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인간의 맛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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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전공상 사서(여기서 사서란.. 일명 이야기하는 사서삼경의 사서이다- 대학,중용,논어,맹자 이 네 권의 책을 사서라고 일컫는다)를 다 봐야 했다.

 

중,고등학교 공교육만의 한자, 한문의 지식을 가지고 사서를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 나 또한 평범한 사람으로 대학교에서 교수님의 설명과 관련된 책으로 대학교 수업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읽고 외우고 스터디 그룹에서 윤독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나름 열심히 해보겠다는 맘을 먹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어떤 구절을 이야기할 때면, 나는 뭐지 하고 머리만 굴리고 있을 때 모 선배는 술술 원문을 읋고 해석을 바로 하면 그 속에 담긴 함의까지 이야기하기도 했었다. 물론 부러웠지만, 나의 능력을 알기에 적당히 읽고 해석하는 것에만 급급했었던 것 같다.

 

대학, 대학원까지 했음에도 사서의 길은 멀고도 험한 길. 눈 앞의 시험을 위해서 공부하는 한심한 전공자밖에 되지 않았다. 사서 가운데에서도 가장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 중용이었다.

 

대학(사서 중의 첫번째 단계)은 3강령과 8조목이라는 큰 틀에서 길지 않은 내용이라 으음 하면서 봤었고,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의 문답형힉으로 나름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이해하면서 스토리를 잡아가며 봐서 그런지 그래도 좀. 맹자는 긴 문장이지만 문맥에 따라 사건 사건들을 해석해나가면 크게 힘들지는 않았었다.(물론 지금 이 글들을 보면 벙어리가 되어버리겠지만..)

 

중용은 글쎄...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도와 천명 등 눈에 잡히지 않는 허상들의 나열 같은 느낌이 들어서 해석은 하는데 이게 뭔 소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겨우 맥만 잡아서 억지로 봐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중용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물론 EBS에서 도올의 강의를 통해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을 조금이나마 가깝게 느낄 수 있었고. 예전 도올 선생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었는데..(왜 그랬었는지 솔직히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그의 논리와 학식에 대한 깊은 경의를 표한다. 그만의 확실한 논리로 상대를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부분에 있어서는 최고인 듯 하다.

 

고전은 옛 글이지만, 그걸로 그쳐서는 분명 안될 훌륭한 글인데, 그 부분을 이 책에서 잘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온고이지신을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런 내용들을 통해 현대의 사람들이 읽고 마음으로 담고 해야 옛 선인들이 강조했던 것들을 품고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할 것 같기에.

 

한자가 낯설고 어렵다고 느끼는 이들에게도 추천해도 될 것 같다. 해석이 잘 되어 있고, 다양한 관점에서 도올 자신이 타당다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으로 구성했지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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