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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눈 이야기 - 예술과 의학 사이에서 명화를 만나다
기홍석.박광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학교 다닐 때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했는데 상은 여러 번 받았다. 그때 상을 받았던 기억 때문인지 미술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좋아하고 자주 찾아보는 편이다. 그렇다고 작품에 대해 잘 안다는 건 아니다. 작품 감상은 꽤 오랫동안 이어왔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도 상당하다. 그런 작품들은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고 그저 바라볼 뿐이다.
안과의사와 내과의사가 바라본 명화 속 눈 이야기는 내가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방법과 비슷하다. 그저 내가 볼 수 있는 눈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그렇다. 저자의 말처럼 미술을 감상하는 좋은 방법은 미술관이든 어디든지 작품을 자주 보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이들의 시선을 이해하려고 하면 된다.
《예술과 의학 사이에서 명화를 만나다 명화 속 눈 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꽤 매력적인 시각에서 명화를 바라본다. 안과 의사의 시선이라는 독특하면서도 색다른 시선에서 말이다. 한 번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 적이 없었기에 저자가 설명하는 눈에 관련된 수많은 의학적 이야기들은 재미도 있고, 신비롭기도 하고, 미지의 무언가를 알게 된 꽤 신선한 기쁨도 선사한다.
눈꺼풀, 각막, 눈물, 백내장, 녹내장 등 다양한 안과 관련 질환이나 증상 등으로 그림 속 인물들의 눈을 살피니 그 속에 담긴 안과적 의미 뿐 아니라 삶의 다양한 모습들도 함께 보이는 건 무슨 까닭일까.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처럼 눈에는 육체적인 아픔 뿐 아니라 우리가 겪는 수많은 감정과 경험들이 녹아내려 있기 때문일까.
미술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딸아이도 함께 보았는데 자기는 화가들이 이렇게 깊은 곳까지 세밀하게 살펴 표현하는지 몰랐다고 한다. 나 역시 그랬다. 작품 하나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지, 어떤 한 부분도 아무 의미 없이 그린 곳은 없다는 생각에 작품에 대한 존경심과 화가에 대한 경외감이 더욱 깊어졌다.
미술 작품만 그렇겠는가. 소설이나 시도, 영화도, 음악도, 수많은 인류의 문화유산들이 다 그렇지 않겠는가. 부디 이런 유산들이 앞으로도 더 많이, 오랫동안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 속에서 또 다른 미래를 꿈꾸고 그려낼 다음 세대를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