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증후군
양서현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의류업계의 디자이너로 5년간 일한 신소윤. 문득 하던 일을 그만두고 스스로의 삶을 살피려 한다. 누구나 이 정도의 경력으로 한 일에 종사한다면 질려하면서 물려있게 마련이다. 나 또한 좀 그랬었던 것 같다. 4-5년째가 한 번의 고비로 오면서 그 상황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삶이 또 달라지고 그렇다고 생각한다. 

여튼 신소윤을 둘러싼 첫사랑, 그리고 최근에 찾아 들어온 또 다른 사랑. 누구에게나 첫사랑이라함은 아련하고 뭔가 풋풋한 잊지 못할 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도 또한 첫사랑을 그렇게 표현해 놓았다.  

첫사랑 윤재의 이별 통보에 정신 못차리면서 그동안의 그 맘을 계속 이어 갔었던 소윤. 자신의 결정이 아니었기에 더욱 미련을 갖고 있던 터 생일마다 그녀에게 꽃을 보내는 첫사랑남. 그는 과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다시 관계를 맺자고 찝적대는데... 

그 사이 참 편한 사람 민환이의 등장으로 소윤의 닫혔던 맘이 열리는 과정이 나오는데, 이 부분에서 스윽 감정이입되며 보았던 듯 하다. 이 남자 직업도 좋고 매너도 좋고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것 같은데 그에게도 소윤이 모르는 첫사랑의 아픈 과거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리고 또 다른 소윤의 친구-게이로 나오는 현수. 소윤이 좋아라했지만 커밍아웃을 통해 그 맘을 거절할 수 밖에 없는 그. 작가로 활동하면서 현수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고. 

소윤의 고딩 친구 윤하 또한 소윤 못지 않은 남자 관계로 중간중간 조미료 역할을 하며 이 소설에서 나름 소윤의 사랑을 제 3자의 눈으로 보고 말하고 있는 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각자의 아련한 어릴적 사랑 기억을 더듬기도 할 것이며, 소윤에게 또는 다른 캐릭터에게 힘을 실어 읽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벼우면서도 공감이 가는 글이라 금새 읽었다.  

이 책 가운데 이해인 수녀의 시가 있어 함께 싣는다. 

비도 오고 너도 오니 

구름이 오래오래 참았다가 쏟아져 내려오는 그리움인가 보지?
비를 기다리면서 아침부터 하늘을 올려다보고
너를 기다리면서 아침부터 내내 창 밖을 내다보던 날
맑게 젖은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았을까?

비도 오고 너도 오니 너무 반가워 눈물이 난다 친구야
내 마음에 맺히는 기쁨의 빗방울 영롱한 진주로 키워
어느 날 다시 너에게 보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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