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a Scent 향기 하나, 둘, 셋 - Promise 작가의 향기책, 내 삶에 머무르는 Promise 시집
Promise(박지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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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마지막 주에 흙을 보충하고 분갈이 하고 파종한 식물들이 5월이 되어서야 싹을 내기 시작하더니 오늘 첫 꽃이 피었다올 해는 보라보라한 한 해살이 꽃들을 4종류나 심었는데정작 꽃을 먼저 피운 것은 선물받은 봉선화였다.

 

반갑고 설렜다자고 일어나니 불그레하고 연한 꽃잎이 햇빛에 반짝이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조우일까인사도 하고 안부도 물어본다.

 

내가 좋아하는 꽃들은 향이 좋은 꽃들이다장미를 좋아하지만 하우스 재배 장미는 사지 않는다비릿한 물 냄새만 나니까빛과 물과 흙에서 자란 노지 야생 장미는 발걸음을 떼기가 어려울 정도로 고혹적인 향이 난다.

 

살아 있는 꽃향기가 그리운 날오늘 두 번째 시집을 펼친다꽃들로 목차를 분류한 향기가 날듯한 책이다내가 심은 기다리는 좋아하는 꽃들이 눈에 띄어 반가웠다언젠가 필 꽃을 상상하며 사진과 시를 즐긴다.

 

 

1. 스위트 피sweet pea

 

오늘은 숨쉬기에 관한 시를 세편째 읽는다.

덕분에 의식적으로 깊은 숨을 여러 번 쉬어본다.

쉬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을 지도 모를 숨.

세상의 수많은 생물들 중에 인간만이 을 의식하고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신기한 진화의 결과이다.

문득 왜인지 그 이유가 무척 궁금하다.

 

숨 쉬어

숨 쉬다 보면

 


 

2. 라넌쿨러스ranunculus

 

시작(詩作)이란 대개가 무척이나 힘든 창작이라고 듣지만,

시인의 죽음과 삶이 이렇게 고통스러울 까닭이 없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흔한 일도 아니었으면...

 

삶과 죽음이 반복된다는 건 누구도 관리 불가능한 우주의 법칙이지만...

우리 모두 어리둥절한 채로 잠시 삶을 살아보다 미처 깨닫지 못하고 사라진다지만...

고통이 덜한 삶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3. 히아신스hyacinth

 

덜 하려고 저항해봐도 가득 차는 좋은 마음,

걱정하는 마음이 잔뜩 생기는 그런 마음...

그런 시절.



 

4. 리시안셔스lisianthus

 

몸에 아무런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것,

산책을 못 나갈 이유가 없는 것,

여전히 좋아하는 노래가 있다는 것,

즐거운 감정이 생긴다는 것,

옷을 차려입을 생각이 드는 것,

 

흔하기는커녕 모두 특별하게 멋진 일이라고 느껴진다.

원하는 걸 성취하려면 변화가 필수이지만,

실은 대부분의 시간 안온함을 원하는 이 이율배반...

오늘도 충분히 무탈했다부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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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돌봄의 시 - 지금 내 마음에 필요한 시를 엮다
나태주 지음, 박지영 삽화, 배정애 캘리그래피 / 북로그컴퍼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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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편이나 담아 준 시집이라 기분이 넉넉해지고 배정애 작가의 캘리그라피와 박지영 작가의 삽화가 멋지다나태주 시인의 시는 이 중 11편이다.

 

시를 엮을 수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한 주제 자기돌봄 으로... 그러니 이 시집은 자기 자신에게 선물해도 좋고당신도 자기를 돌보라는 다정한 선물로 누군가에게 주기도 좋겠다.

 

느긋하고 편안한 시간이 필요하다미간에도 힘을 좀 빼고... 오후에도 커피를 한 잔 할 수 있는 주말이면 더 좋고자기 돌봄이 필요하다는 건 이렇게...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말일까... 그러니까 시간을 어떻게 더 확보하냐고... 미제...

 

시간 확보가 어려우니 한정된 시간 동안 마음이 보채고 복달하지 않게 시 처방을 하는 지도 모른다마치 현실을 못 바꾸니 나를 바꾸자는 서글픈 차선책으로...

 

일 년에 한 번만 하자했던 결심 중에는 손글씨도 있는데벌써 6월이고... 글쎄... 어느 주말이어느 연휴가 온전히 두근거리는 내 것이 될까... 시인의 친필 손편지가 더욱 감사하다.



 

일을 그만두면 두려울 만큼 시간이 생기겠지만 대학 때 큰 결심 없이 시작한 아르바이트부터 내내... 소득으로 환원되는 일을 하지 않는 삶을 살아본 적이 없어 엄두가 안 난다어쨌든 나도 지금의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다.


 

그리고... 아사로 아이들이 매일 사망하고 전쟁의 폭격이 그치지 않고 식량 위기가 심화될 거란 보도에도 패닉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과분할 만큼 안전하고 편안하고 모자람 없이 살고 있다.

 

그래서 약간의 스트레칭으로도 몸이 풀리는 노동을 하고끼니를 생략해도 굶주림에 불안해하지 않고세탁을 미뤄도 내일도 깨끗한 물과 전기가 공급될 것이다.

 

가만히 앉아 시를 읽으며 자기돌봄이란 주제를 생각하다이런저런 생각으로 피부가 벗겨진 통증처럼 스스로를 긁어대는 것도 둔감해지지 않도록 나 자신을 돌보는 방법이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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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식탁이 사라졌어요!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피터 H. 레이놀즈 지음, 류재향 옮김 / 우리학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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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만으로 보자면 패밀리(familia, 노예)보다는 식구(食口)가 좀 더 따뜻하고 좀 덜 가혹합니다물론 이런 환원주의적 사고는 별 의미가 없기도 하지만두 세대가 함께 살며 함께 식사를 하는 풍경이 일상인 시대를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고단한 노동을 미화하려는 의도는 없고가족에 대한 이상적인 추구도 없지만피러 레이놀즈가 이 책에서 말하려는 바 역시 구태의연한 시대착오적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어떤 가족 구성이든 가족이 한 집에 살면서도 식탁에서 모이는 시간이 없다는 것은 참 쓸쓸한 일임에 분명하니까요더구나 아이들에게는 그 부재가 더욱 생생한 느낌으로 경험될 것입니다.


 

함께 장을 보고요리를 하고식탁을 차리고노래하고말하고이야기를 나누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느긋하고 행복하게 식사에 집중해도 되는 시간... 십 분 내외로 뚝딱 할 수 있는 조리법이 아니라면 시도도 잘 안하는 나로선 바이올렛이 회상하는 이 과정이 눈부시게 사치스러운 일로 느껴집니다싫다는 게 아니라 할 수 없어 서글프지요.

 

아주 간혹 머릿속에선 계산기가 작동합니다구매손질조리뒷정리까지... 사 먹는 것에 비해비용만으로 따져보면이 무슨 수지가 안 맞는 일일까...하고그런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머리를 털어내긴 합니다만.

 

관계의 부재를 구체적인 물질인 식탁의 사라짐으로 표현한 것이 무척 인상적입니식탁은 도구이자 가구이자 공간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바이올렛은 어떤 해법을 찾았을까요울지 않고 조르지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고몹시 현명하고 자연스럽게 멋지게 해결(?)합니다놀랍고 부럽고 즐거웠습니다보드라운 지혜가 힘이 세서 참 다행입니다.

 

그림책이라 색감의 변화로 감정과 상황의 변화를 전해주는 방식이 아주 멋지고 좋았습니다내 추억과 마음에도 부드럽게 여러 색이 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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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메디슨 - 살리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를 둘러싼 숨막히는 약의 역사
송은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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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는 지루한 줄 모르고 읽는다거대한 미션처럼 느껴졌던 통사 이외에 근래에는 주제사 책들이 많아져서 만화보다도 재밌는 경우도 많다. ‘/독약의 역사이니 얼마나 흥미진진할 것인가. ‘살리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를 둘러싼 숨 막히는 약의 역사가 부제이다.

 

저자도 아주 흥미로운 분이다현직 약사인데건축학과생명공학과철학과약학과 등 여러 전공을 공부했다그 중에서도 무슨 접점일까 싶은 건축학이 특히 눈에 띈다세계사를 바꾼 약들이라니읽기 전엔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들만 떠오르는 독자로서 설레며 펼친다.

 

영국 추리 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는 약사의 경험을 살려 독약이 등장하는 소설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사고사와 자살보다 질병으로 사망하는 일이 가장 많다는 것이일종의 위안이 된다최근에는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해 그 숫자가 더 커졌을 것이 분명하겠지만그러니 여전히 인간은 질병과 싸우는 중이고그 과정에서 새로운 무기로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다.

 

최초에는 혹은 어떤 시절에는 시행착오를 거치느라 잘못된 개념으로 발견된 지식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여러 유해한 약들도 많았다그런 분위기에 매몰되지 않고 반대하고 나선 인물이 있다는 점은 늘 역사적으로 흥미롭다.

 

분야가 아니라 과문한 파라셀수스Paracelsus, Theophrastus von Hohenheim 이야기를 재밌게 배웠다약의 역사와 연결이 될 거란 생각도 못한 인물들을 만나는 재미도 크다역사 속 열두 장면 모두 순식간에 읽혀서 살짝 아쉽다.

 

이란 단어에서 내가 떠올리는 효용과 이미지는 질병 치료이다가장 협소한 의미와 활용일 것이다평소엔 의식하지 못하다가그건 기본이고역사 속에서 이 담당한 다양하고 격렬한 역할들을 만났다뇌를 자극한다는 점에서예술가의 영감을 부르기도 하고군인을 광기로 이끌기도 하고…….


 

모든 우연을 서사로 만드는 것이 인간의 뇌의 기능이라고 하더라도결과적으로 드라마틱한 일들을 즐기는 것에는 잘못이 없다(고 믿는다). 인간은 참 약해서도움이 되고 힘이 될만한 건 오히려 잘 알아보는 능력을 진화시킨걸까이 책을 통해 새롭게 배운 내용을 기록한다.

 

율리아 아그리피나는 아들 네로를 황제의 자리에 앉히기 위해 남편이자 황제였던 클라우디우스를 투구꽃으로 만든 독약으로 죽였다.”


 

소크라테스가 마신 사약이 가르쳐준 교훈은 제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게로 이어졌다결국 삶이 아닌 죽음으로써 더욱 가치 있는 가르침이 됐고그가 마신 사약은 그리스 철학과 함께 서양 철학의 시작을 알리는 도화선이 됐다.”


 

“11세에 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고마찬가지로 험난한 왕으로 사는 삶을 살아가게 된 정조그 역시도 아버지와 같이 우황청심원을 애용했다고 알려져 있다가슴에 화가 쌓이는 삶은 사도세자나 정조나 다르지 않았나 보다.”


 

약물 알레르기 증상은 스트렙토마이신 투여를 중단한 후 금세 호전됐으나문제는 완치되지 않았던 결핵이 재발했다는 점이었다그러나 이제 더는 방법이 없었다. (조지 오웰)그는 남은 스트렙토마이신을 병원에 기부했고기부한 약은 결핵에 걸렸던 두 의사의 아내를 치료하는 데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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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트리 테이블 - 디저트 카페 창업 레시피 & 컨설팅 북
박성채 지음 / 더테이블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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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멋진 책! 일독은 의미가 크지 않은 레시피북이자 작품 도록 같아서 천천히 즐겁게 설레며 넘겨보았다. 내가 아는 그 페이스트리 테이블의 셰프께서 출간하셨나 생각했는데, 관련 일은 하시지만 직접 운영하시는 건 카페 노티드!


 

수상경력은 페이스트리 장식보다 더 화려하고 멋지다. 이미 장인의 반열! 그 모든 경험과 지식을 정리해서 한 권을 책으로 만들었으니, 천천히 찬찬히 두고두고 감상하고 배우고 실습해 볼 그런 소장품같은 책이다.

 

목차가 나오기 전에 이 책을 사용하는 법을 잘 알려주시니 그 포인트대로 독서하고, 저처럼 홈베이킹을 즐기는 수준이 아니라, 창업을 준비하시고 고심하시는 분들은 디저트 카페의 작업 일상도 만날 수 있다. 생산 시간과 진열 시간 등. 재료과 도구 구매도 참고 가능해서 유용!


 

따끈하고 묵직해서 그 양감과 맛을 즐기는 전통 스콘을 좋아해서 다른 스콘은 먹어 본 적이 없다. 떠먹는 크림 스콘의 개념과 존재가 별세계의 일처럼 신기하고 다양한 플레이버를 담을 수 있으니 스콘보다 식감이 더 가볍고 부드럽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위로가 필요한 날 생각날 듯도.

 

39가지의 레시피들이 7가지로 구분되는데, 작품과도 같은 사진들에 마음이 부풀기도 하고 향이 나는 듯도 하고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라운드케익은 한결같이 행복한 느낌을 전해준다. 평생 초코게익만을 생일케익으로 고집하는지라 시선은 늘 그쪽에 더 오래 머문다.


 

제목에 등장한, 그러니 가장 중요한 페이스트리 부분도 버터향이 나는 듯 황홀하다. 나는 시도할 엄두를 못 내는 일이라서 감탄만 하며 구경하였다. 역시 포인트로 제시해주시는 내용도 다른 분야에 비해 더 촘촘하고 섬세하다.



 언젠가 집에서 행복한 기분으로, 두께와 크기와 폭과 길이와 접는 법을 따라해보면서 집안을페이스트리 향으로 가득 채우고도 싶다. 저자의 내공을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설명만으로 장면과 단계가 모두 상상되어 영상 자료가 아쉽지 않다.

 

드물긴 하지만 베이킹을 할 때는 냉장실과 냉동실을 더 깨끗하게 청소하는 버릇이 있다. 냉장/냉동 기술이 필요한 베이킹이 있기 때문이고, 한 번에 모두 사용하거나 모두 먹을 수 없는 재료들을 보관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보관법이 더 신경이 쓰이는 스트레스로 작용할 때도 있는데, 보관법까지 언급해 주셔서 반갑고 감사했다. 홈베이킹이라는 부담 없는 입장에서 읽어도 감동 포인트들이 많다. 창업 준비 하시는 분들에게는 더 간절하고 유익한 가이드책임에 분명하다



아이와 함께 만든 시작만 초코 호두 르뱅 쿠키... 이런 모양이 되었다~ 즐거웠으니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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