력을 야기하고, 지도자와 국민 사이의 불통이 끝없는 불신으로 이어진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나 중심이 아닌 상대를 중심으로 한 배려, 그것이 진정한 소통의 방법이다. 김진호가 H를 중심으로 생각했다면, DH를 중심으로 생각했다면 이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어떤 결말로 이어졌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모두들 조금은 더 행복한 인생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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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27분 책 읽어주는 남자
장-폴 디디에로랑 지음, 양영란 옮김 / 청미래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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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며 참 재미있는 사람들, 또한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세상에는 아직도 참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렇게 힘들어 보이는 삶도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6시 27분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어주는 길랭.

그의 주변에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 무언가에 몰두하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 늘 희망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길랭 자신도 작은 듯 큰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인물은 이봉 그랭베르이다.

길랭이 일하는 공장의 경비원이 그는 고전 연극에서 삶의 낙을 찾으며 시간이 날 때마다 연기를 하거나 열정적으로 상상의 인물 피로스의 대사를 옲조리고 한다. 평상시 2음절 정형시 형식을 빌려서 말하는데, 이 모습이 참 재미난다. 이웃 사람들을 위해 공장이 쉬는 시간인 12시 - 13시 30분에 공장을 찾은 트럭 운전자를 대하는 그의 모습은 언뜻 격해질 수 있는 상황을 유쾌하게 넘어갈 수 있게 만든다. 물론 당하는 트럭 운전사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지만.


두 번째로 눈길을 끈 인물 주세페.

길랭이 일하는 곳에서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후 자신의 다리를 찾는 일에 목숨을 건다(어떻게 찾는지는 책을 읽어보시면 압니다^^)

그는 길랭이 지하철에서 주은 USB의 주인에게 빠져드는 모습을 보며 길랭이 그 여자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평상시 길랭과 주세페가 삶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나이에 초월한 그들의 아름다운 관계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주인공 길랭.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이유는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지만 참으로 따뜻한 인물이다.

자신이 읽어주는 이야기를 들은 모니크와 조제트가 양로원으로 초대하자 매주 토요일 양로원에 가서 책을 읽어준다.

뿐만 아니다. 잃어버린 다리를 찾는 주세페를 위해 그가 하는 일은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USB에 담긴 문서를 읽고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너무 로맨틱한 분위기라 맘에 다가오진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따뜻한 사람들의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오늘 누군가의 따뜻한 사랑의 이야기가 필요한 분이라면 누군가에게 이 책을 읽어주시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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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싶은 주일학교를 만드는 40가지 이야기
랜디 해머 지음, 이소희 옮김 / 북허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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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 핸드폰 중에서도 이제는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추세이다. 스마트폰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다양한 놀거리를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있다 보니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간다. 예배 중에 게임하는 친구, 톡하는 친구, 인터넷 서핑하는 친구, 많은 아이들이 머리를 숙인 채 핸드폰에 빠져있는 모습에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스런 외침이 절로 터져 나온다. 예배 시간에 핸드폰을 사용 못하게 했더니 아예 교회에 나오지 않는 친구들도 생긴다.

 

어느 책에선가 베드로와 바울은 말씀의 내용과 전하는 방식이 전혀 달랐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그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말씀을 전한 이유는 개인적인 성격의 차이도 있었겠지만 말씀을 듣는 대상이 달랐기 때문이다. 베드로는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말씀을 전했다. 바울은 이방인, 특히 그리스인들을 대상으로 설교를 하였다. 그러다보니 베드로는 구약 성취를 중심으로, 바울은 사람들의 종교적, 철학적 호기심에 맞춰 말씀을 설파하였다. 이는 곧 동일한 말씀이지만 청중에 따라 내용과 전달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에게 맞는 방식으로 말씀을 전해야 한다. 물론 말씀이 가진 생명력이 아이들을 변화시킨다. 하지만 아이들이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기 위해서는 전하는 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말씀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40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성경의 중요한 이야기들을 내용에 맞는 시기에 다양한 활동과 함께 진행하여 아이들이 재미있게 말씀을 듣고 마음에 새길 수 있게 이끌어준다.

 

이 책은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말씀을 전하는 교역자뿐 아니라 일반 교사들이 활용해도 상당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특히 각 장 뒤편에 나온 추가활동을 교역자의 설교와 연계에 진행한다면 아마 더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아브라함이 자신의 후손을 위해 기도하고 준비했듯이 우리도 우리의 아이들이 하나님의 귀한 사랑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아이들이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고, 성경 위에 바로 설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정말로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교회,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 하나님의 도우심 가운데 많은 아이들이 다시 교회로 나아오는 그 날을 기대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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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즈 웨이워드파인즈 시리즈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변용란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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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가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갔는데 어느 순간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전혀 다른 도시인 여수에 도착했을 때 받는 느낌이 이럴까? 처음과 끝이 완전히 다른 느낌이 사뭇 당황스럽다. 그러면서도 묘하게 흥분된다.

 

후기에서 밝히듯이, 저자는 이 소설이 <트윈픽스>를 보고 받은 느낌을 되살리고 싶어서 20년간 다듬고 다듬어낸 작품이라고 말한다. 후기를 읽고 나니 책을 보며 내가 받은 느낌이 무엇이었는지 어느 정도 감이 온다. 1990년대 초반에 방영했던 트윈픽스는 그 기괴함과 몽환적인 분위기 때문에 잊히지 않는 미드 중 하나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의 트윈픽스의 아류작 같다는 말은 아니다.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지만 이 책은 트윈픽스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소설이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성의 등장하며 이야기의 문이 열린다.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었던 미연방수사국 비밀 요원 에단은 자신이 웨이워드파인즈에서 두 명의 동료가 사라진 사건의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 왔다가 교통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신분증과 소지품을 모두 잃어버린 에단은 웨이워드파인즈라는 조그마한 도시에서 왠지 모를 공포감과 함께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다 카페 여종업원인 베벌리가 자신의 집이라며 알려준 곳으로 그녀를 찾으러 간 에단은 그곳에서 사라진 동료의 시신을 발견한다. 연방 요원이라는 신분을 밝혔음에도 너무나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보안관, 자신을 망상증 환자로 몰아가는 젠킨스 박사 등 모든 상황이 에단을 혼란스럽게만 만드는데...

 

사라진 두 명의 동료. 그 중 한 명은 시체로 발견된다. 하지만 보안관은 오히려 에단을 범인이 아니냐는 듯이 다그친다. 무언가 이상스러운 공포감에 휩싸인 에단이 마을을 떠나고자 그의 뒤를 쫓는 온 마을 사람들, 아니 어린 아이들마저도 그를 뒤쫓아 온다. 소설은 단순한 스릴러물을 넘어 이상한 광기로 뒤덮인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허물을 벗고 날아오르는 나비처럼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간다.

 

에단이 끊임없이 느끼는 공포의 원인은 무엇일까? 어떤 상황에서 그가 기시감을 느끼는 이유는? 소설 속 인물들의 시간이 뒤엉킨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런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마지막 장면을 읽기 전까지 알아차릴 수 없다(정말 뛰어난 독자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 보면 굉장히 엉뚱한 결말 같기도 하지만 트윈픽스를 사랑한 사람이라면 그 감정을 이해할 만도 하다. 특히 이 작품이 작가가 구상하는 3부작 중 첫 번째 소설이라고 한다면.

 

예전에 모든 불을 끄고 트윈픽스를 보며 느꼈던 오싹함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휘감아들었던 정말 멋들어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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