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성
영화
평점 :
개봉예정


 

  영화는 코믹하지 않았다. 또한 전쟁 영화라기에는 전쟁을 하지 말아야하는 이유를 역설하는, 전쟁 하기 싫어하는 영화였다. 이것이 영화가 가진 가장 두드러지는 주제이자 메세지이긴 하다. 그러나 그 묵직하고 의미있는 메세지를 풀어 나가는 과정은 아쉬운 구석이 많았다. 시대극, 전쟁영화, 등장하는 배우들에 비해 잔잔하기 이를 데 없어 거의 웃음은 주지 못했고, 큰 감동도 오지 않았다. 전작 <황산벌>의 속편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황산벌>만큼의 재미와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코믹한 전쟁 풍자극이라기보다는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군인들의 잔잔한 일상극에 가깝다고 생각됐다. 특히 웃음 포인트는 거의 찾지 못했고, 줄곧 큰 임팩트 없는 전개였으며, 중간 중간 어울리지 않는 감동 코드는 눈에 거슬렸다. 또한 어떤 것이 주 이야기인지 모를 정도로 여러 이야기가 혼잡하게 뒤섞인 기분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준익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들이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분명 머리로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까지 와닿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는 하나같이 기억에 남는다. 이제는 늙어버린 김유신 장군을 보여줬던 정진영도, 이 영화의 미친존재감이라 말하고 싶은 황정민도, 폭풍카리스마를 보여준 류승용도, 한명 한명 꼬집기도 힘들만큼 모두 반짝반짝 빛나던 조연들! 이 모두의 연기를 보는 것은 과연, 즐거운 일이었다. 또한 영화의 엔딩도 마음에 든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잘하는 것이라는, 메세지를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 엔딩은 <왕의 남자>의 오마쥬 같았다. 

  이 영화는 보는 내내 이준익 감독의 작품이란 것을 상기할 수 밖에 없었고, 그것으로 인해 나타난 역효과일지도 모른다. 이준익감독에 대한 기대치는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는 내내 <왕의 남자> 가 떠올랐다. 줄곧 다시 보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양성
영화
평점 :
개봉예정


코믹한 전쟁 풍자극이라기 보다는 삼국시대 배경의 잔잔한 일상 해학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가마인드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인간적인 악당이 만들어내는 본격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월 4주

★ 당신의 청춘을 응원합니다! 청춘 영화 추천 ★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노동석, 2007 

 

 시놉시스 : 현실이 답답해 모형총에 매달리는 종대는 진짜 총을 갖는 게 꿈이고, 대리운전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기수는 몰디브에서 멋진 드럼연주를 하는 게 유일한 희망이다. 힘들지만 꿈을 잃지 않으려는 기수와 달리, 종대는 하루빨리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 안마시술소에서 일을 시작한다. 어느 날, 그들은 안마시술소에서 폭행사건에 휘말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 세상이 힘겨운 그들에게, 과연 꿈꾸던 내일은 올까?

  

 

  힘도 없고 돈도 없고, 가진 것이라고는 자신의 몸뿐인 종대는 어떻게든 세상에 맞서고 싶다. 종대가 그 방법으로 택한 것은 총이었다. 총 앞에서는 그 누구도 큰 소리 치지 못한다. 비굴하게 머리를 조아리며 살려달라 애원하고 만다. 총만 있다면 이 세상을, 이 세상의 사람들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부릴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 종대는 이런 현실이 너무도 싫다.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기만 할 뿐이다. 무모해 보이는 종대의 치기 어린 행동에서는 어떤 간절함이 묻어났고, 극명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고, 그래서 보는 내내 애달파해야했다. 기수의 조카를 통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고 지금의 자신을 보는 종대. 훌륭한 소년이 되고 싶었던 종대는 아이에게 묻는다. “훌륭한 소년이 될 거에요?”  종대가 살아가야 하는 세상은,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세상은 어쩔 수 없이 이런 곳이고 변할 리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있다. 내일이 없을지라도, 아무쪼록 우리들에게 오늘을 뜨겁게 살아가는 열정과 용기가 가득하길 바란다. 


 
                                                  

 <나의 노래는> 안슬기, 2008 

 

 시놉시스 : 희철은 특별한 꿈도 없이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분식집 배달원. 불한당 같은 아버지와 손자보다 종교활동이 더 중요한 할머니와 단칸방에서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동갑내기 영화과 학생들을 만나고 얼떨결에 그들 실습영화의 주인공이 된다. 희철은 영화를 꿈꾸는 아이들 세계에 편입하면서 막연히 그들의 열정을 동경하고, 설렘과 부러움을 느끼지만 작은 배신감도 함께 맞본다. 늘 주변을 떠돌기만 했던 희철은 새 인생을 위해 가출한 할머니를 긍정하고, 없는 줄만 알았던 자신의 한줌 꿈을 발견해낸다. 스무 살 희철은 이제 꿈을 품은 퀵서비스맨이다.  

 

  스무 살, 그 순간에는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어른'이라는 타이틀은 어색하기만 하고, '소년'이라는 타이틀은 이제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다. 미성숙하지만 세상과 맞서야 하고, 무책임한데도 자신의 삶에 책임을 져야하는 나이. 스무 살. 좀처럼 아슬아슬 위태롭기만 하다. 그런 혼란함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 이런 것들을 객기나 반항심만이 대변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희철이처럼 조용하지만 힘겹게 끙끙 앓고 지나가는 수많은 청춘들이 있다. 하지만 그 순간에는 모른다. 되는 일도 없고 폼도 안나는 스무 살이 고통스럽기만 할 것이다. 나만 그런 줄 알았지만 모두가 똑같은 것이었다. 지나고 나면 안다. 청춘이 아름다운 이유는 하나다. 청춘은 무엇이든지, 얼마든지 품을 수 있는 커다란 품이 있다. 그래서 큰 빛을 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자보다는 종교에 관심이 많은 할머니와 불한당 아버지(아버지라 부르고 싶지 않지만) 밑에서 자란 희철은 돈도 없고, 공부도 못한다. 결정적으로 잘하는 게, 아니 하고싶은 게 없다. 게다 성격은 무디고 착해 빠져서 남에게 이용당하기 일쑤다. 가정의 부재와 가난, 진부한 소재지만 여전히 가슴 아픈 소재임에 분명하다. 가정이 조금만 행복했어도, 희철은 꿈이라는 것을 조금 더 빨리 가져보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희철이 동갑내기 영화과 여자애를 만나 영화를 찍으며 변화한다. 그것이 일종의 호기심이나 동경이었을지라도 결국 자신 안의 어떤것이 일깨워지게 되버린다. 희철을 보며 또 한 번 느꼈다. 꿈을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차이를. 그 꿈이라는 것이 어떤 것이든, 꿈을 가진 청춘은 이미 많은 것을 얻은 것이라 말하고 싶다. 결국 가출을 선택해 퀵서비스라는 새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희철. 그가 지그시 바라보는 카메라 안에는 자신의 꿈이 담겨있었다.
  

 
<오이시맨> 김정중, 2009 

  

  시놉시스 : 한 때 잘나가는 뮤지션이었지만 지금은 변두리 노래교실의 강사로 일하고 있는 현석.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그는 노래교실 수업을 듣던 재영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만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 결국 훗카이도의 몬베츠로 여행을 떠난 현석은 눈 덮인 몬베츠 공항에서 태연하게 담뱃불을 빌리는 괴상한 옷차림의 메구미를 만나고, 우여곡절 끝에 그녀의 민박집에 묵게 되는데…  우연히 서로가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음악과 소리, 그리고 음식이라는 매개체로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사람. 서로가 가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면서 두 사람의 로맨스는 잊혀지지 않을 겨울의 기억이 된다.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힌 훗카이도의 설경을, 한 여름 무서운 더위 속에서 마주한 느낌. 포장마차에서 소주 다섯병을 꺼뜬히 마시고도 흰 쌀밥을 안주삼아 진심주를 마시며 밤 새 이야기 하고 싶던 그 꾸물거림. 서로에게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읊조리면서도 서로와 소통해가는, 꿈을 잃을 뻔 했던 남녀의 진솔했던 만남. 맑고 꾸밈 없었던 그녀들의 미소와 매섭게 춥던 타지에서 울려퍼지던 그의 노랫소리. 잔잔히 흘러내려가는 유빙, 그 유빙을 바라보는 그와 그녀의 시선 속에 어렴풋이 치유되던 상처.번지점프대에 아슬아슬하게 선 체 꿈을 잃고 헤메이는, 하지만 결국은 용감해져야하는 청춘의 이야기. 너와 나, 우리의 이야기.  

 

           

<내 청춘에게 고함> 김영남, 2006  

 

 시놉시스 :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미완의 청춘 . 21살의 연극과 현대무용을 전공하는 휴학생 정희(김혜나)는 가난하지만 언니와 단둘이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남자친구(이한)와의 원만하지 못한 애정 문제와 자식들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의 갑작스런 방문으로 괴로워한다. 시간을 늦추고 싶어하는 무모한 청춘. 26살의 공중전화박스를 수리, 수거하는 일을 하는 근우(이상우)는 특별한 꿈도 없고, 자신이 일하는 회사의 파업에도 관심이 없다.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하는 연기자지망생 선배(배윤범)와 남의 전화 통화 내용을 몰래 엿듣다가 우연히 알게 된 여인(양은용)에게 집착하게 된다. 현실에 고개를 떨구는 무력한 청춘. 한때 독문과 박사과정 학생이었으나, 지금은 서른 살의 늦깎이 군인 인호(김태우)는 10일 동안의 마지막 휴가를 나오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휴가 소식을 집에 알리지 않은 채 아내를 깜짝 놀라게 해 줄 생각에 기분이 들떠 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한 인호는 아내의 부재에 당황한다. 불확실성 속에 내던져진 세 명의 청순군상들. 삶을 관통하는 이 여정의 끝에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세 명의 각기 다른 남녀의 청춘에는 무슨일이 있을까? 매 순간 불안하고 앞이 깜깜한 청춘 누구나 비슷하다. 불확실한 것 그 자체가 청춘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불확실함속에서도 빛이 나는 것이 청춘이다. 우리는 그리고 당신들은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슬 아슬 위터로운 당신들에게 마음의 여유와 위로가 될 수 있는 영화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월 3주

★ 황당무계 유쾌발랄 콩가루 가족들의 이야기 ★ 

 

  

 <미스 리틀 선샤인>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2006
 

 

  

 

   

  시놉시스 : 대학 강사인 가장 리차드(그렉 키니어)는 본인의 절대무패 9단계 이론을 팔려고 엄청나게 시도하고 있지만 별로 성공적이지 못하다. 이런 남편을 경멸하는 엄마 쉐릴(토니 콜레트)은 이주째 닭날개 튀김을 저녁으로 내놓고 있어 할아버지의 화를 사고 있다. 헤로인 복용으로 최근에 양로원에서 쫓겨난 할아버지(앨런 아킨)는 15살 손자에게 섹스가 무조건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전투 조종사가 될 때까지 가족과 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아들 드웨인(폴 다노)은 9개월째 자신의 의사를 노트에 적어 전달한다. 이 콩가루 집안에 얹혀살게 된 외삼촌 프랭크(스티브 카렐)는 게이 애인한테 차인 후에 자살을 기도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방금 퇴원한 프로스트 석학이다. 마지막으로 7살짜리 막내딸 올리브(애비게일 브레슬린)는 또래 아이보다 통통한(?) 몸매지만 유난히 미인대회에 집착하며 분주하다. 그러던 어느 날, 올리브에게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리는 쟁쟁한 어린이 미인 대회인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 출전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리고 딸아이의 소원을 위해 온 가족이 낡은 고물 버스를 타고 1박2일 동안의 무모한 여행 길에 오르게 된다.

  굉장히 유쾌한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영화를 소개할 당시 유쾌한 웃음을 띄우며 엔딩 장면이 참 재밌다고 말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쾌한 영화는 아니었다. 시종 소소한 웃음거리를 주면서 웃음이 떠나지는 않았는데, 그것들은 다소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해 터져나오는 웃음이 대부분이었다. 중요한 것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영화임에 틀림 없다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콩가루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이 가족이, 올리브의 미인대회를 위해 먼 길을 떠나게 된다.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은 고물 버스에 몸을 싣고, 어쩔 수 없이 떠난 여행 아닌 여행길이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알려주게 된다. 나는 이 영화를 세상의 수많은 루저들을 향한 어느 사랑스러운 가족의 진실어린 찬사라고 생각한다. 가장 처철하지만 가장 빛나는 그런. 어떤 가족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지금만큼의 위로를 받긴 어려울 것이다. 


  

    

 

 <좋지 아니한가> 정윤철, 2007

 

  

 

  

  

 

 시놉시스 :  고개 숙인 아빠. 허리띠 졸라 맨 엄마, 전생에 왕이었다고 믿는 아들, 존재 자체가 미스터리한 딸, 그리고 묻어가는 백수 이모까지. 한 집에 모여 살지만 공통점이라곤 눈곱만치도 찾아 볼 수 없는 공통분모 제로의 심씨네 가족. 무관심하고도 무책임한 이 가족에게 어느 날 일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온다. 엄마는 노래방 총각에게 꽂히고, 아들은 우주에서 제일 나쁜 X를 사랑하고, 딸은 자신보다 더 미스터리한 선생을 만나게 된 것. 하지만 그 중 가장 충격적인 건 아빠의 일생 최대 음란사건! 그로 인해 심씨네 가족은 쪽팔려서 죽을뻔한 공동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과연 심씨네 가족은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시종 황당하고 터무니 없어서 기가 차는 영화다. 가족 하나하나의 표정도 말투도 다 그러하다. 엉뚱하고 가족간의 애정이나 믿음도 없어보이는 콩가루집안의 가족이 뭉칠 땐 제대로 뭉친다. 이 모습은 언뜻 꾸밈 없고 솔직한 우리내 가족의 모습을 닮아있다. 그 모습에서 우리를 발견하고 그래서 우리는 또 진정한 가족애를 느낄수도 있게 된다. 진정한 가족애는 특별한데에 있는 것이 아님을, 이 작은 우주에 가족이라는 끈으로 묶여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특별한 인연인 것임을 일깨워주는 영화다. 황당하기 짝이 없지만 시종 유쾌하다가 결국은 가슴을 따뜻하게 울리는 좋은 영화임에 분명하다. 

  

 

 

<가족의 탄생>, 김태용, 2006 

 

 

 

 

 

  

  시놉시스 :  누가 보면 연인 사이라 오해할 만큼 다정한, 친구 같고 애인 같은 남매 미라(문소리)와 형철(엄태웅). 인생이 자유로운 형철은 5년 동안 소식 없다 불현듯 누나 미라를 찾아온다. 인생이 조금은 흐릿한 20살 연상녀인 무신(고두심)과 함께..  한편, 리얼리스트 선경(공효진)은 로맨티스트 엄마 매자(김혜옥)때문에 인생이 조용할 날이 없다. 그리고 그 놈의 사랑 때문에 인생이 편할 날 없는 경석(봉태규)과 채현(정유미)이 있다. 얼굴도 예쁘고 맘도 예쁜 채현이 넘치는 사랑을 주위 사람들에게 너무 나누어주다 보니 정작 남자친구는 애정결핍증에 걸리고 만 기구한 커플이다. 이건 아니다 싶은 경석. 참고 참다 둘 사이에 강수를 놓기로 하는데..과연 채현이 그 수에 걸려들까? 하루가 멀다 하고 웬~수처럼 으르렁대는 이들.. 사랑만으로도 복잡한데 이 7명은 여기저기서 또 얽히고 설킨 스캔들로 인생 들썩이기 일쑤다. 어쩌다 저렇게 엮이는지, 살짝 피곤해지려고 할 때. 꿈에도 생각지 못한 하나의 비밀이 이들에게 다가오는데. 사랑에, 스캔들에, 바람 잘 날 없는 이들 과연 찬란한 행복이 탄생할 수 있을까?
  

  서로 아닌 듯 하지만 가족으로 엮여있는 7명의 주인공들. 이들이 가족이라 불릴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들이 결국에는 가족이라는 것을 영화 전반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납득시켜준다. 다양한 등장인물, 그것도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여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사실은 너무 단순하게도 모두가 가족임을, 그래서 가족이 탄생했음을 보여준다. 색다른 의미지만 본질에 가까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영화이다. 

 

 

 

  <녹차의 맛> 이시이 카츠히토, 2006

 

  

 

 

 

 

 시놉시스 : 가슴 따뜻한 산간 마을을 배경으로, 다소 엉뚱한 고민을 안고 사는 가족들의 이야기. 괴짜지만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하루노 가족은 도쿄 외곽의 조용하고 그림 같은 산골 마을에 산다. 시도 때도 없이 거대한 또 하나의 자신을 맞닥뜨리는 여섯 살 소녀 사치코, 첫사랑의 감정에 들떠 있는 사춘기 소년인 오빠 하지메, 오래 전에 그만둔 애니메이터 일을 다시 시작하고자 부엌 밥상에서 그림을 그리는 엄마, 프로페셔널 최면술사이며 종종 가족을 상대로 최면을 거는 아버지, 자신이 마임을 하는 예술가라고 믿는 할아버지, 사랑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온 외삼촌 아야노. 이들의 평범한 듯 특별한 일상다반사가 오밀조밀 펼쳐진다. 영화는 한 가족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목표를 달성해 나간다는 아주 작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마치 왜곡 렌즈로 들여다보는 것처럼 소소한 일들을 크게 확대하고 신비스런 색채를 덧입힌다. 하루노 가족의 구성원들 한 명 한 명에게 마법적인 색채를 부여하는 것은 평범해 보이는 삶의 표면 바로 밑에 숨어있는 엄청난 이야기의 힘이다.

  시놉에서 보듯 등장하는 가족들 모두 정상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 가족 하나하나의 특이하고 황당무계한 행동들이 만들어가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는 진한 여운을 준다. 제목처럼 아주 밋밋하기도 특별한 맛이 없기도 씁쓸하기한 것이 가족이라는 것을 아주 천천히 잔잔하게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다. 정말 말그대로 황당무계하지만 또 많은 공감을 주는 직절적인 상황을 통해 당혹스러움과 함께 웃음을 주어 보는 내내 지루하진 않다. 영화가 끝나고 난 후에는 가슴 훈훈한 감동도 함께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