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 이야기 - 신에게 상처받은 영혼을 위하여
이상준 지음 / 두란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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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살인자이다. 동생인 아벨을 죽인 인류 최초의 살인자.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렸다는 히브리서의 말씀처럼 가인의 제사와 동생 아벨의 제사가 비교되고 이 때문에 가인은 결국 동생인 아벨을 죽이고 만다.

 

동생을 살인한 자라는 이미지 외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가인을 재조명해서 살펴본 책 <가인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였다. 이 책을 보며 나의 마음속에도 가인의 모습이 담겨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하나님의 존재를 알면서도 자신의 불행을 하나님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은 상처 입은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일구겠다고 다짐하며 하나님을 멀리 떠나버린 사람들. 자신에게 주어진 고통 때문에 하나님을 미워하고 의심하는 사람들. 이들은 모두 가인과 같은 존재들이다.

 

하나님은 가인을 사랑하셨다. 그렇기에 하나님은 가인이 돌아서기를 기대하시며 기다리셨다. 가인에게 세 번이나 돌아설 기회를 주셨다. 하나님은 등을 돌리고 떠나는 가인을 보시면서도 여전히 그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하셨다. 가인에게만 그러신 걸까? 우리에게도,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은 지금도 돌아오라고 말씀하시며 기다리고 계신다.

 

하나님의 울타리를 벗어나고자 했던 가인의 후손이 종국에는 다른 신의 울타리를 기대하며 우상 숭배를 하는 자들로 변질되고 결국 노아의 홍수라는 심판과 더불어 세상에서 사라진다. 이들에게 내린 심판이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이루어질 것이다. 그 심판의 날, 우리는 가인처럼 하나님께 분노하고, 하나님을 부정하고, 하나님을 의심하고, 우상숭배에 빠진 자들로 심판을 받을지, 하나님께 돌아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영원한 천국을 누리며 살지를 분명히 해야 할 때가 되었다.

 

가인의 이야기를 한 편의 소설처럼 풀어나가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다. 마지막 극적인 반전을 위한 조치로 생각되기는 했지만 하나님 대신 신이라는 표현을 써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가인과 같은 마음을 품었던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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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마라톤 - IQ 148을 위한 수학 퍼즐
이리나 보슬리 지음, 손희주 옮김 / 보누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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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나이가 들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그런 느낌이 드는 이유 중 하나가 예전처럼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건망증도 심해져서 무언가 하려다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한참 동안 멍하니 서있을 때도 많아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뇌 건강을 위해서는 퀴즈나 퍼즐 같은 문제들을 많이 풀면 뇌가 활성화된다는 얘기에 이러저러한 문제들을 풀어보기 시작했다.

 

다양한 퀴즈나 퍼즐들을 풀다 만나게 된 <브레인 마라톤>. 이 책에는 수년간 지능검사 개발 및 프로그래밍 경력을 가진 작가가 직접 개발한 퍼즐들과 마방진과 같은 고전 퍼즐들이 함께 실려 있는데, 두뇌 훈련뿐 아니라 문제를 풀었을 때의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훌륭한 퍼즐은 사고력을 높이고 지혜를 길러주며, 자연스럽게 문제 해결력과 논리력도 향상시킨다고 한다. 이 책을 풀어보니 나처럼 두뇌 훈련이 필요한 장년층 뿐 아니라 한참 자라는 청소년들에게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 하나하나를 풀 때마다 다양한 해결 방법을 생각해야 하다 보니 말 그대로 상상력, 논리력, 사고력, 암산 능력 등이 모두 향상될 수밖에 없다.

 

책에 실린 퍼즐은 총 7가지로, 하이브, 마방진, 크로스피스, 디지트, 퀸티, 트리아드, ABC퍼즐이다. 각 퍼즐마다 먼저 예제를 주고 문제를 푸는 방법을 단계별로 알려주어 처음 문제를 접하는 사람들도 어려움 없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퍼즐들이라 한 문제를 푸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조금 지나자 차츰 푸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물론 모든 문제가 그렇지는 않았다. 때로는 상당히 난해한 문제들도 있어서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여하튼 문제를 풀고 나면 그 쾌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실제로 머리가 팽팽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짧은 시간을 들여 언제 어디서나 즐길만한 취미거리가 하나 생겨서 더욱 활기차고 기분 좋은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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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사회 - 사회를 만나는 철학 강의
장의관 지음 / 미지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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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작스레 우리나라에 휘몰아친 정의의 열풍.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서점가를 휩쓸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그저 우리들의 희망사항이었기에 그랬을까? 여기저기에서 정의에 대한 이야기들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200만부 넘게 팔린 이 책은 대한민국에 별다른 변화의 불씨도 던지지 못한 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는 살면서 부조리한 모습들을 많이 접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불평등의 모습들을 본다. 때로는 정의가 승리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정의라는 말에 오히려 역정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정의로운 사회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사는 지금은 아닐지라도 내 아이들만큼은 정의로운 사회에서 살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의로운 사회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저자의 말처럼 삶의 모든 모습들과 도덕적 가치들을 온 사회가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여 올바른 해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정의로운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런 사회를 기대하며 저자는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치는 8가지 도덕적 문제(안락사, 낙태, 마약, 동성 결혼, 부유세, 사형, 매춘, 과시적 소비)를 정치철학의 눈으로 살펴본다.

 

8가지 문제들을 사람들에게 던졌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올까? 얼마 전에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중에 우연치 않게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들의 반응은 다양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의 친구들이 동성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 취향의 문제라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 의견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소수지만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옳을 수도 있는 것일까?

 

사실 어떤 논제에 대해 모든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 누군가는 반대 의견을 말할 것이다. 그것도 나름대로 타당성 있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대립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한 쪽의 승리를 선언하면 될까? 아니면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면 되는 걸까?

 

우리는 무엇이 정의인지 성급하게 결론짓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충분한 고민과 진중한 성찰이 필요하다. 모두가 함께 라는 질문을 던지며 함께 성숙해져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줄 아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런 자세를 갖춘 후에야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진정한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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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의 신군주론 - 한국 민주주의의 허구를 꿰뚫는 통찰
전원책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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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은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다. 저자의 모든 이야기에 공감하지는 않지만 평상시에 답답하게 생각했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직설적으로 꼬집어내는 저자의 주장에 막혔던 둑이 터지며 무언가 확 풀어지는 기분이다. 그만큼 오늘날 통치자라고 하는 이들의 행태가 우리 모두를 답답하게 만들고 있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한때 내 정치적 성향은 소위 진보 좌파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보수적 성향으로 전향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계속해서 느낀 것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열렬한 민주주의 옹호자이면서 국민을 대변하고 민중을 위하는 것처럼 보였던 인물들도 자신들의 이익 앞에 어이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정치인에 대한 깊은 기대감이 사라졌다. 그뿐 아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구분 없이, 사람에 대한 판단 없이 자신이 지지했던 정당에서 나온 인물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뽑고 보는 사람들의 모습에도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저자는 우리나라 지도층, 특히 정치판의 부패가 그치지 않는 원인으로 제시한 세 가지 이유에는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념과 상관없이 뭉친 패거리는 반드시 부패한다는 것,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것, 이너서클의 부패.

 

저자의 말처럼 어느 순간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여당과 야당의 색깔이 비슷해졌다. 그러면서 둘의 차이를 구별하기가 어려워졌다. 물론 아직도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움직이는 당이나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권력의 범주 안에 들어서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자기 식구 챙기기, 권력 나눠먹기, 밀실 담합. 또한 절대 권력 밑에 있는 소위 측근들의 부패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제는 이들 정치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이들에게 분노하고 이들의 행태를 비난하면서도 정작 많은 이들이 통치자에 대해 냉소적이다 못해 너무나 무관심하다는 사실이다. 저자가 인용한 플라톤의 한 마디가 통렬하게 나의 가슴을 헤집는다.

 

정치적 무관심의 대가는 자기보다 못한 자의 통치를 받는 것이다.’(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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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
존 그린.데이비드 리바이선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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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언제냐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아마 고등학교 시절이라고 말할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은 즐겁고 순수했던 시절이긴 하지만 사랑이니 우정이니 하는 것들을 느끼기에는 아직 너무 어린 나이였다. 반면에 고등학교 시절도 무언가를 다 아는 나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조금씩 사람을 알아가고 그 속에서 사랑과 우정을 키워가는 나이이기에 그 즐거움과 기쁨은 그 어떤 때보다 더 크지 않은가 싶다.

 

두 명의 윌 그레이슨. 2미터가 넘는 거구의 동성애자 타이니 쿠퍼의 끝없는 사랑 타령에 힘들어하는 한 명의 윌 그레이슨. 온라인으로 만난 아이작에게만 자신의 마음을 여는 또 한 명의 윌 그레이슨. 이 둘은 서로의 존재조차 몰랐지만 어느 날 운명처럼 서로 마주친다. 둘의 만남, 또한 타이니 쿠퍼와의 인연으로 이 둘은 조금씩 변해간다.

 

윌 그레이슨이 다른 윌 그레이슨에게 던진 한 마디.

 

사랑과 진실은 한통속이라며. 그 말은 그 둘이 함께일 때만 존재할 수 있다는 거잖아?”(p.219)

 

너무나 멋진 말이다. 진실이 없는 사랑은 사랑일 수 있을까? 사랑은 그 무엇보다 진실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사랑도 얼마나 많은지. 남녀 간의 사랑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타인을 향한 사랑에 진실이 없다면, 결국 값싼 동정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연말연시에 반짝 이루어지는 생색내기 사랑에는 진실도, 진심도 없다.

 

두 명의 그레이슨은 조금씩 사랑에 대해 알아간다. 또한 자신들 친구들과의 우정을 깨달아 간다. 이들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조금씩 변해가고, 조금씩 성숙해간다.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예뻐 보인다.

 

십대 때 만난 동성 친구와의 우정만큼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윌 그레이슨과 타이니 쿠퍼의 관계를 봐도 그렇다. 한때 서로를 향한 진심을 묻어두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을 내비치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결국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진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음속에만 담아둔 진심은 의미가 없다. 서로를 향해 그 마음을 내비치는 과정이 중요하다.

 

사랑과 우정. 가슴 설레게 하는 이 단어들이 십대 소년들의 모습을 통해 깔끔하고 사랑스럽게 그려진 이야기에 나도 그때로 돌아간 듯 행복과 설렘과 즐거움이 넘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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