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 - 소설 안중근
신용구 지음 / 이른아침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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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기억하는 수많은 선조들이 있다. 중에서도 많은 이들의 옷깃을 여미게 만한 영웅을 꼽으라고 했을 단연코 빠지지 않는 선조가 바로 안중근 의사이다. 조선을 침략한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빈에서 저격한 독립운동가, 우리나라 국민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칭송을 받는 민족적 영웅. 하지만 우리는 안중근 의사에 대해 알면서도 모르는 역설적인 상황에 빠져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행동은 알고 있지만 그의 마음속에 담긴 동양평화의 메시지는 알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저자가 안중근에 관한 소설을 이유가 바로 안중근 의사의 생각을 우리에게 올바로 전해주기 위해서이다. 안중근 의사는 이토를 저격했지만 그를 용서해달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일본군 포로와 상인을 잡고서도 그들의 생각을 들은 풀어주기도 하였다. 범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어찌 적국의 군사와 백성들을 그렇게 쉽게 풀어줄 있는지, 어찌 적국의 수괴를 용서해달라고 기도할 있는지, 그것도 전시 상황에서, 자신의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중에서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안중근 의사가 품고 있었던 생각을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단순히 적을 적으로만 대하면 결국 공멸뿐이 남지 않는다. 돌고 도는 복수의 악순환만이 계속될 뿐이다. 서로가 함께 진정한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용서하여야 한다. 물론 상대방의 진심 어린 사죄가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증오보다 용서가 진정 용기 있는 행동임을 알게 하시고, [중략] 절망을 태워 희망으로 거듭나게 하시고, 분열을 태워 하나가 되게 하시고, 욕망을 태워 평화를 알게 하소서.(p.368)

 

현대를 사는 우리들도 안중근 의사가 남긴 말을 되새겨봐야 것이다. 서로를 향한 증오가 아닌 용서를 베풀 있는 진정한 용기, 사분오열되어 있는 땅의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되는 단합의 역사, 자신의 욕망과 욕심을 버리고 평화를 바라는 겸손한 마음을 가질 있도록.

 

누군가가 아닌 바로 자신이 먼저 깨닫고 바뀌어야 한다. 안중근 의사를 시대를 뛰어넘는 외침을 제대로 들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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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법률여행 3 - 형법 재미있는 법률여행 시리즈 3
한기찬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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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재미있는 법률여행; 형사소송법>을 읽었다. 그때도 상당히 재미있게 법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는데 이렇게 다시 재미있는 법률여행 시리즈로 형법을 배울 수 있게 되어서 또 다시 기대감이 상승하였다.

 

법 중에서도 우리랑 가장 관계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법이 아마도 형법이 아닐까 싶다. 민법은 우리네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재물이나 친족, 상속 등과 관련된 법이라 우리의 일상 속에서 민법과 관련된 사건을 많이 접하게 되지만 형법은 왠지 범죄자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법률이라는 생각에 나와는 전혀 관계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저 뉴스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하기 쉽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책의 구성은 형법에 관한 간략한 설명한 후 형법을 구성하는 총칙과 각칙 2 파트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파트별로 먼저 총칙과 각칙에 관한 기초 설명을 한 후 사례와 해설을 제시한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먼저 문제를 풀어보면서 각 사례에서 중요시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정답과 해설을 통해 무엇을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지, 법에서 말하는 중요 부분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형법과 관련된 이 책은 법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태아를 인격체로 보는 시기, 사람의 사망 기준, 안락사 등 도덕적으로 민감한 부분들도 다루고 있어서 더욱 깊이 있게 읽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최근 들어 많이 들리는 명예훼손, 무고죄 등에 관한 내용도 눈여겨 볼만한 사례들이다.

 

재미있게 제시된 사례들이라 읽기도 쉽고 해설도 일반인들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서 법과 관련해 문외한이라고 해도 법의 테두리 안에 사는 이들이라면 그 누구라도 한 번쯤 읽어야 할 책이다.

 

물론 이 책으로 모든 법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그것은 저자가 원하는 바도 아니다. 법을 잘 모르다보니 억울하게 당하는 경우도 많고,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지도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법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 법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이점이 아닐까 싶다.

 

낯선 곳으로 여행이 주는 풍요로움과 즐거움처럼 법이라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즐겁게 만들어 줄 것이다. 지금 바로 당신이 골라야 할 여행지, 바로 이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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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연주하는 소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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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는 알면 알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작품을 집필한다는 점에서 그렇고, 수많은 작품들을 쉬지 않고 출간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얼마 전에는 정통 추리소설을 읽었는데 이 작품은 정통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와는 또 다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이미 1994년에 출간한 작품이었다. 지금부터 20여 년 전. 그때 이미 작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인류의 출현은 지금도 많은 작가들이 사용하는 인기 소재이다. 올해에도 <호모도미난스>라는 작품에서 새로운 인류의 출현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말하는 신인류는 여타의 작가들이 말하는 인류와는 다른 모습이다.

  

빛에 메시지를 담아 연주하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천재 소년 미쓰루. 그가 연주하는 광악에 매료된 젊은이들이 점차 그의 주변으로 모여든다. 이들은 광악을 듣고 더 의욕적이고 활기한 일상을 보낸다. 그러다 광악을 듣지 못하면 그 금단 현상으로 인해 무기력해지곤 한다. 한편 미쓰루의 능력을 듣고 그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자들과 그의 연주를 막으려는 자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은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로 기득권층이 권력을 무기로 대중들의 의식이 깨어나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메시지를 광악을 통해 미쓰루가 보내는 메시지에 실었다. 문득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 본 내용이 떠올랐다.

 

존재와 존재가 만나 진화한다.

  

작가는 눈을 감고 진화를 거부한 기득권층과는 달리 각각의 존재들이 깨어나 서로 만나며 인류는 결국 진화한다는, 그것이 의식에 관한 것이든지 육체적 능력에 관한 것이든지 간에,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낸다. 그의 말처럼 인류는 서서히 눈을 뜨고 세상을 올바르게 보기 시작한 사람들에 의해 진화되어 왔다. 우리의 역사를 보더라도, 세계의 역사를 보더라도, 어느 순간 빛을 보고 이를 연주할 수 있었던 이들은 항상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들이 기득권자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다음 단계로, 인류를 다음 단계로 진화시켜 나갔다. 아마 다음 단계의 진화는 이 소설을 읽은 우리 모두일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내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면모를 알려주었다. 다음번에는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더욱 궁금해지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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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줄 몰랐어
모르강 스포르테스 지음, 임호경 옮김 / 시드페이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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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일까? 이런 일이 실제로 프랑스에서 일어났다는 건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돈을 목적으로 사람을 유괴하는 범죄가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일어나지 않는 범죄라고 말할 수는 없다. 범죄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소재이기도 하고, 요즘 들어서는 자신의 신념을 보여주는 방법의 일환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렇게 색다르지 않은 사건을 그린 소설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제목에서부터 우리의 눈길을 끄는 요소가 있다. <죽을 줄 몰랐어>라는 표현에 담긴 뉘앙스.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라고 무심하게 말하는 듯한 뉘앙스가 우리를 더욱 섬뜩하게 한다. 누군가의 죽음을 이렇게 쉽게 말할 수 있을까?

 

강도, 폭행, 절도 등으로 2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나온 야세프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돈을 벌 수 있는 큰 건을 계획한다. 그 계획이란 다름 아닌 납치. 돈 많은 사람을 납치하여 크게 돈을 벌어보겠다는 야세프는 공범들을 끌어들인다. 구체적인 준비나 계획 없이 진행하다보니 몇 번의 실패를 거치게 되지만, 마침내 23세의 유대인 엘리를 납치한다. 이 납치 과정에는 돈을 벌겠다고 적지 않은 수의 남·녀 공범자들이 꼬여든다.

 

이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이렇게 꼬여든 인물들의 심리나 사건 행동들이 아주 세밀하게 그려진다는 점이다. 소설 속에 묘사된 공범들 중 일부는 납치라는 범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전혀 생각도 해보지 않는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한 단순한 행동으로만 생각한다. 그러기에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면서도, 엘리에게 나름 잘 해주려고 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돌이킬 수 있는 시간은 그저 덧없이 흘려보내고 만다. 한편 시간이 흐르면서 엘리의 부모에게서 돈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야세프는 증거가 많이 남았다는 이유로 엘리를 죽이고자 한다.

 

책을 보며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은 범죄를 저지른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프랑스 경찰의 대응도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많은 나라에서 납치범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지만 돈을 주면 안 된다고 하면서 야세프 일당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린 경찰의 대응이 과연 올바른 것이었는지...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더욱 끔찍했다. 머나먼 프랑스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기에 더욱 몸서리쳐졌다. 이런 일이 우리 사회에는, 아니 사람들이 사는 모든 공간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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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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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전남편과 남편의 여자 친구에서 태어난 니키. 수학적 재능이 탁월한 탠지. 싱글맘으로 아이들을 돌보며 낮에는 청소일을 저녁에는 바텐더로 일하는 제스. 탠지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이들은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석하려고 한다. 그때 그들 앞에 나타난 에드. 잠깐의 실수로 내부자거래로 고발당한 에드는 무심결에 그들을 수학 올림피아드가 열리는 스코틀랜드로 데려다 주기로 한다. 서로에게 까칠하게만 대했던 에드와 제스는 여행을 하면서 서로를 향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늘 괴짜로 놀림을 받으며 피셔 형제에게 맞기만 하던 니키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시험장에 도착하지만, 이들 앞에 높인 역경은 더 높아져 가기만 하는데...

 

세상에 나와서 가장 먼저 맺게 되는 관계, 가족. 우리에게 늘 힘이 되고 따뜻함이 되는 가족. 하지만 우리는 가족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사는 경우가 많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시간이 없다는 말을 하며 가까이 있지만 가장 멀리 있는 것처럼 생각하며 지내기도 한다. 에드가 그랬다. 집을 떠나온 후 정말 아버지, 어머니가 있는 곳에 진심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에드. 하지만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겪으면서, 또한 제스네 가족과 함께 스코틀랜드로 가면서 아버지를, 가족을 진심으로 그리워한다.

 

부제인 가족이라는 기적처럼 제스네 가족에게는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 중에서도 서로가 하나가 되어가는 기적, 서로가 가족임을 깨다는 기적, 아마 그보다 더 큰 기적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끝없이 기다려주고 함께 해주는 가족이기에 일어날 수 있는 기적이다.

 

가족 이야기에 더해 에드와 제스의 하나 더하기 하나 관계가 이루어지는 사랑 이야기도 너무나 매력적이다. 전남편, 전부인과 진정한 관계를 세우지 못했던 이 둘이 하나씩 하나씩 아름다운 관계를 맺어가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한 번의 실수 때문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뻔했지만~~

 

함께 하며 서로에게 용기를 주고, 힘을 주는 제스네 가족의 이야기가 지쳐버린 마음에 따뜻함과 용기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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