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빨간장화
우어줄라 뵐펠 지음 / 푸른샘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도서제목 : 아빠와 빨간 장화
저자 : 우슬라 뵐펠
출판사 : 푸은샘

일주일에 한번씩 아이가 과학교실 수업을 듣는다. 집에서 서너 정거장 되는 거리라 자전거를 타고 오가는 길을 함께 한다. 이러는 것은 우리만이 아니어서 자연으로 엄마들 끼리 자주 얼굴을 보게 되고 이런저런 정보와 학습방법 따위의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다. 이러기를 벌써 6개월, 매번 느끼는 거지만 뭔가 정말로 중요한 것이 빠진 대화들. 엄마들은 아이를 어떤 방법으로  효과적으로 공부 시킬까? 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우리아이는 행복한가?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키워야 하는 가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는 과연 행복할까? 엄마는 좀 진지한 책을 읽기 바라지만 아이는 만화책만 골라본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공부를 조금 해놓고 놀라고 하지만  아이의 관심은 오로지 자기들 세계에서 유행하는 놀이(요요니, 딱지니, 조립이니, 뽑기)에 홀려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버러지나 생각해 보았다. 내가 내릴 결론은 어른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자기들 세계에서 소외되지 않고 인정받을 때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좀 고상한 방법으로 인정받으면 좋으련만...... ) 그러니까 우리 아이는 자기 나름대로 행복해 지고 싶을 뿐이었다.

<아빠와 빨간 장화>의 주인공 팀은 뚱뚱하고 키가 작은데다가 가난하기까지 한 것은 너무 심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스로 돈을 벌어 자기를 놀리는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때 분이고 친구들은 팀을 계속 놀려댄다.

팀의 아빠는 구두 수선공으로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일을 해서 가족이 살아가는 대에는 큰 지장이 없다. 엄마도 이런 생활에 만족해했다. 아빠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팀에게 자주 들려주신다. 생일을 기다리는 아들에게 아빠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옛날에 큰 부자가 있었는데 .....매일 아침마다 그의 부인과 아이들은 그에게 생일을 축하해 주었지. .........어느 날 그는 이렇게 소리 질렀지. ‘제기랄! 근데 진짜 내 생일은 언제지?’ 부인이 말했단다. ‘진짜 생일은 일주일 전이었어요. 매일 생일잔치를 하니까 모르고 지나간 거예요.’...........”
 
생일날. 팀은 근사한 선물을 기대했지만 엄마가 만든 배낭과 아빠가 준비한 빨간 장화가 전부였다. 사실 엄마 아빠는 더 멋진 생일선물을 계획하고 있었다. 여름 방학이 되면 외딴 집과 작은 마을을 찾아 구두를 수선해 주는 방랑자가 되는 거였다. 팀은 아직도 산을 한번도 가보지 못한 도시아이였다.

배낭여행은 즐거웠지만 때론 두렵기도 했다. 그 때마다 아빠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팀을 경려 한다.  그렇게 여행은 계속되고 어느덧 팀도 아빠처럼 이야기를 지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정도로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어느 날 작은 마을농가에서 일을 얻어 머물게 된다. 아빠가 일하는 동안 팀은 도시에 아이들에게처럼 거리에서 축구 하는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얼굴이 빨개진 팀을 보고 아빠는 말한다.

“ 넌 그렇게 끔찍하게 보이지 않아!”
“ 넌 팀처럼 보여.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나의 사랑하는 아들 팀, 불의 신발이지. 너는 그냥 뚱뚱할 뿐이야, 넌 거기에 익숙해져야해.”

팀은 아이들에게 다시 달려갔다. 아이들이 다시 놀렸지만 개의치 않고 어울렸다. 그러자 아이들은 팀이 썩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이 길어지자 팀과 아빠는 지쳐갔다. 비오는 날 팀은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지만 아빠는

“넌 설탕으로 만들어 졌니, 불의 신발아?”
“빗속을 여행한다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경험이란다.”

라 하며 계속해서 투덜거리는 아들에게 대답 대신 휘파람을 불며 앞장 서 걸어간다. 아빠는 팀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 피하지 말고 즐기기 바랐다. 그래서 어린 아들을 굳이 빗속을 걷게 했다. 아빠는 투덜거리는 아들을 야단하지 않는다. 그 때 그때에 도움이 되는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줘 아들의 마음을 가볍게하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아빠와 떠난 여행은 팀에겐 대단한 사건이었다. 팀은 이 여행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친구들이 놀린다 하더라도 주눅 들 필요 없다.  먼저 스스로를 인정한다면 타인도 나을 겉모습으로 평가 하지 않는다. 어려운 문제 일수록 피하지 말고 즐겨라. 그러면 나와 나의 주변이 행복해 진다.

우리 아이도 팀처럼 소심한 성격이라 가끔 친구들 말에 상처를 받는다. 밖에선 아무 말도 못하다가 집에 오면 분을 삭히지 못해 씩씩거린다. 그러고는 조금 컸다고 한다는 말이 “엄만 몰라도 돼” 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아이가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속 터놓고 얘길 하든가, 아니면 씩씩거리질 말든가, 어쩌라고 저러는지.....,. 그때마다 나는 ‘저렇게 융통성 없고 속 알머리가 좁아서야’ 하며 답답해했다. 하지만 그 또한 누구 탓 이겠는가? 엄마, 아빠가 아이를 너무 고지식하게 키워서 그런 걸. 그래서 난 앞으로  대화법을 바꿔 보려한다. 여유 있게 유머를 구사하는 팀의 아빠처럼 말이다. 또 아이의 단점을 사사건건 들어내 지적하는 것을 자제할 생각이다. 나의 이런 노력들이 아이를 행복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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