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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에게 로션을 발라주다 - 큰 아이와 작은 어른이 함께 읽는 청소년 시집
김미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3년 3월
평점 :
이 책 너무 재미나다.
제목부터 무슨 말이야? 시집이라는데 궁금증 폭발.
읽는 내내 한참을 웃고 공감하면서 잘 봤다. 문학적인 시라고 말하기 애매하긴 하지만, 시를 어렵게 여기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딱이다 싶은 글이다.
1980년대 사춘기를 대표하는 부모 밑에 2000년대 사춘기를 대표하는 아이들. 이렇게 4식구가 살고 있는데, 그들의 글이 너무 재미있다. 자신의 자녀인 아이가 바로 외계인이다. 아이 스스로도 사춘기를 겪고있는 격동의 내면을 인정하고서 자신도 모르는 외계인이 불쑥불쑥 나온다고 말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현대판 호랑이라고 부르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휴대폰에 저장된 엄마의 이름을 보고 그 엄마와 아이의 관계를 알 수 있는 것도 참 재미있었다.
실제 이 가족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글을 쓴 센스나 그 속에 담긴 내용으로 볼 때 참 유쾌하고 매사 긍정적이고 밝은 가족임에는 틀림없을 것 같다. 재기발랄한 글 속에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듬뿍 담겨있고, 그 상황 상황을 재치있게 묘사한 것 또한 인상적이다. 어른의 시선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것, 아이의 시선으로 어른을 바라보는 것도 참 다를 수 있겠구나. 한 지붕 아래 살지만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새삼 확인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책의 두께가 너무 얇아서 읽을거리가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는. 주위 사람들에게 재밌다고 권할 생각이다.
나는 아직 누구의 엄마도 부모도 아니지만, 누군가의 엄마가 된다면 이 글 쓴 사람처럼 유쾌하고 재기발랄하게 세상을 보고 그 마음을 예쁘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