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연주하는 소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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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는 알면 알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작품을 집필한다는 점에서 그렇고, 수많은 작품들을 쉬지 않고 출간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얼마 전에는 정통 추리소설을 읽었는데 이 작품은 정통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와는 또 다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이미 1994년에 출간한 작품이었다. 지금부터 20여 년 전. 그때 이미 작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인류의 출현은 지금도 많은 작가들이 사용하는 인기 소재이다. 올해에도 <호모도미난스>라는 작품에서 새로운 인류의 출현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말하는 신인류는 여타의 작가들이 말하는 인류와는 다른 모습이다.

  

빛에 메시지를 담아 연주하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천재 소년 미쓰루. 그가 연주하는 광악에 매료된 젊은이들이 점차 그의 주변으로 모여든다. 이들은 광악을 듣고 더 의욕적이고 활기한 일상을 보낸다. 그러다 광악을 듣지 못하면 그 금단 현상으로 인해 무기력해지곤 한다. 한편 미쓰루의 능력을 듣고 그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자들과 그의 연주를 막으려는 자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은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로 기득권층이 권력을 무기로 대중들의 의식이 깨어나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메시지를 광악을 통해 미쓰루가 보내는 메시지에 실었다. 문득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 본 내용이 떠올랐다.

 

존재와 존재가 만나 진화한다.

  

작가는 눈을 감고 진화를 거부한 기득권층과는 달리 각각의 존재들이 깨어나 서로 만나며 인류는 결국 진화한다는, 그것이 의식에 관한 것이든지 육체적 능력에 관한 것이든지 간에,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낸다. 그의 말처럼 인류는 서서히 눈을 뜨고 세상을 올바르게 보기 시작한 사람들에 의해 진화되어 왔다. 우리의 역사를 보더라도, 세계의 역사를 보더라도, 어느 순간 빛을 보고 이를 연주할 수 있었던 이들은 항상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들이 기득권자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다음 단계로, 인류를 다음 단계로 진화시켜 나갔다. 아마 다음 단계의 진화는 이 소설을 읽은 우리 모두일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내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면모를 알려주었다. 다음번에는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더욱 궁금해지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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