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의 글은 차분하게 나이먹어가는 존경할 만한 사람이 쓴 것 같다. 안광복 작가가 연재한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놓은 것으로 한줄 한줄이 다 의미가 있어 읽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절실한 지혜, 알고 싶은 지식을 찾기 위해 글을 쓴다' 끊임없이 지혜를 갈구하고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점이 그 어느 젊은이에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두가 이렇게 늙어가면 너무 좋은 사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 나이가 들어가며 젊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열망과 이루고자 하는 성취와는 또다른 헛헛함을 철학에서 찾으라고 한다. 누군가는 말할 수 있다. 그 철학이라는 것이 돈이 되냐.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철학을 사유하고 자신의 삶으로 가져올 때 무엇이 그렇게 달라지냐. 달라진단다. 글을 너무 잘 써서 그런지 설득력이 있고, 이 분의 글처럼 해보리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우리의 삶을 4계절에 비유해놓았다. 나는 각 계절을 만끽하였는가(과거) 만끽하고 있는가(현재) 만끽하고 싶다(미래) 무엇이 가치로운가를 생각하고 선택하게끔 이끌어주는 느낌이다. 작가도 확신은 있지만, 완전히 다 경험하진 않았을 것이다. 본인도 이번 생은 처음일테니. 그럼에도 인생의 후배들에게 좋은 것을 권해주는 느낌이라 그렇게 하고 싶다. 이 계절에 잘 맞게 나온 책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한 해를 마무리하기 전, 나를 더 여물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