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
존 그린.데이비드 리바이선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사람들에게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언제냐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아마 고등학교 시절이라고 말할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은 즐겁고 순수했던 시절이긴 하지만 사랑이니 우정이니 하는 것들을 느끼기에는 아직 너무 어린 나이였다. 반면에 고등학교 시절도 무언가를 다 아는 나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조금씩 사람을 알아가고 그 속에서 사랑과 우정을 키워가는 나이이기에 그 즐거움과 기쁨은 그 어떤 때보다 더 크지 않은가 싶다.

 

두 명의 윌 그레이슨. 2미터가 넘는 거구의 동성애자 타이니 쿠퍼의 끝없는 사랑 타령에 힘들어하는 한 명의 윌 그레이슨. 온라인으로 만난 아이작에게만 자신의 마음을 여는 또 한 명의 윌 그레이슨. 이 둘은 서로의 존재조차 몰랐지만 어느 날 운명처럼 서로 마주친다. 둘의 만남, 또한 타이니 쿠퍼와의 인연으로 이 둘은 조금씩 변해간다.

 

윌 그레이슨이 다른 윌 그레이슨에게 던진 한 마디.

 

사랑과 진실은 한통속이라며. 그 말은 그 둘이 함께일 때만 존재할 수 있다는 거잖아?”(p.219)

 

너무나 멋진 말이다. 진실이 없는 사랑은 사랑일 수 있을까? 사랑은 그 무엇보다 진실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사랑도 얼마나 많은지. 남녀 간의 사랑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타인을 향한 사랑에 진실이 없다면, 결국 값싼 동정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연말연시에 반짝 이루어지는 생색내기 사랑에는 진실도, 진심도 없다.

 

두 명의 그레이슨은 조금씩 사랑에 대해 알아간다. 또한 자신들 친구들과의 우정을 깨달아 간다. 이들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조금씩 변해가고, 조금씩 성숙해간다.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예뻐 보인다.

 

십대 때 만난 동성 친구와의 우정만큼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윌 그레이슨과 타이니 쿠퍼의 관계를 봐도 그렇다. 한때 서로를 향한 진심을 묻어두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을 내비치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결국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진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음속에만 담아둔 진심은 의미가 없다. 서로를 향해 그 마음을 내비치는 과정이 중요하다.

 

사랑과 우정. 가슴 설레게 하는 이 단어들이 십대 소년들의 모습을 통해 깔끔하고 사랑스럽게 그려진 이야기에 나도 그때로 돌아간 듯 행복과 설렘과 즐거움이 넘치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