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의 맛 - 취향의 탄생과 혀끝의 인문학
안대회.이용철.정병설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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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새롭게 먹으러 가는 것을 참 좋아한다. 요즘은 블로거들의 맛집 기행 글과 사진으로 인해 미리 눈으로 확인하고 가는 장단점이 있지만 말이다. 왠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남들이 먹어본 것은 또 먹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다들 있을 것이다.

 

이 책은 18세기 음식에 집중해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당시의 역사와 함께 그 음식이 어떻게 우리 인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는지 알려주고 있다. 미각이란 키워드로 18세기 문화현상을 파헤친 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18세기 음식은 전세계적으로 고급음식이 대중화되던 시점이었으며 인간 개인의 욕망을 추구하고 소비를 과시하려는 경향이 확연히 보이는 것이라 이 책의 주제를 이렇게 잡은 것 같다.

 

초반부에 음식에도 파란의 인간사 만큼이나 흥미로운 역사가 깃들어있다는 글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럴 것 같다. 이 책에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버터를 이야기하면서 욕망이 사회구조를 바꾼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놀랐던 것 같다. 새로운 맛을 평가하고 요리법을 구사하는 것은 상층사회 일 수 밖에 없다고 한 부분도 그렇다. 새삼 활동이 활발한 블로거들이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즐기는 모습을 보곤 일반적으로 스스로 자격지심이나 좀 움추려드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설탕을 말하면서 사탕수수 농장주가 평야를 파괴하면서 강제 이주시켜 노동하게 만들어 노동 착취의 결과물이기에 한동안 불매운동도 이루어졌다고 한다.

 

치명적인 맛이 있는 복어국에 대한 찬반 의견도 있었으며 식욕과 두려움 사이에서 어려운 결정을 해야했었노라고 말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독일의 김치인 사워크라우트는 문화적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으며 항로 선원들이 대항해 시대 획기적인 사건에 이 음식이 있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감자 또한 당시 굶주림과 병마 속에서 기근의 참화를 줄일 수 있게 해준 구세주이지만 울퉁불퉁 못행기게 생겨서 나병을 일으킨다는 오해가 있었다니 웃긴다.

 

술 또한 영국에서 진, 맥주가 정체, 경제 요인과 얽혀 있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도시화, 상업화, 산업화를 이끌었다고 된 것이 음식이라는 것이 먹는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말을 증명하는 내용이었다.

 

파스타 또한 부유층이 누리던 음식에서 국민음식으로 변화했고, 솔잎이 조선시대에 비상식물로 쓰였으며, 홍차, 커피, 차 로 인해 큰 전쟁(19세기 아편전쟁)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지금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음식들이 후대에 20-21세기 우리 역사와 함께 했다는 증거로 회자될 것이라고 상상하니 기분이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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