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세계사 1:인류의 탄생
백산서당 편집부 엮음 / 백산서당 / 199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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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목 : 에세이 세계사 -인류의 탄생-
저자 :  대월서당편집위원회
출판사 :  백산서당

역사란 무엇인가 ? (킹피셔 어린이 세계사 백과사전1)/ 파랑새어린이
역사(history)라는 단어는 고대 그리스의 ‘히스토(histo)'에서 온 말로 ’이 사실을 알아라‘는 뜻이다. 그리스 사람들은 눈으로 직접 보거나 다른 사람에게 물어 보아야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리스 사람들은 ’내가 안다‘는 말을 ’내가 보았다‘는 뜻으로도 이해했다. ’히스토레오(historeo)'라는 말도 ‘물어서 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역사란 과거에 일어난 일이며, 인간이 지나온 자취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첫째,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이야기이다. 둘째, 역사에 대한 지식을 올바르게 쌓으려면 증거가 분명해야 한다. 셋째, 역사를 써 나가는 데 실수가 없어야 한다. 또 역사란 과거의 사건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하는 것이므로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연구하고 잘 보존해야 한다.
  이런 작업은 사건의 증거와 문화 유물,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오는 이야기, 독특한 방식으로 남긴 기념물을 이용하여 진행된다. 오늘날 역사의 뜻이 다양해진 것은 많은 역사학자들이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를 연구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알면 옛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지금 우리의 삶에도 일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계사, 한번은 집고 넘어가야할 산. 그러나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 자의반 타의반으로 읽게 된 ‘에세이 세계사’는 일본 大月書店에서 출간된 [世界와 日本의 歷史] 전 12권 중 세계사에 관련된 부분만 정리하여 5권으로 되어 있다. 세계사를 에세이로 쓴다면 어떻게 다루게 될 까 ? 궁금했다.
 
1권은 ‘인류의 탄생’이라는 타이틀아래 인류문명의 시작을 자연조건에 따라 크게 넷으로 나누고 있다. ‘눈과 얼음의 세계’ ‘초원과 사막, 오아시스를 찾아서’ ‘대지의 사람들’ ‘바다를 헤치며’로 정해진 목차는 두 번째 장에 펼쳐진 세계지도에서부터 읽어 나간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세계
그린랜드의 카리브의 뿔을 보면 일반인들은 ‘박제로 만들 수 없을까’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에스키모들은 뿔의 껍질을 벗겨 갉아먹는다. 짐승의 뿔을 생으로 먹는 에스키모인이 야만적이고 잔인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야채와 과일을 구할 수 없는 그들이 비타민c가 풍부한 카브라의 뿔을 날로 먹는 것과 사냥의 포획물을 박제하여 거실에 장식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잔인하고 야만적인가? 인도나 시리아 유목민이 손으로 식사하는 것은 불결하게 느끼면서 타인의 손에서 만들어진 초밥이나 김밥을 맛있게 먹는 것은 모순이다.
 
‘접시를 영어로 디쉬(dish), 책상을 독일어로 티쉬(Tisch)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모두 ’디스크스‘라는 라틴어에서 온 말이다. 말하자면 책상은 곧 접시라는 것이다. 디스크트는 원반(原盤)이란 뜻인데, 레코드를 디스크라고 하는 것도 그 어원은 같다.
 손으로 음식을 먹으면 손가락이 당연히 더러워진다. 그러면 더러워진 손을 식탁 위에 깔린 천으로 닦는다. 냅킨은 손으로 식사하는 습관에서 생겼다. 시리아 유목민이 손으로 식사하는 것을 야만인이나 하는 행동이라 하면 서양인 식사 습관도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맛은 혀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눈으로 본다든지 혹은 냄새와 소리로도 맛을 느낀다. 그리고 음식에 손을 댔을 때 손가락으로도 느낀다.‘

‘자신들의 기준만으로 자기와 다른 세상의 생활방식을 섣불리 판단한다면 절대로 그 세계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북극사람들은 자신들의 처해진 환경에 맞게 의식주를 해결해 왔다. 그 속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지혜가 숨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눈을 30가지로 나누어 사용한다. 흙을 나타내는 단어는 12가지나 된다. 자연환경에 의해 언어를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부터 4만 년전에는 아시아대륙(시베리아)와 아메리카(알래스카) 사이의 베링해협이 육지로 이어져 있었다. 동물과 사람은 두 대륙을 걸어서 갈 수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은 이 길을 지나 아시아에서 아메리카로 건너  갔다.

에스키모 문화는 약 4,500년 전부터라고 생각된다. 아마 시베리아에서 석기를 만들어 수렵문화를 형성하는 사람이 알래스카까지 건너와 에스키모 문화를 만들어갔을 것이다. 알래스카의 자연 속에서 육상, 해상의 수렵기술은 더욱 발전하여 캐나다에서 그린랜드로 퍼져 갔다.

시베리아의 동부에 있는 소련의 야쿠트자치공화국의 수도 야쿠츠크의 최고 기록은 영하 64.4도이다. 이 곳에서 700킬로미터 북쪽에 잇는 베르호얀스크는 영하 67.8도, 오이먀콘은 71.1도를 기록했다. 베르호얀스크의 아이들은 영하 60도나 되는 매서운 날씨에도 운동장에서 눈투성인 채 레슬링과 축구를 한다. 이 곳 사람들은 공기가 건조하기 때문에 건강에 좋은 곳이라고 자랑한다. 습한 곳에선 숨을 쉬기 어렵다고 하면서 말이다. 아마도 그들의 호흡기관은 또 다른 종으로 진화해 가고 있는 듯하다.

유라시아 대륙의 북부인 북극해를 끼고 있는 넓이 500km에서 600km에 이르는 지대에 툰드라가 끝없이 이어진다. 시베리아의 산림을 타이가라고 한다. 이 곳 사냥꾼들에게 수백 년 동안 내려오는 전통대로 이동 할 때 마다 낯모르는 사람을 위해 음식과 땔감을 남겨 두었다. 그러면 그들도 낯선 오두막에서 누군가 자신을 위해 남겨 놓은 음식과 땔감을 만난다. 사냥꾼들은 멧돼지도 사람과 같아 속일 줄 알고 화낼 줄도 안다고 한다.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경쟁 대상으로 관찰된다. 그들에겐 생존을 위한 사냥만이 의미 있을 뿐이다. 나는 타이가의 사냥꾼에게서 현대문명에서 볼 수 없는 진보된 정신을 발견한다.

에세이로 읽은 세계사는 이렇다. 기후에 따라 세계를 4으로 나누고 현지인의 생활모습을 살핀다. 그러면 우리는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유추한다. 또 대륙 간에 이어진 인류역사의 흐름을 읽어 낸다.

자연환경에 따라 자리 잡게 된 인류문화는 초원과 사막,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대지), 바다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유목민들이 가축의 우유로 다양한 음식을 만든다. 아랍에서는 낙타를 부르는 명칭이 백여 개나 된다. 바다를 생활 근거로 삼는 이들은 같은 종의 물고기라도 크기에 따라 수십 가지로 부른다. 윤택한 대지의 사람들은 일찌감치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야생상태의 바나나는 씨가 있다. 요즘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오랜 세월을 걸쳐 개량되어 온 것이다. 음식은 참으로 많은 부분으로 인류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목민이 풀을 찾아 동물을 몰고 다닌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동물의 이동 경로를 쫓아 사냥을 하다 유목민이 된 것이다. 모래바다 속 오아시스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특색 있는 물품을 생산하는 수공업이 발달했다. 또 오아시스와 오아시스 사이에 물물교환이 이루어져 상업이 번성했다. 그들은 곧 먼 나라까지 물품을 운반하여 이익 얻는다. 이런 대상 활동은 전쟁이 발발하고 있을 때라도 계속된다. 마침내 오아시스 도시에 부와 번영을 가져다준다.

이 책은 세계사를 사건 중심이나 연대순으로 나누어 놓고 보지 않는다. 지구촌 오지에 지금도 남아 있는 오래된 생활모습을 펼쳐 놓고 몇 천 년 전 인류 문화가 그와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된 과정을 이해하게 한다. 인류 문명 발생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이겨내는 과정 속에서 생겨난다. 그런 과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음식 획득에 있다. 인류는 원숭이로 있었던 시대부터 매일 계속 먹어 왔고 하늘에 인공위성이 떠다니는 현재에도 음식을 먹고 살아간다. 인간은 주어진 환경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지만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

인간은 두 가지로 진화되어 왔다. 미생물에서 시작되어 포유류로 다시 원숭이에서 지금과 같은 인간이 된 생물학적 진화가 하나이고 문명의 진화가 둘이다. 인간의 문명이 계속 진화 할 거라 생각한다면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도 계속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육체는 점점 나약해지고 기능은 상실되어 가고 있다.

 세상은 지배자의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게 된다. 즉 지배자의 눈으로 밖에 사물을 볼 수 없다. 지배자는 자신들의 문명만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느끼지도 못한다. 지배자의 가치에  따라 종속자들은 부의 축적과 편리함을 추구한다. 그 결과 인간은 육체를 나약하고 무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나약해진 육체를 위해 또 다른 기계가 만들어지고 육체는 더욱 나약해지고 본래의 기능은 상실되어 간다.

 요즘 아이들은 음식을 많이 씹지 않아 턱이 좁아지고 있다. 그래서 생이 한두 개는 빼야 깔끔한 치아를 갖게 된다. 편도선은 크게 필요한 부위가 아니므로 잘라 버려야 감기에 자주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비합리적인 문명의 발달과 신체적 퇴화를 거부할 순 없는 것인지, 아니면 필연적인 진화과정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건지.....,

에세이로 담아낸 세계사에선 지배자 중심의 역사에서 벗어나 지구촌 변두리의 생활에서 광활한 대륙역사의 근원을 찾아 의미를 부여한다. 현재에서 과거를 읽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미래를 생각한다. 필요한 순간마다 그려져 있는 손바닥만한 지도를 함께 읽다 보면 '세계사' 좀 만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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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씨앗이 꾸는 꿈, 숲
이성아 지음, 이우만 그림 / 푸른나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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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제목 : 작은 씨앗이 꾸는 꿈, 숲 

저자 : 이성아 

출판사 : 푸른나무 

 

황무지에 풀씨하나 싹을 틔웁니다. 곳 수 많은 씨앗을 퍼뜨려 곳곳을 푸르름으로 장식합니다. 몇 년이 지나 다양한 풀들이 어우러져 덤불을 이루고 다년생식물도 여기저기서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자 동백꽃을 찾아 동박새가 찾아오고 휘파람새가 덤불 속에 둥지를 틉니다. 풀을 먹고사는 토끼와 들쥐가 찾아와 집을 지으면 그들을 사냥하는 족제비와 뱀이 자리를 잡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자라나는 숲에 어느 날 음지식물인 소나무 씨앗이 떨어져 자라나고 있습니다. 숲은 아직 많은 햇빛을 받을 수 있어 침엽수가 자라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몇 십 년이 지나자 숲은 소나무가 차지합니다. 소나무 아래 부분은 다른 식물들이 자라 날 수 없습니다. 키가 작은 식물들은 햇빛을 받을 수 없어 죽어갔습니다. 두텁게 쌓인 소나무 잎은 씨앗을 땅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습니다. 

 

그러나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도 잎이 넓은 신갈나무가 아주 조금의 빛에 의지하여 서서히 자라나고 있습니다. 청솔모가 농사를 지어 놓은 도토리가 싹을 틔운 것입니다. 신갈나무는 적은 량의 빛을 받아도 크게 자랍니다. 오래지 않아 신갈나무는 소나무 잎을 뒤덮습니다. 커다란 잎에 가리어진 소나무는 살아남기 위해 빛을 향해 가지를 뻗어 이상한 모양으로 비틀어집니다.  

 

숲은 이제 신갈나무 세상입니다. 드문드문 갈참나무나 떡갈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도 보입니다. 신갈나무 숲은 많은 생명들이 서로 어우러져 삽니다. 다람쥐, 청설모가 부지런히 나무를 타고 오르내립니다. 멧토끼가 찾아오고 계곡엔 수달이, 산중엔 곰이 삽니다. 너구리와 삵도 찾아오고 늑대, 여우도 나타납니다. 열매나 씨를 먹는 멧새, 줄기 속의 벌레를 잡아먹는 오색딱다구리, 팔색조, 꿩도 둥지를 틉니다. 숲은 이렇듯 많은 생명을 품고 키웁니다. 

 

그 뒤로도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숲은 계속 변화 합니다. 서어나무와 까치박달나무도 신갈나무만큼 키가 자라고 몸도 튼실해졌습니다. 그들은 햇빛을 두고 끈임 없이 치열한 싸움을 벌입니다. 신갈나무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칩니다. 매년 자기 밑동부분의 불필요한 가지들을 죽여 가며 에너지 소모를 최대한 줄여 나갔습니다. 결국 나무 둥치 가운데 부분을 썩혔습니다. 그 과정에서 메탄가스라는 유독가스가 생겼습니다. 그것은 자그마한 불씨에도 불이 잘 붙는 가스였습니다. 

 

어디선가 작은 불씨 하나 시작되자 신갈나무는 불 쏘시게가 되어 숲을 화염으로 뒤덮었습니다. 불길이 휩쓸고 간 숲은 처참합니다. 산불은 나무를 태우고 나뭇가지와 열매와 씨앗들도 함께 태워 버렸지만, 땅속까지 태우지는 못합니다. 땅속에서 이제나 저제나 햇빛 볼 날만을 기다리던 씨앗들이 뜨겁게 달구어지고 열을 받아 저절로 벌어져 싹을 밀어 올립니다. 숲이 나이를 먹어 가고 안정될수록 산불 또한 숲을 구성하는 한 식구 같은 것입니다.  

 

숲은 이제 더욱 다양한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고 살기 시작합니다. 죽음은 다시 생명으로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숲의 역사를 살펴보았습니다. 인간의 역사가 그렇듯 숲의 흥망성쇠 역시 잠재해 있던 요인들이 자라나 커다란 사건을 매개로 전환점을 갖게 됩니다. 그런 역사의 기반이 되는 민초들을 삶을 그리듯 이 책에선 자연이 만들어가는 여러 가지 일상과 현상, 진화과정을 놓치지 않고 꼼꼼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식물들의 ‘자가 수분’에 대한 내용 이었습니다. 식물들은 튼튼한 종자를 번식하기 위해 끈임 없이 노력합니다. 그래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가 수분’을 피합니다. 특별한 경우란, 주변 환경이 너무 좋지 않은 비상사태를 말합니다. 대부분의 꽃들은 다른 꽃의 수술에서 묻혀 온 꽃가루를 만났을 때만 반응을 보입니다. 자신의 꽃가루가 붙으면 씨방까지 옮겨 주는 꽃가루관을 막아 버립니다. 또 암술과 수술의 길이를 달리해서 서로 만나지 않도록 하기도 합니다. 개나리나 봉선화, 칡꽃 같은 것들은 아예 암술과 수술이 자라는 시기를 달리합니다. 

  

식물들은 튼튼한 종자를 만들어 멀리 멀리까지 퍼뜨리려 안간힘을 씁니다.  

이런 과정을 살펴보면 동물이 식물보다 고등생물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 식물들이 생각하지 않고 의사표현도 하지 않고 묵묵히 한자리를 지킨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식물들은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많은 생각들을 고안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소나무의 경우만 보더라도 신갈나무에 가리어져 빛이 부족해 고통 받고 있음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동물이 진화과정 속에서 다양한 종을 만들어 낸 것처럼, 식물도 자기들 방식대로 진화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그 속에서 다양한 종을 만들어 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강원도에서 큰불이 나 많은 재산 피해와 아름다운 문화유산인 낙산사가 불길에 휩쓸렸습니다. 그 순간 별 모양의 동그란 무늬가 박힌 아름다운 진흙토담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홍련암 바위틈에서 파도소리가 울부짖음이 안타깝게 들려 왔습니다. 이 책을 읽고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이런 화재로 인해 다양한 식물 종을 번식시키고 숲을 풍요롭게 가꾸어 나가는 계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화재의 상처가 더욱 푸르고 아름다운 성숙한 숲으로 자라날 것을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책에 대해서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꼼꼼하고 충실하게 잘 짜여진 내용에 비해 편집 면에서 좀 부족했다고 봅니다. 그 중 하나는 요즘 아이들이 자연현장보다는 책 속에서 먼저 자연을 배우기 때문에 책 속에 그려진 식물의 개별적인 명칭을 표시해 주고 작품 속에 거론된 식물들은 모두 그림으로 담아 읽은 내용을 바로 확인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 ‘목질부’와 같은 설명도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 표시해 주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내용정리를 위해 원문을 적당히 나누어 소제목을 넣는 것입니다. 3-4학년부터 읽어도 좋겠다. 싶은데 다루어진 내용이 광범위 하다보니 정리해서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몇 가지 소견을 말씀드린 것은 저의 욕심이고 그에 앞서 ‘숲’에 대한 새로운 배움을 기획하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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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하는 경제책 봄나무 밝은눈 1
강수돌 지음, 최영순 그림 / 봄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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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목 : 지구를 구하는 경제 책
저자 : 강수돌
출판사 : 봄나무

지난 겨울방학에 엄마들끼리 아이들을 경제관 키우는 캠프에 보내자 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폼새가 워낙 경제논리로 되어가니 이런 캠프에 엄마들이 혹,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래서 출판사에서도 나름대로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 설 수 있는 경제와 관련된 책들을 경쟁적으로 펴내고 있다.

나 역시 어려서부터 경제관을 키워 주자는 것에는 동의 하는 바라, 방학을 이용해 동화 몇 권과 여러 가지 자료을 모아 돈에 관한 생각을 정리 하는 기회를 가졌다. 첫 째로 돈은 어떻게 버는 것인가라는 주제를 통해 시장경제의 용어와 흐름을 익히게 했다. 둘 째로 화폐의 역사와 문화적 흐름에 대해 알아보았다.  셋 째로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 돈에 의해 양심을 파는 일은 잘 못 된 것임을 알게 했다. 넷 째로 용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정리 해 보았다.
 
여기까지가 내가 우리 아이와 할 수 있는 경제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익혀 왔던 경제이야기이고 내게 제공된 자료들이었다. 그런데 강수돌의 ‘ 지구를 구하는 경제 책 ’은 아주 색다른 경제논리를 전해 주고  있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그가 상식적인 시장경제, 기업논리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기업논리, 땅 투기 따위가 당연시 되는 것을 막고 아이들로부터 부모들의 잘 못된 경제관을 지적하게 하는 책을 펴낸 것이다.

이 책에선 경제를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소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 왜 자꾸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할까?, 공부를 잘하면 돈을 많이 벌까?, 돈이 많으면 정말 행복해질까? > 사실 이런 경제구조의  문제를 부모들이 알고 있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알려 주기는 조심스럽다. 혹이라도 자기편의 대로 해석해 엉뚱한 주장을 내세워 빈둥거리지는 않을까? 염려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른 체 한다고 해서 몰라지는 것도 아니고 일단 문제를 인식한다면 그 것을 여기저기에 공론화하여 해결 방법과 철학적(논리적)방향을 제시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어린용으로 만들어 그 과정에 어린이들을 참여시키려 한다.

그 사회와 경제가 돌아가는 원리의 근원적인 설명으로는 빈부격차라든지, 임금의 차이, 집값이 오르는 원인, 쌀 수입 반대의 근거, 경제로 푸는 환경 먹거리, 도농간의 격차, 자전거에 대한예찬, 신용불량자 문제, 국제관계 속에 엉킨 경제와 환경문제 따위의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경제와 관련된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루어 건전한 해결책(사례)을 모색한다. 그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베스킨 라빈스’라는 우리에게도 알려진 미국의 사업가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는 많은 돈을 벌어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어 했다. 그러자 아들이 거절하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 아버지, 돈을 많이 버는 사업가인 건 맞지만 저는 하고 싶지 않아요. 젖소들한테서 나오는 저 엄청난 오물을 좀 보세요. 그리고 젖소들이 뭘 먹고 사는지도 생각해 보세요. 결코 깨끗한 풀을 먹이는 게 아니 잖아요 ? 병들지 말라고 주사하는 항생제는 또 어떻고요. 더 말하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일 같습니다.”        

이 아들의 짧은 이야기 속에는 복합적인 내용을 담겨 있다. 부의 세습을 거부했고, 동물에게 행해지는 인간들의 잔인한 행동을 지적했으며, 환경에 관한 문제(바른 먹거리)와 더불어 기업논리를 거부했다. 또 그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전하는 강한 메시지로 잘 못 된 부모의 모습을 답습하지 말고 정직하게 부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세계 모든 나라가 ‘국내 총생산’에 총력을 기울이며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가운데 ‘부탄’이라는 작은 나라는 ‘국민 총행복’이라는 말로 국민들의 행복수치를 측정했다. 국민의 행복 수치는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 내 몸이 얼마나 건강한지, 그리고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집이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냈다고 한다. 그 결과로, 도시에 사는 사람보다는 농촌에 사는 사람이 더 행복했고, 또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좀 더 행복했다고 한다.

이런 경제 가치로 따지면 개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생명이다. 그래서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서 쾌적한 주거 환경과 건강한 먹거리 확보는 무엇보다 높은 경제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젠 더 이상 기업전략에 놀아나지 말고 삶의 질적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살펴 볼 때이다.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은 우리가 서양의 모습을 답습했듯이 우리의 경제적 성장만을 습득하려 한다. 그들에겐 환경문제는 뒷전이다. 지구 총 인구의 4분 1을 차지 하는 그들에게 문제시 되는 것은 그 많은 중국인구가 만들어내는 환경오염이 우리에게 미친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문제는 세계인이 한 몸둥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더 늦기 전에 우리도 행복수치를 측정해 나가야 하며 중국인들에게도 경제성장에 앞서 행복수치를 점검해 나가도록 요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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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꿈 - National Geographic
라이언 앤 헌터 지음, 얀 나스킴벤느 그림, 최미경 옮김 / 책그릇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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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제목 : 하늘을 나는 꿈
저자 : 라이언 앤 헌터
출판사 : 책 그릇

3억 6천 만 년 전 초기의 절지동물들은 기어 다녔다. 그 후 몇몇 곤충들이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3억 2천 5백 만 년 전 날개 길이가 약 60센티미터나 되는 거대 잠자리가 있었다. 2억 1천 만 년 전 프테로사우르스라는 날아 다니는 파충류가 하늘을 지배했다.

곤충과 파충류가 날개를 달았던 까닭은 바다 속 이끼류가 서서히 땅위로 올라와 태양을 향해 높이 자라난 대에 있다. 먹이를 찾아 식물의 줄기를 타고 올라간 곤충들이 땅으로 떨어지며 버둥거린다. 그 중 살아남은 녀석들만 번식할 수 있었다. 잠자리가 자기 몸 만 한 날개를 네 개나 달 수 있기까지 수많은 비행이 있었고 그 능력에 도달하지 못한 것들은 도태 되었다. 그 것이 자연의 선택이든 돌연변이에 의한 것이든 말이다.

인간은 어떠한가? 초기 포유동물이 여러 종류로 나뉘는 가운데 영장류의 조상이 되는 포유류는 나무 위에서 생활했다. 나무에 올라간 포유류는 거리를 정확하게 재어 나무에서 나무로 자유롭게 이동하기 위해 입체 시각을 발달시켜 갔다. 이런 시각 능력 덕분에 뇌가 발달해 간다. 초기 유인원류들은  날개를 다는 대신 가지를 휘감는 손가락과 유연한 손목, 팔꿈치, 어깨 관절과 그것을 통제하는 뛰어난 뇌를 발달시켰다. 나무에 매달리는 행동에서 직립 자세를 익히게 되었고 이러한 자세는 인류가 땅으로 내려왔을 때 직립 보행을 가능하게 한다.

땅으로 내려와 살기 시작한 사람들은 하늘을 나는 것을 꿈꾼다. 그들의  능력은 겨드랑이에 날개를 돋게 할 수는 없었지만 잘 발달된 손과 두뇌로 계속해서 나는 것을 시도 한다. 기원전 12000년 사냥도구인 부메랑이 만들어졌다. 기원전 1500년 페르시아의 왕 카부스는 자신의 왕좌를 하늘로 올리려고 네 마리의 독수리를 훈련시켰다고 한다. 기원전 1200년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이키루스와 그의 아버지는 새들의 날개를 밀랍으로 붙여서 거대한 날개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키루스가 태양 쪽으로 너무 가깝게 가는 바람에 날개는 녹아 버렸고, 이카루스는 바다에 빠져 죽었다. 기원전 400년 중국이 학자 공수는 나무로 새 모양의 연을 만들었다. 기원전 200년 중국의 장군 한신은 연을 날려 적들과의 거리를 측정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도 많은 사람들이 하늘을 나는 것을 시도했다.

 마침내 서기 1783년에 몽골피에 형제는 가축을 태운 열기구를 띄웠다. 그러나 열기구는 그냥 떠 있을 수 있었을 뿐 날개를 펄럭이며 날지는 못했다. 과학자들은 자연의 법칙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놀랍게 발전했다. 서기 1849년 비행 역사의 개척자인 조지 케일리는 글라이더를 제작했다. 1852년엔 앙리 지파르가 처음으로 증기기관 비행선을 개발했다. 서기 1890년에 크레망 이데르가 동력비행기를 만들어 낸다.

1900년 라이트 형제는 글라이더로 하늘을 나는데 성공했다. 드디어 비행기들이 하늘을 자유롭게 날기 시작한 것이다. 같은 해에 체펠린 백작은 경식비행선을 개발했다. 이것은 알루미늄으로 틀을 짜고 밖을 천으로 감싼 후 수소 주머니를 장치한 비행선이었다. 비행기 시대를 상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그를 바보백작이라고 불렀다.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룬 사람들은 더 높이, 더 빨리, 더 멀리 하늘을 날려고 서로 앞 다투어 경쟁한다. 1923년 존 맥크레디와 오클리 켈리가 조종한 비행기가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 대륙 횡단을 시도 했다. 1926년에 리차드는 플로이드 베넷이 조종하는 비행기를 타고 북극 상공을 비행 한다, 1929년 그라프 체렐린은 21일 5시간 54분이라는 세계일주 비행기록을 세운다.

이제 비행기는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한 부분이 되었다. 더 많은 종류의 비행기가 설계되었고, 더 새로운 기록들이 나왔다. 소리속도 보다  빠른 비행기가 등장했고, 2001년  태양열로 움직이는 비행기 헬리오즈는 29.5킬로미터 상공을 날았다. 무인 항공기 글로벌 호크는 19.8킬로미터 상공까지 상승 비행할 수 있고 레이더 화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는 비행기이다. 서기 2005년엔 점보 여객기 에어버스 A380 호가 500명도 넘는 승객을 싣고 하늘을 날개 될 것이다. 또 가까운 미래에 고성능 비행기 하이퍼소어스가 마하 5의 속도로 비행하게 된다. 2시간 만에 세계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속도이다.

인간은 오래 전부터 하늘 나는 걸 꿈 꿔 왔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같은 진화과정을 거치지 않고 잘 발달된 손과 두뇌로 기계를 만들어 하늘을 날 고자 했다. 그런 인간의 꿈은 19세기에 들어와 비로소 이루어진다. 시작과는 달리 인간의 비행은 짧은 시간 안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오늘날 비행기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이제 그들은 또 다른 비행을 꿈꾼다. 태양열을 이용한 비행기를 만들어 내고 빛의 속도 만큼 빠른 비행기를 설계하고 있다. 다음으로 짐작 할 수 있는 것은  광속을 넘어선 순간이동이고 4차원 세계로의 진입이다. 그것은  태양계가 아닌 다른 은하계 여행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하늘을 나는 꿈’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출간한 단행본 그림책으로 비행의 역사를 한눈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다. 이 책은 환상이나 공상과학으로 막연한 상상 아니라 비행의 역사를 보여줌으로써 근거를 마련하여 미래에 실현 가능한 우주시대를 점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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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빨간장화
우어줄라 뵐펠 지음 / 푸른샘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도서제목 : 아빠와 빨간 장화
저자 : 우슬라 뵐펠
출판사 : 푸은샘

일주일에 한번씩 아이가 과학교실 수업을 듣는다. 집에서 서너 정거장 되는 거리라 자전거를 타고 오가는 길을 함께 한다. 이러는 것은 우리만이 아니어서 자연으로 엄마들 끼리 자주 얼굴을 보게 되고 이런저런 정보와 학습방법 따위의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다. 이러기를 벌써 6개월, 매번 느끼는 거지만 뭔가 정말로 중요한 것이 빠진 대화들. 엄마들은 아이를 어떤 방법으로  효과적으로 공부 시킬까? 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우리아이는 행복한가?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키워야 하는 가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는 과연 행복할까? 엄마는 좀 진지한 책을 읽기 바라지만 아이는 만화책만 골라본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공부를 조금 해놓고 놀라고 하지만  아이의 관심은 오로지 자기들 세계에서 유행하는 놀이(요요니, 딱지니, 조립이니, 뽑기)에 홀려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버러지나 생각해 보았다. 내가 내릴 결론은 어른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자기들 세계에서 소외되지 않고 인정받을 때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좀 고상한 방법으로 인정받으면 좋으련만...... ) 그러니까 우리 아이는 자기 나름대로 행복해 지고 싶을 뿐이었다.

<아빠와 빨간 장화>의 주인공 팀은 뚱뚱하고 키가 작은데다가 가난하기까지 한 것은 너무 심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스로 돈을 벌어 자기를 놀리는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때 분이고 친구들은 팀을 계속 놀려댄다.

팀의 아빠는 구두 수선공으로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일을 해서 가족이 살아가는 대에는 큰 지장이 없다. 엄마도 이런 생활에 만족해했다. 아빠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팀에게 자주 들려주신다. 생일을 기다리는 아들에게 아빠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옛날에 큰 부자가 있었는데 .....매일 아침마다 그의 부인과 아이들은 그에게 생일을 축하해 주었지. .........어느 날 그는 이렇게 소리 질렀지. ‘제기랄! 근데 진짜 내 생일은 언제지?’ 부인이 말했단다. ‘진짜 생일은 일주일 전이었어요. 매일 생일잔치를 하니까 모르고 지나간 거예요.’...........”
 
생일날. 팀은 근사한 선물을 기대했지만 엄마가 만든 배낭과 아빠가 준비한 빨간 장화가 전부였다. 사실 엄마 아빠는 더 멋진 생일선물을 계획하고 있었다. 여름 방학이 되면 외딴 집과 작은 마을을 찾아 구두를 수선해 주는 방랑자가 되는 거였다. 팀은 아직도 산을 한번도 가보지 못한 도시아이였다.

배낭여행은 즐거웠지만 때론 두렵기도 했다. 그 때마다 아빠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팀을 경려 한다.  그렇게 여행은 계속되고 어느덧 팀도 아빠처럼 이야기를 지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정도로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어느 날 작은 마을농가에서 일을 얻어 머물게 된다. 아빠가 일하는 동안 팀은 도시에 아이들에게처럼 거리에서 축구 하는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얼굴이 빨개진 팀을 보고 아빠는 말한다.

“ 넌 그렇게 끔찍하게 보이지 않아!”
“ 넌 팀처럼 보여.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나의 사랑하는 아들 팀, 불의 신발이지. 너는 그냥 뚱뚱할 뿐이야, 넌 거기에 익숙해져야해.”

팀은 아이들에게 다시 달려갔다. 아이들이 다시 놀렸지만 개의치 않고 어울렸다. 그러자 아이들은 팀이 썩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이 길어지자 팀과 아빠는 지쳐갔다. 비오는 날 팀은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지만 아빠는

“넌 설탕으로 만들어 졌니, 불의 신발아?”
“빗속을 여행한다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경험이란다.”

라 하며 계속해서 투덜거리는 아들에게 대답 대신 휘파람을 불며 앞장 서 걸어간다. 아빠는 팀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 피하지 말고 즐기기 바랐다. 그래서 어린 아들을 굳이 빗속을 걷게 했다. 아빠는 투덜거리는 아들을 야단하지 않는다. 그 때 그때에 도움이 되는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줘 아들의 마음을 가볍게하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아빠와 떠난 여행은 팀에겐 대단한 사건이었다. 팀은 이 여행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친구들이 놀린다 하더라도 주눅 들 필요 없다.  먼저 스스로를 인정한다면 타인도 나을 겉모습으로 평가 하지 않는다. 어려운 문제 일수록 피하지 말고 즐겨라. 그러면 나와 나의 주변이 행복해 진다.

우리 아이도 팀처럼 소심한 성격이라 가끔 친구들 말에 상처를 받는다. 밖에선 아무 말도 못하다가 집에 오면 분을 삭히지 못해 씩씩거린다. 그러고는 조금 컸다고 한다는 말이 “엄만 몰라도 돼” 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아이가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속 터놓고 얘길 하든가, 아니면 씩씩거리질 말든가, 어쩌라고 저러는지.....,. 그때마다 나는 ‘저렇게 융통성 없고 속 알머리가 좁아서야’ 하며 답답해했다. 하지만 그 또한 누구 탓 이겠는가? 엄마, 아빠가 아이를 너무 고지식하게 키워서 그런 걸. 그래서 난 앞으로  대화법을 바꿔 보려한다. 여유 있게 유머를 구사하는 팀의 아빠처럼 말이다. 또 아이의 단점을 사사건건 들어내 지적하는 것을 자제할 생각이다. 나의 이런 노력들이 아이를 행복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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