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늦복 터졌다 - 아들과 어머니, 그리고 며느리가 함께 쓴 사람 사는 이야기
이은영 지음, 김용택 엮음, 박덕성 구술 / 푸른숲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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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저자를 보면 박덕성 구술, 이은영 글, 김용택 엮음이라고 되어 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는 김용택 작가의 글인가 싶지만 그건 아닌 듯 하다. 박덕성은 김용택의 어머니이며 이은영은 그의 아내이다.

 

어느날 시어머니가 아파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이 글은 시작되었다고 보면 된다. 병원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더군다나 나이가 들어 병원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희망이 없을 듯 하고 무력한 자신의 모습에서 삶의 즐거움을 느끼기는 힘들 때임에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며느리는 어머니에게 새로운 제안을 하게 되는 것이 이 책의 의도와 목적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어머니와 나눈 대화를 녹음하고 그것을 며느리가 글로 다시 옮겨 적고, 스케치북&노트에 색색의 싸인펜으로 쓴 어머니의 글씨를 이 책에 그대로 담아 내고 있어 둘의 인간적인 신뢰와 애정이 듬뿍 담겨 있으며 읽는 이로 하여 흐뭇한 웃음이 절로 나게 하고 있다.

 

물론 어머니의 이야기에는 대단한 무언가가 있진 않다. 하지만 이렇게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삶에 대한 아픔과 기쁨이 다 설여있어서 새로웠다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대화를 나누는 며느리가 큰 며느리이며 김용택의 아내이기에 김용택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 저자 특강에서 김용택씨를 직접 본 적은 있지만 저자로서 작가로서의 그를 대하고 이해했지, 이 책에서처럼 누군가의 가족&아들&남편의 모습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나름 의미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기억을 추억하고 아팠던 그 때를 상기하면서 그땐 그랬었지 하며 위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마음을 푸근하게 하고 있다. 더불어 빨리 읽어야지 하는 생각보다 한편씩 에피소드 읽는 느낌으로 보게 되었으며 더불어 우리 어머니, 친정 엄마의 삶까지 잠시 생각하게 했다면 이 책은 그 의미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이 별거냐. 서로 사랑하는 가족이 한자리에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들어주고 또 말할 수 있는 이것이 행복이지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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