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톨로지 (반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저자이다. 심리학에 있어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고 유학도 한 사람이지만, 전공자로서의 위엄이 없진 않지만 사고가 열려있고 깨어있으며 뭐든 시원하게 말하는 그의 어법이 자못 놀랍다. 그가 쓴 글들도 그의 행동방식대로 틔어 있다는 느낌으로 쓰여져 있다. 이 책은 또 어떨지 궁금하다.

이 책은 나오자 마자 읽고 싶어 사두고선 바쁘다는 핑계로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2015년이 되어서야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우선 이 책은 크게 세가지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재미있게는 읽었지만 비전공자이기에 이 목차의 나눔이 큰 의미가 있을까 싶긴 했다.

 

1.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

창조는 편집이다. 에디톨로지는 편집학이다. 책 제목을 우선 설명하면서 인간의 구체적 주체적인 행위는 모두가 편집행위라고 말하면서 이 세상에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고 단정해서 말하고 있다.

오늘날의 지식인은 정보와 정보를 잘 엮는 사람이란다. 이 말은 공감한다. 엄청나게 많은 정보가 있지만 그 정보와 정보를 씨실과 날실을 요리조리 잘 조합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그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지식권력이 대학에 있다고 할 수 없단다. 이제는 기본적인 텍스트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우스를 통해 탈텍스트의 장이 펼쳐져 있고, 김용옥의 크로스텍스트, 이어령의 하이퍼텍스트를 이야기하면서 에디톨로지라는 의미를 실제 우리 삶으로 확장시켜 설명해주고 있다. 더불어 좋은 지식의 기준은 편집 가능성에 있다며 편집의 능력이 어마어마한 것임을 새삼 확인시켜주고 있다.

 

2. 관점과 장소의 에디톨로지

인문학 공부란 세상을 해석하는 다양한 방식을 배우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챕터가 관점, 장소에 포커스를 두고 있기에 우선 시선에 따라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어느나라가 지도를 만드느냐에 따라서 이야기가 달라지고 있음이 새로웠다. 우리가 보는 지도는 우리나라가 중심인 지도이고, 남반구의 나라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지도는 생전 처음 보는 것이지만 그 또한 그럴 수 있겠다 싶은 것이 모든 것이 시선과 자신의 입장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저자가 독일에서 오랜 시간 유학했기 때문에 독일인들이 갖고 있는 공간박탈감, 프로이센의 작전 등과 같이 역사 속에서의 그 나라 사람들이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쓸 당시 일본에서 머물고 있었기에 일본인의 이야기도 덧붙여 말해주고 있어 재미있었다.

 

3.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

개인은 편집된 것이며, 나라는 사람은 내기억이 편집된 결과란다. 사실 그럴듯 하다.

천재도 창조된 것이라기 보다는 편집된 것으로 문화와 사회적 맥락에 의해 필요해서 된 것이란다.

스티브잡스와 빌게이츠 연설을 통해서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지 생각케 하면서 행복한 천재란 실제 존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모차르트 또한 사회문화적인 구조 속에서 탄생할 수 있었던 천재라고 자신의 주장에 덧붙여 설명한다.

 

사실 이제껏 읽은 김정운의 글 가운데 이 책이 조금은 어려운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읽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다방면의 것을 에디톨로지라는 개념안에 넣으려다보니 다소 두서가 없고 맥락을 잃은 듯한 느낌이 없잖아 들어서 흐름따라 읽는 책 읽기에는 다소 방해요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만의 편집으로 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고 그 결과물이 다소 어수선하기는 했지만 그가 말하고 싶은 모든 것이었겠거니 하고 생각하면 이 또한 대단하다 싶다. 그는 여전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았고 곧 출간 예정이라는 '보다의 심리학'이라는 책 또한 기대를 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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