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무무 무지개 택배 1 - 뒤바뀐 주소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박현숙 지음, 백대승 그림 / 우리학교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엇이든무슨 일이 있어도무조건 배달하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겐 든든한 택배일 것이다작품 속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다대신 현실에서는 부디 토요일엔 택배 배송도 안 하고일요일에 마트도 휴일인 그런 노동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

 

무지개의 상징이 배제와 차별에서 숨 쉴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서제목부터 마음에 드는 책이다.🌈🎁 초등 5학년 유일한 13세 이하 독자는 재밌게 읽었다고만 감상을 전하니기록은 늘 그렇듯 내가 남긴다.

 

“13세 이상 고객의 물품은 받지 않습니다.”

 

13세 이하의 어린이 손님만 받는 택배회사어떤 물품들을 맡기는 건가 너무나 궁금하다어린이/청소년 문학을 좋아하고 자주 접하는 편이지만깍지동지... 이런 이름은 낯설고도 친근하다.

 

30일 한정 고용인 무지개 택배 회사’🌈🎁의 규칙들은 짐작보다 엄격하고 비밀스럽다필연적으로 엿보거나 누설할 일이 생긴다는 확실한(?) 설정이다판도라의 교훈!

 

배달원은 절대 택배를 열어보면 안 된다(다른 택배회사도 마찬가지 아닌가?)

택배를 열면 배달원은 주인에게 갈 수도무지개 택배 회사로 돌아올 수도 없다(이건 엄청나다)

영원히 움직일 수 없는 끔찍한 담으로 가게 된다(담벼락?)

 

어린이의 특권이자 필연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그래야 배우고 성장할 수 있으니까(라고 어른들은 믿는다). 일단 엉망진창 주소가 문제다(이건 어른들에게도 문제일 듯...). 택배를 보낸 아이는 가져가 달라고 하고택배를 뺏으려는 아이도 등장하고... !

 

물론 단순하게 택배 배달 성공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건 아니다늘 누군가 힘들게 하면또 다른 누군가가 도와주고당시엔 당면한 문제만 해결하면 다 되는 줄 알았지만다른 사정이 있고.

 

“ 말을 하지 않아야 비밀이지다 말하고 나면 비밀이 아닌 게 되잖아그렇지?”

 

흥미롭고 긴장감 도는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무척이나 진중한 질문들을 만나게 된다내용은 비밀이다재밌기도 하지만 짐작보다 더 본격적인 진지한 맹세와 결심과 선택이라는 그리운 풍경을 보여주는 멋진 책이다.

 

, 13세 이하는 택배비 무료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름의 피부 - 나의 푸른 그림에 대하여
이현아 지음 / 푸른숲 / 2022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그(Pierre Bonnard)의 그림을 볼 때마다 푸른 기운을 감지한다그것은 자신 안으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자의 시선에서 비롯한다앞이 아니라 뒤로 발걸음을 디딜 때 생기는 약간의 공간과 그늘그 물러남의 태도가 발하는 색그것이 내가 사랑하는 블루다

 

1

 

제목에 피부가 있는 책이라니 멋지다오래 전 친구와 개별 인간의 존재의 경계는 피부인가하는 주제로 한참 얘기한 것이 생각났다결론은 그렇지 않다피부 밖의 일정 공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그래서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불편하고 힘들어진다는 것이었다.

 

2

 

집이란 우주에서 유일하게 내가 나로만 있을 수 있는 사적 공간이고그러니 사람만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과만 같이 살고 싶다라벤더의 색감이 조용히 퍼지고 스며드는 작품을 보며, ‘오로지 나의 취향과 형편이란 구절에 흠뻑 공감한다.

 

그래서 익숙한 공간을 떠나 여행이나 유학이나 이민을 가게 되면 한동안은 피부가 아주 예민해진다마치 외부 세계로부터 내 존재를 보호할 방어막처럼 날카롭게 자극을 감지하고 생존을 위한 판단을 내리려 든다물론 적당히 잊히고 낯선 상황이 줄여주는 스트레스도 있지만.

 

3

 

떠났다 돌아왔다 하는 여행을 하지 못하니그런 감각들도 퇴행되어 매일 천천히 늙어가는 기분이 든다물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느긋하게 책을 읽는 주제에그림 속 깊고 어두운 물에 비율을 많이 둔 작품에 겁을 먹고 조금 떨었다.

 

망명(忘名) - 이름을 잊다 란 구절에 사유의 한 자락을 얻어 멍하니 있어 보았다잊고 싶은 것들이 참 많다는 걸 기억해내면서지금 내가 보는 풍경이 어느 날엔가 순식간에 사라질 세상을 두려워하면서혹은 정말 인류가 멸종한 조용해진 지구를 상상하면서.

 

4

 

구도도 색감도 자세도 분위기도 모든 것이 낯설고 재밌는 그림이다글쓰기에 아주 불편한 자세일 것도 같고영감이 막 떠올라 몰입한 상태인 것도 같고고요하고 깊은 색채들이 가득 채워진 중에 빨갛고 선명한 구두가 완벽해서 마음에 든다소리가 사라진 세상 같기도 하다.

 

5

 

이 그림의 시선과 구도는 특히 멋지다저런 분할을 작품의 풍경으로 상상해본 적이 없다인간의 몸과 과일의 몸이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여름 세상이다혼자 살 때도 혼자인 집의 공간에서 발가벗고 살아볼 생각을 못해본 것이 아쉽다.

 

물을 무서워하고 수영도 못한다는 저자가 필요하면 물 밑바닥이 아닌 자신의 심연으로 가라앉아도 된다고부드럽고 조용하게 아래로 가보라고둥둥 뜨는 내 허리에 적당한 추를 달아 준 기분으로 우울하지는 않고 차분하게 책을 구경했다.

 

여름에는 새로운 단어를 껴안을 수 있는 몸을 갖게 된다여름이 나를 통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어떤 것이든 안으로 흘러들어와 나를 간지럽히도록 내버려둔다눈꺼풀 위로손톱 아래로등줄기로양 뺨으로.”

 

6

 

오늘 밤은 잠든 애너벨처럼 피부의 경계심이 낮아져서 마침내 무방비 상태가 된 듯 깊이 잠들고 싶다최첨단 무기로 겁주는 방식 말고나 자신의 취약성과 무방비성이 상대조자 안심하고 무장해체할 수 있도록그런 설득이 가능한 세상을 꿈속에서 만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 자폐는 어떻게 질병에서 축복이 되었나
존 돈반.캐런 저커 지음, 강병철 옮김 / 꿈꿀자유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잘 도착하기를 염려하며 기다리는 책. 출판사 대표시자 역자이신 강병철 선생님과 펀딩에 참여해주신 분들, 한 달 후 2쇄를 찍을 수 있게 사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덕분에 무람하고 괴랄한 현실의 면면과 소식들에서 벗어나 숨을 고르며 정신적 산책을 즐기는 기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테나 1 - 축하한다 세상아! 내가 왔어! 아테나 1
엘린 에크 지음, 기영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 살리기 프로젝트’🌍

 

책 속 프로젝트의 내용이 몹시 궁금하다!

 

인간이 이제까지 밝혀낸 사실은 실제로 아주 적다.

모르는 게 많아서 기후 위기 상황을 잘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도 있고

모르는 게 많으니 뭐라도 노력하면 예측 못한 좋은 결과가 생길 거라는 낙관도 있다.

기후 비상의 시대영향은 이미 곳곳에서 가뭄과 화재로 진행 중이다.

매일 목격하면서도 겁도 안 내고 열심히 대책을 세우지도 않는 것같아

현재도 미래도 문득 몹시 두렵고 불안해지는 시절이다.

 

겨우 사진만 찍고 미래사람 어린이에게 책을 드렸다.

아테나가 전쟁과 지성 모두를 상징하는 여신이라는 점에 대해...

새삼스럽게 생각해본다.




삐삐’ 덕분에 스웨덴 문학에 익숙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생각해보면 스웨덴 청소년 문학을 경험한 일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읽지 못해도 스웨덴어로 적힌 원제가 반갑고얼마 안 남은 듯한 기후비상과 인류멸종을 막는 이야기가 위로이다.

 

그리스 신의 이름이지만캐릭터는 북유럽(?) 스타일이다아시아에서는 다소 낯설 사회 운동가였던 조부모와 페미니스트 부모의 캐릭터들도 재미있다특히 할 말 하고 자기 생각이 강하고 행동력이 있는 아테나는 외롭고 슬프고 힘들어서 지클’, 지구를 살리자는 환경운동모임을 만들어 활동한다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전개일 지도.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느니아는 게 병이라느니여자가 똑똑하면 재수 없다느니암탉이 울면... 등등을 경험해본 적 없는 아테나는자기계발서와 육아서를 통해 한국의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길러주고 싶어 하는 자부심과 당당함과 똑똑함을 갖추고 있다.

 

끈질기면 이기는 거다외부와 타인의 영향을 거부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 덕분에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이 이루어진다. 이 모습은 스웨덴의 유명한 동화 <말괄량이 삐삐>의 주인공 삐삐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70세 이상의 스웨덴인이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사실이 잘 안 알려져 있어요분리수거를 가장 덜 하고 비행기는 가장 많이 타고고기는 우걱우걱 먹어 대면서 유기농 식품은 가장 덜 소비하는 연령층이에요.”

 

한국의 십 대에게 한국의 어른들은 어떻게 보일까먹방을 상품화하고 과식을 즐기고 보양식이면 뭐든 먹어치우고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고 일회용품을 소비를 자랑하는 사진을 SNS에 올리고 단체여행으로 남의 동네를 망치기도 하고 자연에 대한 감수성은 없고 돈 많이 벌라는 얘기나 하는... 혹시 이럴까?

 

이렇게 쓰면서도 모임에서 언제나 초콜릿 케이크를 먹는 게 부럽다휴가 핑계로 생일에만 먹는 초콜릿 케이크를 하나 사먹을까... 싶은 마음이 뭉게뭉게...

 

씩씩하게 동생들도 잘 돕고친구들과도 잘 지내고생각을 기록하고문제가 생겨도 어른에게 도움을 청하기 전에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보고구체적인 안건을 잘 설명해서 현실을 바꾸는 대단한 아테나이다울고 떼쓰는 게 아니라 정확히 알고 지적하는 모습이 멋지다.

 

환경문제 이외의 현실적인 문제들도 등장한다학교생활의 면면도 사실적으로 묘사되고우정과 로맨스도 있다표지 사진만 찍고 먼저 읽겠다고 한 십대의 호기심에도 무겁지 않은 재밌는 내용이었다고 한다재밌으면 글도 쓰지 그러니...


 

기후비상의 시절에 지금의 어린이들이 너무 거대하고 절망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많은 고생을 안 했으면 더 좋겠는데... 미안하다잘 하는 일도 없으면서나이를 이유로 십 대들을 동료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어른들의 주장이 몹시 부끄럽다.

 

나도 무기력에 주저앉지 말고후원도 더 하고지자체나 중앙정부에 제안할 기회를 미루지 말고먼저 애쓰는함께 애쓰는 이들에게 더 자주 감사의 인사를 해야겠다내가 못한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니까시리즈 1권이니 2, 3권엔 어떤 활동이 펼쳐질까 무척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멜로우 시티 멜로우 팝 - KIMKIMPARKKIM’S KOREAN MELLOW POP LP GUIDE 100
김김박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멜로우시티 멜로우 팝>에 소개된 100곡을 들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 주소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juqwHzyddznTM42qxhv8By0yfvAuLuIs

 

책날개의 QR 코드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다.

 

* Mellow의 사전적 의미는 부드럽고 풍부한그윽한이다한국팝의 멜로우한 시절, 1980-90년대 음악을 진지하게 듣거나 좋아한 이들이라면설명 없이 알아들을 느낌이다프로그램 타이틀마저 얼마나 mellow 했나, ‘별이 빛나는 밤에’... 그래서 음악을 듣는 밤이 완벽했다.

 

mellow의 속어적 의미에는 마리화나를 피운 뒤 기분 좋은 상태가 있다이 책에 실린 100곡을 들을 수 있는 링크를 열어 플레이 해두고 이 책을 넘겨보는 시간 내내 내 상태가 좀 그랬다시절에도 추억에도 소위 취할 수 있다각성 뒤 현실은 더 고약하지만.

 

휴가를 휴가답게... 할 일 따위 없이 쉬고 싶다이른 아침부터 긴급 상황도 아닌 일로 어찌나 분주했던지 품위 있게 살고 싶단 꿈을 버릴 뻔했다잠시 만나 도움을 준 처음 본 분이 후광이 비칠 정도로 우아하고 친절한 성품이 느껴지는 분이라 진정이 되었다.

 

100곡을 만나다보면 마음이 싸르르 탈이 난 것처럼 반응하는 곡들이 있다사실 시간여행은 고래로 늘 가능했다음악만 들으면 그 시절로 갈 수 있으니까이 글에 올리는 사진들은 오래 잊었던듣지 않았던 곡들 몇 개다.



여행 동아리인줄 알고 방문한 이들과 스케치 동아리인줄 알고 온 사람들이 모여 음악을 하던 여행스케치’, 그 사연 때문에 더 사랑했고 가끔 동물원의 곡들과 헷갈리기도 했다이상은 가수는 동그라미하면 떠오르게 뭐냐고 진행자가 물었는데 비누방울이라고 대답해서 아주 좋아했다그때도 지금도 삐딱하고 사소한 이유들에 휘둘린다.

 

내게 치명적인 멜로우 음악들을 한 번에 소개할 체력은 없다#이 네 개 정도는 기본으로 붙은 유재하의 곡들을 고등학생 때 매일 피아노로 연주해본 듯하다작년인가... 다시 연주해보려 했더니 마치 전생에서 배운 듯 손가락이 굳어서 충격을 심하게 받았다다시 연습해볼까...

 

저자들이 곡의 순서를 정한 것에는 당시의 멜로우한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한다충실한 독자/청자라면 순서대로 듣는 것이 좋을 것이다나는 일단 플레이 하긴 했는데안 들리는 것남지 않은 곡들이 있어서 순서대로 들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좋아했지만 다 잊어버린 곡들이 있었다누군가에게는 레트로이겠지만다른 누군가에게는 시절의 기록이자 한 때 자신의 감성을 이루던 실체들일 것이다백 곡 중에서 수집해서 믹스 테이프를 만들고 싶은 곡들을 찾을 지도!

 

격렬하게 짜증났던 오전의 보상처럼 듣는다휴가에 떠나는 여행은 공간의 이동만이 아닐 수도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여러 계절이 담겨 있지만 지금은 겨울이 너무나 그립다우수수 서늘한 바람소리가 들리는 가을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불타는 지구 위에서 살아갈 얼마 남은 지 모를 삶이 살아 온 시간을 더 길게 아득하게 늘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