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소멸 - 비인간적인 세계에서 산다는 것
박민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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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어쩌다 이렇게 비인간적으로 변했나.

낭만이라는 것이 합일의 감정인데, 그 아름다운 감정은 어디로 온데간데 없이 살아진 것인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이 책은 우리 삶 곳곳을 이야기하면서 여러가지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1장 휴대전화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내 기억으로는 그렇게 불편함을 느꼈던 것 같지 않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기념으로 부모님이 휴대전화를 선물로 주셨는데, 그 때의 황홀함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휴대폰 쓰기를 15년째. 휴대폰이 없는 모습을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우리 삶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물건이 되어버린 상황이다. 

이 책에서는 휴대전화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변화했는지 조목조목 말하고 있다. 금방 연락할 수 있기 때문에 약속의 의미가 너무 가벼워졌고 대화 중에 휴대전화를 받는 예절에 대해서도 언급하였으며 그로 인해 인간관계가 더 불안정해졌다며 읽는 내내 이렇게 우리가 계속 휴대폰을 써도 될까 하는 생각과 함께 더불어 노동착취의 수단이 되어버린 것에 대해 우리는 왜 이제껏 아무 생각없이 쓰게 된건가 생각했다는.

 

2장 디지털

SNS가 너무나 익숙한 우리. 이걸 제대로 파헤쳐보면 우리가 몰랐던 것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혁명 수단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결국에는 상업적인 기업 메세지가 가득하며 기존의 공동체 의식을 파괴하기까지 한단다. 진보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수평적인 관계보다는 위계적 관계로 볼 수 있으며 심하게는 민주주의에 위협을 끼치기까지 한단다. 무섭다.

다른 이의 삶을 보게 되면서 더욱 우울해지고 근심이 더해지고 자기비하까지 이르게 되고 여유가 없는 삶을 살게 되고 외로움과 고립감은 더욱 깊어진단다.

디지털이 무조건 좋고 훌륭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생각해보진 못했던 것 같다. 비슷한 예로 무분별한 SNS로 인해 내 삶이 무엇이 진짜인지 생각해보게 된 적이 있다. 그래서 차츰 그것과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글쎄.

저자는 이런 시대를 완전히 저버릴 수 없을진대 자기 철학을 갖고서 사유할 줄 알아야 하며 비판적인 이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3장 문화산업

TV속 생활의 달인 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우리의 삶을 볼 수 있다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면서도 괜히 씁쓸해졌다. 더불어 강연 프로그램, 오디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매체들에서 연일 보여주고 있는 연예인의 이야기들까지 그냥 넋 놓고 봐서는 안 될 것들이었다. 김구선생이 문화가 국력이며 위대한 정신을 배양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하면서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볼 때 문화라는 것이 우리 삶에 있어서 중요할 뿐 아니라 국력까지 논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이 다소 인상적이었다.

 

4장 정치경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부재로 말이 많고, 교육부와 유착된 사학재단의 비리, 금언복합체(정계와 긴밀유착으로 뒤에서 민주주의를 배후조정), 대학의 기업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정치 경제의 다양한 모습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사실 뉴스를 보면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로 있는 일이라 그리 생소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곳곳에 문제점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좀 한심스럽게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돈 있는 이들은 더한 부를 위해 다른 것은 볼 줄 모르는 가진 자가 더 무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5장 일상의 문화

예전 소풍을 떠올리면 설레임, 김밥 등 여러 좋은 감정들이 떠오르지만 요즘의 소풍은 글쎄다. 이 저자는 소풍에서 자연과 바람을 몸소 느끼면서 여유를 즐기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교육현장에 있지만 아이들이 소풍을 즐기는 것은 우리네 학창시절이랑은 또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키덜트가 많아지고 있는 것 또한 우리의 경제적 독립이 늦어지면서 우울한 우리시대의 자화상인 듯 표현해놔서 키덜트인 나는 괜히 민망해졌다.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독서를 할 게 아니라 진정한 내적 요구에 의해 독서할 줄 아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고 더불어 말하고 있다. 나는 이 저자의 말에 조금 딴지를 걸자면, 베스트셀러라도 읽었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 책이 우리 미래 전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너무 책을 읽고 있지 않아서 씁쓸한 마음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6장 낭만없는 시대

낭만은 여유이며 따뜻한 감정임에 틀림없는데, 요즘의 낭만은 소비와 직결된단다. 외국 여행을 떠나서 낭만을 느껴야 하고 멋있는 옷을 입고 좋은 레스토랑에 가야 낭만을 경험할 수 있는 것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손편지가 없어진 것은 한참 되었고 돈에만 집착하는 우리 모습을 볼 때 돈 이외에는 가치있는 것을 찾아볼 수 없는 듯이 살고 있다.

스마트폰을 다 가지고 있지만 그 못지 않은 지혜와 총명함은 갖추지 않은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을 참 재미있게 와닿아하면서 읽었는데, 이 저자의 세상 곳곳을 두루 섭렵함이 놀랍고, 분석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까지의 대안 및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그냥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은 글이라 참 좋았다. 물론 구체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우리가 공감해하면서 개인적으로 노력하고 점차 사회적으로 개선해나간다면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낭만적인 삶을 위해 우리 모두 스마트폰을 좀 놓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틈틈히 책도 읽는 아름다운 날들을 꾸려가자는 마음에서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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