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척쟁이 경시 대회 작은거인 5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강봉승 그림, 조병준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프린들 주세요>, <랄슨 선생님 구하기>라는 책으로 유명한 앤드류 클레먼츠의 책이다. 그의 작품들의 소재와 내용을 살펴보면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프린들 주세요.’는 언어를 소재로 언어기능과 변화에 대한 내용을 동화로 꾸몄다. <랄슨 선생님 구하기>에서는 언론의 자유와 기능, 역할, 책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동화였다.  <잘난 척쟁이 경시대회>는 과학탐구 정신과 탐구학습법을 동화로 만들었다.


공립학교에서 7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쳐 왔던 작가는 학생들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고민했던 것 같다. 이제 막, 읽고 쓰기를 배우고 단어 찾기와 새로운 단어를 익히는 아이들에게 그는 언어가 지니는 기능과 언어도 변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온 작품이 ‘프린들 주세요.’가 아닌가 싶다. 신문 읽기와 기사문 쓰기를 가르쳤던 그는 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었던, 언론의 자유나 기능, 역할, 책임에 대해서 어린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랄슨선생님 구하기’를 쓰지 않았나 싶다.


<잘난 척쟁이 경시대회> 역시 같은 맥락에서 썼으리라 생각된다. 학교에 과학과목이 있고 탐구 학습을 하기는 하지만, 정작 과학탐구는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내용을 실험해 보고 익히는 정도이다. 물론, 방학 과제물도 있고 특기적성시간도 있다. 그러나 그 것들도 학습자가 중심이 되어 주도적으로 이끄는 학습이 아니다. 방학과제물인 경우는 대부분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만들게 되고 특기적성 시간엔 선생님이 준비한 재료로 실험하고 결과를 관찰하여 기록하는 정도이다.


4월은 과학에 달이라 여기저기서 과학행사가 많다. 고무동력, 글라이더 대회, 발명대회, 과학상자 조립대회, 로봇대회 따위의 수많은 행사들이 교내외에서 치루기 때문에 과학을 좋아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덩달아 바쁘다. 그런데 이런 일회성 행사를 좇아다니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다. 과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아이라도 일상생활에서 탐구정신을 보여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 어느 곳에서 탐구방법이나 탐구과정의 즐거움을 알려주지 않고 결과물에 대한 설명으로 그치고 있기 때문에 가끔은 조립시간인지 과학시간이지 구분이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찌 보면 기관에선 행사를 주관하여 아이들에 자극을 주고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할 수도 있다. 탐구방법이나  탐구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탐구방법과 탐구과정의 즐거움, 올바른 탐구 자세를 먼저 알려주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싶다. 그런 과정을 배운 후에 관심거리를 찾아서 각자 스스로 탐구학습을 하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란 생각이다.


<잘난 척쟁이 경시 대회>에선 이런  과학 경시 대회를 소재로 하고 있다. 주인공 제이크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가장 친한 친구 윌리와 힘을 합해 준우승을 한다는 내용이다. 그런  제이크를 통해 정당한 경쟁에 대해서 배우게 되고, 가설과 실험, 증명, 결과, 결론이라는 과학이론 형성 체계에 대해서도 맛볼 수 있다. 또 새로운 아이디어 만들어 내는 방법과 이를 구체화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또 제이크와 윌리를 통해 과학탐구 과정은 정말로 신나고 재미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협동의 중요성도 배우게 된다.


<잘난 척쟁이 경시 대회>에서도 작가 앤드루는 학생들이 정말로 알아야 할 일이지만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 것을 동화로 만들었다. 이런 앤드루의 작품들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탄탄구성으로 흥미롭게 엮어간다는 것이다. 소재가 좋아도 작품을 구성이 어설퍼 흥미를 잃은 경우가 있는데 그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그는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주제로 삼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동화가 주는 감동까지 전달하고 있다. 보기 드문 동화 작품들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4월은 과학에 달이다. 많은 어린이들이 이 책을 통해 올바른 탐구 자세와 탐구 방법에 대해 배웠으면 한다. 또 무엇 보다고 과학은 즐거운 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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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0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당선 축하합니다!!
리뷰 따라 오게 되었는데 좋은 책들에 좋은리뷰들이 알차게 들어차 있네요.
반갑습니다.^^
 
다락방의 불빛 (양장)
셸 실버스타인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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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락방의 불빛 / 보물창고


‘다락방의 불빛’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작가 쉘 실버스타인이다. 그는 6.25 당시 한국전에 참전하여 국군 신문에 만화를 그린 우리와의 인연을 갖고 있기도 하다. ‘다락방의 불빛’은 미국 학교도서관협회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바 있다. 카툰풍의 간결함과 경쾌함이 유머와 재치, 상상력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읽는 이에게 하여금 상쾌한 웃음을 전한다.


다락방의 불빛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안온함, 감춰진 보물, 낡은 일기장이나 책, 빛바랜 앨범, 또 뭐가 있을까 생쥐, 옛날이야기, 랜턴 이런 것들이 아닐까 싶다. 대체로 낡고 오래된 것에서 풍기는 따뜻함과 신비스러움. 그런 이미지와 이 책을 연결해 본다면 다락방 불빛에서 그려낸 보물 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처럼 쓴 카툰 한편은 동화 한편을 읽는 것 같다. 그 간결함이 동화처럼 느껴지는 것은 글에서 못 다한 말을 그림으로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야기를 그림 속에 늘려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림 역시 글처럼 간결하다. 그렇지만 작가는 간결한 글과 그림 속에 할 말을 다 하고 있다. 독자 역시 그가 하고자하는 말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

      

또 이 책의 한편 한편의 글은 각각이 한 토막의 개그와 같다. 어쩌면 아이들 시선으로 세상을 그려내면 모든 게 개그가 될지 모르겠다.


  저밖에 모르는 아이의 기도


하느님, 이제 잠자리에 들려고 하거든요.

제 영혼을 지켜 주시고

제가 만일 깨어나기 전에 죽거든

하느님, 제 장난감들을 모두 망가뜨려 주세요.

다른 애들이 갖고 놀지 못하게요.

아멘.



  무얼 빠뜨렸지


분명히 양말을 신었는데,

분명히 신발을 신었는데.

예쁜 보라색과 하늘색 넥타이도

분명히 맸는데,

춤출 때 정말 멋져 보이려고

분명히 코트도 걸쳤는데,

아무래도 무언가 빠뜨린 것 같아,

그게 뭐지? 그게 뭐지?

 그렇다고 작품 모두가 이처럼 웃기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은 풍자적이고 또 어떤 것은 잔혹하다.


  달달달 외우는 모 씨


모 씨는 달달 사전만 외웠대.

하지만 일자리를 찾지도 못했대.

결혼할 사람을 구하지도 못했대.

달달달 사전만 외운 모 씨는



  검게 탄 얼굴을 주문한 사람에게


자, 여기 있어요.

당신이 주문한 거 맞지요.

검게 탄 얼굴에 버터 소스를 뿌리고

으깬 감자도 곁들였답니다.

아니, 뭐라고요? 기름이 튀기는 거 아니라

햇볕에 그을리려는 것이었다고요?


쉘 실버스타인의 무한한 상상력과 재담은  아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다. 거침없이 펼쳐 놓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이들은 차마 말로 하거나 쓰지 못했던, 자신들의 상상과 속마음을  털어 놓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락방의 불빛이 주는 또 다른 재미는 말장난에 있다. 가락을 넣어 반복하는 말장난, 우리 옛이야기나 전래동요에서 들을 수 있는 말장난이 그 안에도 있다. 다락방 흐린 불빛 아래 누어 주고받는 말장난 같은 이야기. 누구라도 좋다. 세상 모든 걱정 다 잊고  키득거리며 주고받는 말장난 같은 이야기. 상상만으로 재미있어 죽겠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다락방 속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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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은 머리 감는 날
우리 오를레브 지음, 유혜자 옮김, 약키 글라익 그림 / 은나팔(현암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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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은 머리 감는 날

‘화요일은 머리 감는 날’의 저자 우리 오를레브는 폴란드에서 태어난 유태인이다. 그는 1996년에 아동문학의 노벨문학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한스-크리스찬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 다다북스에서 나온 ‘화요일은 머리 감는 날’ 올해 1월 22일 출간 되었는데 그 전에 다른 출사에서 이미 출간된바 있다. 이 책에 대한 선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는데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인공 미카엘은 화요일을 제일 싫어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화요일이 되면 머리를 감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제 세 살인 미카엘은 머리만 감으면 물에 빠져 죽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화요일만 되면 아침부터 징징대기 시작해 머리감는 저녁시간엔 온 집안 식구들이 전쟁을 치러야 했다.

여덟 살 누나 다니엘라는 이런 동생이 불쌍했다. 아빠가 동생머리 감기지 않는 것이 어떠냐고 말해보지만 소용없다. 결국, 소란스러운 화요일 저녁이면 다니엘라는 소파에 앉아 손가락으로 귀를 막고, 아빠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오신다. 이 일을 보다 못한 다니엘라는 미카엘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머리가 없으면 감지 않아도 되니, 엄마 몰래 머리를 박박 밀어 버리자는 것이다.

또 다시 화요일, 미카엘은 누나 손을 끌려 이발소로 향한다. 그런데 막상 이발소 대머리 아저씨가 다른 아이의 머리를 까는 것을 보자, 미카엘은 울먹이며 누나에게 집에 가자고 조른다. 머리 감는 것이 대머리 되는 것 보다 났다는 것이다. 아마도 다니엘은 가위가 자신을 찌를 지도 모른다고 겁을 먹은 것 같다. 미카엘은 머리 감을 때 느끼는 공포보다 더 심한 공포였던 것 같다.

어쨌든 누나의 처방은 화요일의 마다 버러진 소동을 잠재웠다. 그렇다고 미카엘이 머리 감을 때 더 이상 울지 않게 되었다는 게 아니다. 평소보다 소리가 작아졌다는 것이다. 엄마 와 아빠 그리고 누나는 미카엘이 네 살이 되어  처음으로 울지 않고 머리를 감는 날 선물을 한다. 하얀 보자기를 쓴 선물 앞에는 당근이 놓여 있다. 선물이 무엇이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짐작이 가는 그림이다.   

어린아이들 머리 감기는 일은 쉽지 않다. 아주 어릴 때는 그나마 품안에 안고 감길 수 있어, 아이도 덜 불안하고 감기는 엄마도 힘이 덜 든다. 아이가 자라 세 살쯤 되면, 더 이상 안아 머리를 감길 수 없어, 아이와 실랑이를 하게 된다. 아직 혼자 머리를 감을 수도 없고 엄마가 감겨주는 데로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여간 불편해 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내 신체에 맡기는 행위는 불쾌하고 불안할 수 있다. 더욱이 아이들 머리 감기는 코와 눈, 때로는 귀까지 물이 들어가니, 즐거운 일일 수는 없다. 이 책에서는 이런 아이들의 심정을 잘 그리고 있다. 또한 동생의 심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어린 누나의 따뜻한 마음도 전해진다.

머리 감는 문제에 대해 다니엘라가 생각해낸 방법은 부모님들과 달랐다. 엄마는 머리감기를 싫어하는 미카엘을 위해 다른 방법을 시도하지 않고 울고불고 난리를 쳐도 매주 머리를 감겼다. 아빠는 화요일마다 벌어지는 시끄러운 소동을 피해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누나 다니엘라는 동생을 괴롭히는 머리감기에 대해, 화요일마다 벌어지는 소동을 잠재울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결책을 생각해 낸다. 엄마 몰래 머리를 박박 밀어버린다는 다소 극단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동생이 괴로워하지만 않는다, 면이야.

<화요일은 머리 감는 날>의 매력은 일상에서 흔히 벌어지는 이야기이면서도 아이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인 머리 감기를 소재로 다루었다는 것과 동생이 괴로워하는 일을 해결해 주려는 누나의 따뜻한 마음에 있다. 세 살 아이부터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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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기원을 찾는다 로크의 정부론 Easy 고전 15
김성우 지음, 김학수 그림,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삼성출판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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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크의 <정부론>은 대입논술에 제시문으로 자주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정부론>이 대입논술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17세기 당시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존 로크가 내 놓은 ‘자유주의’에 대한 논란이 오늘날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트의 정부론>은 당시 요크 공작, 즉 제임스 2세의 왕위 계승을 철학적으로 반박한 책으로, 제임스 2세의 절대 왕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체계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로크가 살던 시대는 가톨릭과 개신교, 심지어 개신교와 개신교 사이의 종교 대립이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던 때이다. 국왕과 시민 토리당과 휘그당, 왕과 의회 사이의 정치 갈등도 깊었다. 종교 대립과 정치 갈등이 뒤죽박죽된 아픈 시대였던 것이다. 이런 시대의 문제를 치료하기 위해 로크는 ‘경험론’과 ‘자유주의’라는 처방전을 내놓았다.

로크의 자유주의 사상을 발전시켜 나타난 것이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라 할 수 있고, 로크의 자유주의 사상과 반대되는 사상으로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를 들 수 있다. 아담 스미스는 로크 보다 한 세기 뒤에 인물로 로크의 자유주의를 발전시켜 시장의 자유경쟁체제를 주장했다. 마키아벨리는 로크보다 한 세기 전의 사람으로 국가통치자로써 군주가 할 수 밖에 없는 행위, 즉 도덕성이나 종교적인 반하는 행위를 정당화 하였다. 마키아벨리의 사상은 국민의 자유보다는 군주의 통치권을 강조한다.

로크의 <정부론>은 당시로써는 극히 혁명적인 사상을 담고 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종교로부터 정치를 독립시켰다면, 로크는 <정부론>를 통해 정부라는 개념을 창출하여 새로운 국가관을 만들었다. 일인 왕권으로부터 권력을 분리시키고 일반인들에게 일정한 권리를 이양하고자 했다. 왕의 권력에 의해 운영되는 국가가 아니라, 권력을 분산시켜 의견을 형성하고 운영하는 체계라는 ‘정부’라는 개념을 탄생시킨 것이다.

지금은 정부라는 단어를 흔히 쓰고 있지만, 로크 살았던 시대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개념이었다. 이런 로크의 사상은 현대에 이르러 권력분립, 대의제 정부, 관용과 언론과 양심의 자유, 법치주의, 부를 추구할 권리 등 어디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이념의 근간이 된다. 이처럼 철학자의 사상이 시대를 넘어 폭 넓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없는 개념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경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로크의 자유주의는 완성이 아니라 출발에 불과하다. 로크는 정치적 권리의 평등하게 하면서 부의 불평등을 합법했다는 문제점을 낳았다. 국가 운영을 위해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하여 소수의 정당성은 간과하였다. 현대에도 로크의 자유주의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신자유주의가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신자유주의가 새로운 개념에서의 자유주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케인즈가 주장한 복지국가 개념에 다시금 로크의 자유주의로 돌아가자는 복고 운동이라고 한다.

그러나 신자유주의가 몰고 온 당면 과제를 생각해 볼 때, 비효율성으로 인해 발생된 복지국가 혹은 수정 자유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이 책에서도 다음과 같이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세계화와 구조조정이라는 말로 대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는 고전적 자유주의의 문제점인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양극화 문제를 세계화하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자연 발생적 질서에 의해 생겨난 불평등을 정당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양극화를 과연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인정하기에 지금의 양극화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참을 수 없는 ’세계화의 덫‘일 뿐입니다. 이양극화의 지나침 때문에 온건한 자유주의 이론가들도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비판합니다. 그들은 신자유주의가 아닌, 인간의 얼굴을 한 자유주의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로크는 자유주의적 이론 체계를 만들면서도 정치적 민주주의, 다시 말해 독재에 대한 저항, 평등, 자유, 독립이라는 인간의 권리를 주장했다는 점에서 인류 사상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그의 민주주의 사상도 부의 불평등 문제에 눈감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의 사상이 이러한 불평등을 더욱 강화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면에서 로크의 민주주의는 자유주의를 위한 일종의 치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로크의 자유주의 정치철학은 현대의 가장 큰 모순의 기원이 되기 때문에 오늘날 정치, 경제사상에 치열한 논쟁의 중심에 있다. 이런 현상이 우리에게도 예외일 수 없고 어쩌면, 그 어느 나라보다도 더욱 치열한 논의 되어야 할 시기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로 한미 FTA만 보더라도 자유주의에 대한 논의가 왜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로크의 <정부론>을 소개하고 그로 인해 생겨난 현상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로크의 사상을 알기는 해야겠는데 <정부론>를 읽기는 부담스러운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다. 현대에 문제와 연관시키기고 해석했다는 점과 부록에 관련 논술을 문제를 실었기 때문에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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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의 무섭고 징그럽고 끔찍한 동물들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40
로알드 달 지음, 김수연 옮김,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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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무섭고 징그럽고 끔찍한 동물들/ 로알드 달 글 / 주니어 김영사

'로알드 달'은 얼마전 영화로도 만들어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동화를 쓴 작가다. 내가 읽은 책으로는 '우리의 챔피언 대니'라는 책이 있다. 그 책에 '로알드 달'를 소개하기를 '현대 동화에서 가장 대담하고 신나고 뻔뻔스럽고 재미있는 어린이 책을 만든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으며, 기발한 상상력과 천부적인 언어 감각이 빚어 낸 이야기로 어른 아이 모두에게 인기있는 작가'라고 하였다. <무섭고 징그럽고 끔찜한 동물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영리하기로 소문난 돼지가 주인을 잡아 먹고 먹히기 전에 먹었을 뿐이라고 하는가 하면, 아이들을 잡아 먹는 악어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사람 동물을 먹듯, 동물들이 사람을 먹는 것 뿐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도 우리가 늘상 동물을 먹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고 어쩌 동물이 사람을 먹었다는 방송을 들으면 엽기적인 일처럼 받아들인다. 작가는 그 점을 착안해서 동화를 만든 것 같다.

그래서인지 무섭고 엽기적인 동물들 사람을 잡아 먹는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 잡아 먹는 동물들이 등장하는데도, 동화는 하나도 무섭지 않다. 오히려 발랄하며 코믹하다. 정말 대담하고 뻔뻔스로운 동화가 아닌가? 그런데도 우리가 '로알드 달'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우리 생활 속에 숨어 있는 진실, 왜곡된 현실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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