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인가 큰 맘을 내서 유럽 여행을 갔었었지.
영국을 첫 나라로 시작해서 네델란드까지해서 8개국이었나. ㅋㅋㅋ 참 좋았던 그 때.
이 책을 보니 당시 영국에서 느꼈던 그 곳의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왜 홍차를 마셔보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영국에서 1년 6개월 살다온 작가이자 카피라이터인 박영자씨가 홍차라는 주제를 통해서 영국을 하나하나 살펴본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홍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솔직히 모르겠다. 살기 바빠서 커피는 친구들 만나면 한 번씩 먹는 정도로 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한편으로 좀 무식하다?고 표현해도 되려나. 이 책을 통해서 홍차에 대해 한 번 알아보자 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잡게 되었다고 하면 되려나.
좀 격식차리는 영국인이 살짝 되어볼까.
1부 홍차 아우라: 감성
작가가 영국의 문화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하려고 한 것인지 영국문학도 많이 읽고 영국인의 기질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의 구절들을 많이 인용해서 왠지 나도 그 작품을 읽어봐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홍차가 영국의 대표가 된 데는 빅토리아 시대 질병이 만연한 질풍노도의 시대라서 술 중독이 많던 당시의 모습에서 차는 하나의 치유제가 되었던 것이 시작이 되었단다.
속마음을 숨기는 영국인, 자제심이 높은 영국인, 1년에 200일 이상의 비와 안개를 겪는 영국인들에게 차는 땔래야 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부 홍차 스파이: 욕망
초기의 커피하우스라고 찻집은 전문가 집단으로 근대 저널리즘의 요람으로 여성은 출입할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단다. 참... 나름 머리에 든 거 있는 사람들이 항금 모여 떠들어대면서 차를 마시던 그런 공간이었겠다 싶네.
영국의 물은 경수라서 미네랄이 풍부해 홍차가 진하게 우러날 수 있단다. 홍차를 즐겨 먹을 수 밖에 없는 자연환경의 나라이구나 싶다.
게다가 계층에 따라 다른 차마시기가 다르다니. 좀 씁쓸하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그랬다니.
상류 계층은 연한 얼그레이, 중류는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하류는 짙은 갈색의 설탕과 우유를 넣은 엄청난 양의 차라고 한다.
3부 홍차 중독자: 미식
3부에서는 차 이야기보다는 영국의 식탁, 식습관 등 음식의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웃나라인 프랑스와 대조적으로 음식문화가 많이 발전되었다고 보기엔 힘든 영국이라 맛난 음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주 하는 말로 영국 식탁에는 테이블 세팅과 매너 뿐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한단다. 그들만의 격식안에서 단순함, 건조함의 음식 또한 그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라고 생각한다면 될 것 같다.
영국인들은 티타임이 늘수록 행복하고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만든 티타임은 그들에게 꿀맛같은 시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국의 홍차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저자는 영국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서 그랬는지 다소 두서없는 이야기의 흐름으로 좀 아쉬운 느낌이 든다. 하고자 하는 맥락과 문학작품의 내용, 삽화들이 잘 맞아 떨어졌는지는 글쎄 좀 짜집기하고 분량을 채우기 위한 모습을 보여서 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