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걸어, 희망으로 - 나를 치유한 3000킬로미터 기적의 유럽 걷기 여행
쿠르트 파이페 지음, 송소민 옮김 / 서해문집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에, 화학요법으로 생명을 연장해보자는 가족들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렇게 결행할 수 있는 독일의 모 할아버지 이야기. 

유럽 걷기 여행을 하겠다는 선포를 가족에게 하고, 얼마 되지 않아 차츰 여행준비를 하는데.. 가족들은 모두 반대하고 사랑하는 아내 또한 기함을 하는 상황에 조금도 굴하지 않고 도보 여행의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이 참으로 놀랍다. 

어찌 들으면 소설 같기도 하다. 암선고를 받고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주기적으로 온다고 하는데  또 인공항문까지 주머니처럼 달고서 당당히 그렇게 나아갈 수 있을까? 수레를 만들어 필요한 물건들을 담고 하염없이 걷기를 주저 않고 ... 길을 떠나면서 가족의 의미 자기 스스로 더 당당할 수 있게 생각하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이 할아버지는 남에게 신세 지는 것이 싫어 늘 모든 것을 다 처리하려고 하다보니 꼬질꼬질 홈리스 늙은이 같은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이탈리아 로마라는 목적지를 향해 하염없이 걸어가길 서슴치 않고 있다. 이 할아버지 모습에서 스스로를 이겨내는 것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임을 새삼 느끼고 배우자인 아내를 끔찍하게 아끼고 생각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이런 글을 읽다보면 감정이입을 하게 마련이다. 내가 만약 같은 상황이라면이라고 가정을 해보고선 말이다. 감히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다. 그저 원망하고 슬퍼하고 포기하려는 모습에 주변 정리만을 하지 않을까... 이 세상에는 위인이라고 불릴 사람들, 선생으로 삼을 만한 사람들이 참 많아 보고 배울 점들이 많은 것 같다. 꼭 세상을 구하는 가치로운 일만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다지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마지막 소원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던져주면서 여운까지....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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