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시험은 왜 치나요?
이윤섭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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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은 왜 치나요?’란 질문을 처음 한 것은 언제인지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학창시절은 늘 시험을 통한 평가로 이루어진 시간이었고오로지 대학입학이라는 한 가지 목표만이 단조롭게 외길처럼 놓인 길이었다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시험성적과 전교생 등수를 공개하는 방식을 시도했다가 교육청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3까지의 삶은 그 이후의 진짜 삶을 준비하는 과정으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만 같았다다른 모든 계획과 꿈들은 입시 이후에만 예약이 가능한 메뉴처럼 미뤄졌다.

 

당시엔 교육정책이나 변화에 관심과 시간을 들여 알아보던 때가 아니라 전체적인 그림을 몰랐는데몇 년이 지나지 않아 교직에 선 친구들이 생기면서백년지대계와는 전혀 판이하게 뒤바뀌는 교육 정책과 일선 교원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장관이 새로 부임할 때마다 그 장관의 결제 서명이 찍힌 새로운 교육과정이 시도되고교원들은 방학에도 쉬지 못하고 새로운 교육과정 연수를 몇 주씩 들어야하고그 변화의 폭이 클 때면엄청난 예산이 필요한 교과서 변경과 수업 변경도 뒤따른다고 한다.

 

교육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마련하는 정책이 아니라 학생교사학부모들은 이리저리 휘둘리며 짜증스럽기만 했고 때때로 출판업계의 로비 과정이 드러나 보도가 되기도 했다.

 

물론교육연구자들이나 종사자들이 오래 고민하고 제안한 교육 목표들과 세부사항들 모두가 그렇다고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명암이 뚜렷한 시행착오를 계속 겪어 왔을 뿐이지만대입이라는개천에서 용나기를 바라는한 방에 인생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두고서는 다른 여타의 교육개혁이란 수박 겉핥기나 단기 방책을 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매번 어쩔 수 없었을 뿐이다.

 

어쨌든 나는 더 이상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 시험 평가를 받는 진땀나는 시절을 다 지나왔다그러니 오히려 약한 의지력에 도움이 되고자작은 성공을 쌓아가고자자발적으로 원하는 시험을 택하기도 한다결과로서의 평가는 내 스스로의 목표에 도달했는지 아닌지의 변별력만 있을 뿐다른 스트레스로 작동하지 않는다이제 내게 시험이란 그런 의미의 성취 평가이다객관식이든 주관식이든 실습이든 학습에 도움이 되고 기억을 돕는 방식이라면 대단한 창조적 방식을 일을 목표로 삼지 않는 한 큰 문제도 안 된다.

 

평가는 누군가를 심판하기 위해 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치는 것이다그때는 자기 스스로의 성장에 대한 기대로 두근거릴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등급으로 인간을 분류하는 방식이 또 다른 현실에 엄존하는 한대한민국 사회는 여전히 성과주의를 독려하는 현실에서 멀리 떠나오지 못했다고 본다출발과 기회와 과정과 결과가 모두 공정하고 신뢰할만하다면 모를까다른 방법이 없어 따르긴 하지만 불신과 냉소와 자포자기 또한 미리 마련된 그 현장의 모습들에 나도 무람한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시험선발성적 관리내신 등급이 현재의 형태로 유지되는 한성적 거래 등의 범죄를 유발할 가능성 또한 언제나 있을 것이다저자에 따르면 인생의 길목마다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고개인에게 크나큰 위험부담을 전가하는 고부담 시험이다이 방식으로 평가를 통해 성장한 이들이 경쟁과 선발에 익숙한 사람으로서 사회활동을 하는 것은 자명한 일.

 

평가로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 얼마나 정확한지 확인하는 것이다평가로 할 수 없는 것은 그것을 제외한 모든 것이다중략평가는 아이들의 머릿속에 있는 것을 ...... 꺼내어 세상에 적용해 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머릿속에 머물고 있는 지식 유통기간은 시험을 마치는 순간까지이다.

 

암기식이 아니라 창의성을 위주로 한 교육 플랜이라는 홍보도, 도무지 개념을 알 수 없던 열린 교육도, 객관식 문항들을 없앤다는 발표도그 외 다양한 교육 과정들 역시 바라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시간은 흐르고 문제는 반복되었다.

 

완벽한 제도가 어디 있을 것인가 싶지만대한민국의 시험제도라는 것은 파생되는 문제점들의 수도 대단하지만 그 정도도 지나치다불가항력이나 과실로 인해서가 아니라 시험’ 때문에 학생들이 매년 자살하는 공화국이다문제점들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내 자식 일이 아니면 일단 넘어가지도 말고 교육의 주체로서 좀 더 의견들을 내주시면 한다.

 

좋은 결과에 좋은 과정이라면 더 격려하고 나쁜 결과에 좋은 과정이라면 더 위로하고 좋은 결과에 나쁜 과정이라면 더 충고하고 나쁜 결과에 나쁜 과정이라면 함께 고민하자.

 

코로나로 학부모도 학생도 교원들도 모두 힘겨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어렴풋이 의무교육 시행 방식이 변화할 것이란변화가 필요하다는 정도의 의견들만 떠돌고 선명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은 없다.

 

필요한 변화가 있다면 요구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시험을 예찬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 이 책에서 지식 평가와 학습 효과라는 목표를 잘 성취하면서 다른 방식의 교육 활동들이 어떻게 가능한지 저자는 예들을 많이 들어 보여 준다교육 비관론에 빠질 만큼 복잡한 심경과 고민들을 나누고 정리하고 배우며 읽을 수 있어 도움을 받은 유용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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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이름 - 부모의 뇌를 치유해야 아이의 뇌가 달라진다
도모다 아케미 지음, 김경인 옮김 / 마인더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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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장이 아플 것 같은 책이었다학대로 인해 사망에 이른 아동의 이름으로 분노하고 아파하며 법원에 손으로 눌러 쓴 탄원서를 보내는 시기를 거치자 마자 연이은 아동 사망사건들을 접하느라 통증이 생생한 기분으로 읽었다소아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저자가 간단하게 분석 정리한 내용도울음이 울컥하는 기분이 느껴져 이를 꼭 닫고 읽으며 필사를 했다.

 

차일드 멀트리트먼트(child maltreatment)’라는 표현을 사용한다중략. ‘부적절한 양육’, ‘부적절한 관계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스웨덴은 1979년 자녀 양육 관련법을 개정하여 세계 최초로 아이에게 어떤 체벌도 심리적 학대도 할 수 없도록 법률로써 금지한 나라다그리고 이 법제화를 계기로 아이에 대한 학대를 격감시키는데 성공했다

 

스웨덴의 성공 사례를 좀 더 살펴보면아동학대 금지를 법제화하고캠페인을 실시하고아이를 때리지 않고 키우기 위한 충고나 지원 방법을 정리한 책자를 배포하고소아과 임산부 클리닉과 연계해서 지원하고사회 전체의 의식 향상을 위해 우유팩에 계발 문구를 인쇄하거나 공익 광고 제작 방송을 해서체벌에 대한 전체 사회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한다.

 

누구나 생물학적 부모는 갑작스럽게 될 수 있다하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모두가 불완전한 부모에게서 태어나 모두가 불안전한 육아로 성장했으니 피할 수 없는 결과이기도 하다보완할 방법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고민하고 배우고 결심하는 학습 말고는 없다나는 사전 예방적인 부모 지원의 측면이 사회 전체에 더 다양해지고 대중화되는 것이 사후 처벌과 대책만큼 중요해 보인다.

 

2장에서 자녀를 치료하려고 센터를 찾았다가 자신의 문제가 더 위급하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가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저자는 지당하다고 했고 나는 놀라며 읽었다.

 

아니라고 할 이들도 많겠지만대한민국은 폭력과 혐오가 쉽고 빈번하게 목격되는 사회이다때리는 사람을 문제 삼기보다 맞는 사람이 맞을 짓을잘못을 했을 거란 이해와 공감이 뿌리 깊었던 사회이다아직 제대로 규제할 사회적 합의도 법도 마련되지 않아서 합당한 처벌도 어렵다.

 

이 와중에 의도적으로 폭력적인 혐오를 이용하여 사람들을 균열시키고 반목하게 만들어 제 이익을 차리는 후안무치한 이들이 공적 지위를 차지하는 일도 가능한 사회이다


사적 관계와 공간즉 사생활로서의 권리는 과장되고 온갖 미화된 가치들의 생성지로서의 가족과 가정 역시감시도 처벌도 관리도 없었던 오래된 잔혹한 폭력의 현장들이기도 하다.

 

어떤 이유로 선정되는지 정확히는 모르나간혹 환기를 주의시키려는 듯부모에 의해 다치고 살해된 아이들가르치는 이들이나 선후배간의 스포츠계 폭력 피해여성과 노인 폭행과 살해 기사가 하이라이트 된다.

 

매일 누군가는 맞고 죽임을 당하고 극심한 불안 속에 살고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남는다학대와 폭력은 가정에서 사회로혹은 사회에서 가정으로양방향으로 거침없이 번지고 대물림*되기도 한다학대는 최대 70%의 확률로 다음 세대에 대물림된다.


다른 범죄와 마찬가지로 이 범죄 역시 단호하고 적합한 처벌과 피해자 구제와 회복으로만 중단될 수 있다법과 제도사회 공동체의 의식 내에서의 공감이 필요하다

 

정신의학 분야에서는 심각한 트라우마를 경험하거나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안고 생활하더라도 잘 순응하는 능력 혹은 그 과정이나 결과를 리질리언스*라고 한다. ‘정신적 회복력’, ‘정신적 탄력성이라고도 한다. *resilience

 

연구결과한 번의 옥시토신 투여로 애착장애 아동의 좌뇌 복측 선조체에서 보수계의 반응 개선이 관찰되었다그것도 증상이 중증인 아이일수록 뇌에 미치는 작용이 강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편아이를 학대하는 부모의 뇌에도 문제가 있고, ‘차일드 멀트리트먼트(child maltreatment)’로 인해 다친 아이의 뇌도 그 고통에 적응하기 위해 뇌 스스로 변형된다고 한다. 이 내용을 읽으며 나는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했다. 물적 증거가 있으면 치료와 지원 역시 구체적일 수 있으니.


뇌 부위들 중 전두전야는 체벌로 위축되고그 결과 본능적인 욕구나 충동을 제어하기 어렵게 된다시각야는 성적 멀트리트먼트나 가정폭력을 목격할 때 위축되며시각적인 기억 용량이 감소하고이는 11-13세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청각야는 폭언을 경험하면 비대해지는데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부모의 폭이 많은 경우심인성 난청정서불안사람과의 관계를 갖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게 된다.

 

해마는 유소아기 시기의 멀트리트먼트로 위축되며 3-5세에 이미 학습능력과 기억력이 저하된다공통적으로 멀트리트먼트를 경험한 아이들은 좌뇌 발달이 크게 뒤처져서사람에 따라 사회적 장애정서적 장애인지적 장애기분 장애불안증, PTSD, 해리성 장애경계성 성격 장애로 나타날 수 있다.

 

부모 트레이닝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대물림을 끊기 위한 사회적 지원과 공동 육아 등의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내용들이지만일본 내의 치료법과 사례와 대안이라 한국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할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 ADHD: 일본에서는 발달장애의 한 분야한국의 장애인복지법상 발달장애는 자폐성장애와 지적장애만을 포함한다.

 

각자의 복잡한 사정으로 살아가며 서로를 다치며 죽이기까지 하는 이들단일 관계 내의 가해자를 최대한 비정하게 다루는 기사와책임을 방기한 이들을 찾아 고발하지 않는 엉성함과 최소한의 안전망도 마련하지 못한 사회는 무고한지 묻고 싶을 때가 많다어렵고 힘들겠지만폭언과 폭력을 근절하지 않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니 함께 노력해봐야 하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행위가 학대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로 인해 아이가 상처를 입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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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어버린 것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2
서유미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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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우리가 잃어버린 것>어쩌면 서둘러 읽게 되지는 않았을 작품이었다뭐랄까나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진지하게 결혼출산육아경력단절구직활동을 쓰디쓰게 겪어낸 분들을 위해 작가가 차분하게 손길을 내민 작품일 거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나이 든 분들은 지금 좀 힘들어도 아이는 꼭 필요하다고우리 사회에 아이가 없어서 어떡하느냐며 걱정한다그런데 밖에 나가 보면 이 사회의 시스템 자체가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중략그러면서 왜 결혼을 안 하고 애를 안 낳느냐고 묻는다아이 문제뿐 아니라 그런 일들이 도처에 널려 있었다그런 부조리한 일들에 대해 생각하면 피로해졌다.

 

2/5

 

2월이 시작되고 존경이란 단어 하나로는 거의 아무 것도 설명할 수 없는그분들의 부재란 내 삶의 갖가지 구성들을 와장창 부수고 말가르치고 보살피고 맡겨진 역할 이상의 수많은 것들을 주신 두 분 스승들께서 타계하셨다.

 

먼저 떠나신 분의 부재조차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고 매일 확인하고 놀라고 절망하는 일을 온통 감정적으로 반복하는 중에 또 다른 연락이 밀치고 들어왔다한 순간이라도 늦춰볼 수도 말려볼 수도 싸워볼 수도 없는어떤 노력도 재능도 가진 것도 다 무의미한닥치는 대로 당하는 이별연이은 사별이었다.

 

가까이 사는 친구가 금방 울 것 같은 얼굴로 찾아와 먼저 읽어 봤다며 조용한 위로처럼 책을 건넸다황망한 마음에 고인 슬픔이 조금만 줄어 네 손바닥 위에 올릴 수 있는 이 작고 고운 책처럼 257g이 되길 바란다는 편지와 함께.

 

무연탄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32-257g/km 기저질환이 없는 노후건강을 위한 탄수화물 섭취권장량이 257g 이하 4,200원 할인 판매한다는 맛은 그저 그렇다는 즉석비빔밥 내용량이 257g 중고판매상품으로 나온 윌슨테니스라켓이 257g 궁극의 포켓터블 스냅용카메라 무게가 약 257g 세상엔 257g인 것들이 많네 이유도 의미도 없이 화면에 띄워보았다.

 

3/5

 

표지 그림을 오래 보았다풀지 못하면 내용을 들여다볼 수 없는 퍼즐처럼말이 되게 짐작해보고자 이해하고자 이리저리 애를 썼다함의들이 가득할 거라는 강박적인 느낌에 편하게 넘길 수가 없었다.



저 뾰족한 칼을 든 이는 사람일까 인형일까 한 명은 사람이고 한 명은 인형인가 다른 자아인가 딸인가 뾰족해 보이지만 나뭇잎을 뭉친 것만 같은 칼날은 무엇일까 정면을 향하도록 왼손으로 들고 선 이유는 무엇일까 상자 옆면에 앉은 고양이는 기울어진 차원에 존재하는 걸까 검은 고양이는 상자 밖을 벗어난 존재인가 나무가 받치고 있는 이 상자는 어떤 세계인가 숨 막히게 작은 사적 공간인가 열려 있는 상자인데 아무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 건가.

 

감상 훈련이 부족해서 이야기들이 들어맞지도 연결되지도 않았다아티스트 역시 내용을 읽고 표지 그림을 만들었을 수 있는데읽지는 않고 왜 머뭇거리는 것인지본질의 한가운데로 뛰어들기 전 미적거리는 이런 버릇은 언제부터인지시작하기를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4/5

 

부족한 문해력이 간혹은 더 부족해지기도 하는지 책 소개를 읽고 받은 인상과는 촉감이 다르게 읽히는 문장들을 많이 만났다결혼출산육아경력단절구직에 대한 하소연과 속 풀이를 진하고 풍성하게 담은 이야기가 아니었다경주라는 인물의 상실의 계기가 그랬을 뿐어떤 계기로 무엇을 잃어버린 누구이든모든 상실은 발생하는 순간은 감당하기 힘들고 속절없이 당하고 나면 결과를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오래 지켜본 시선이 느껴졌다.

 

경주는 막막하다는 말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 같았다앞과 뒤양 옆을 둘러봐도 열고 나갈 수 있는 문이 보이지 않았다.

 

마음이 쳐지고 어떤 회의가 끼어들까봐 최선을 다해 저항했다.

 

문득 낯이 화끈 뜨거워지며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난데없이 닥친 불행으로 다치는 사람살이의 아픔누군가의 그 틈이 더 벌어지기 전에 실체로 다가가서 메우고 품으며 살자했던 서유미 작가가,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 취재 기사처럼 특정한 상실 사건을 다루는 문장들을 한가로이 수집했을 리가 없는데.

 

인생이란 얼마나 이상한지여기에서 저쪽을 보면 그럴싸해 보이고 고통이나 그늘을 짐작하기 어렵다. SNS는 그런 착시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사람들은 그걸 알면서도 기어이 접속해서 그 온도차를 경험했다.

 

인간도 인생도 원래 이런 거니 마음 편히 가지라는 위로나패배감이나 죄책감에 마음이 패이고 녹아내리는 이들에게 돌파구를 안내해주는 이야기가 아니다허정거리며 나아가는 길에 걷는 속도가 비슷해 우연히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동행처럼내가 있을 장소와 공간을 찾거나 마련하지 못해 몸 둘 바를 모르는 이의 옆 자리에 조용히 앉는작가는 그런 연대와 연결을 만드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을 표현하는 일을 하지 않아 줄지 않고 딱 그만치서 경주가 서 있는 거리가 쓸쓸했다여유롭게 나이를 탓하며 이미 꽤 오래 전에 말로 자신을 충분히 설명해서 친밀감을 쌓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느꼈으면서홀라당 뒤집어 보여줄 수 있는 가방 속 같은 거라면 얼마나 간단하고 명료할까아쉽고 피로하다는 게으른 변명도 자주 했으면서그래도 뭐라도 물어 보고 날씨 얘기라도 꺼내보라고 경주에게는 소곤소곤 귀엣말을 전하고 싶었다.

 

운이 좋은 이들은 그런 시기 죽도록 쓸쓸하네외롭네허전하네막막하네 를 겪고 나서잘 몰라도 확실한 친밀감을 느끼는 상대를 알아보는 능력이 발현되기도 한다그냥 아는 거순간의 눈인사로목소리로행동으로간단한 말로짧은 글로무엇으로든차곡차곡 겪어 본 감정의 결들이 빅데이터처럼 순식간에 종합적 판단을 내리고직관이라 부를지 운명처럼 느낄지 선택지만을 남겨 준다.

 

이 작품에서 참 중요한 요소가 공간장소들이라는 걸 이해하고 나니경주와는 겹치거나 비슷한 장소를 공유하지 않는데도어느 날의 내 일상을 관찰한 것인가 싶은 당혹한 느낌을 주는 표현들이 줄줄이 이어진다는 모순적인 느낌을 받았다대상 인물의 일기장도 읽어 보았나 싶게 반쯤은 잊거나 흐릿해진 심정을 속속들이 되짚어 내기도 한다경주가 어떤 장소에서 어떤 생각을 할 때마다 나도 잠시 내 현실에 있었던 그 장소로 이동해서 하던 일을 하고 느끼던 것을 오롯이 느끼는 복기체험을 하기도 했다.

 

하루가 먼 우주 속으로 사라지며 소멸하는 건지 새롭게 시작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뭐가 잘못된 걸까시간을 다시 돌린다면 어떤 부분을 바꿔야 할까.

 

무엇에 홀렸나 싶은 헛헛한 마음 한편에도 누가 나를 재미 삼아 엿봤구나하는 불쾌하고 억울한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작자는 연신 그랬구나그렇지그랬을 거야라고 공감하는 내내 쉬지 않고 살피고닦고씻고다듬고솜씨 좋게 수선해서 환한 웃음과 함께 보여 주고는뭐든 잃지 말고 잘 보관하라고 모든 기억들을 곱게 개켜서 건네준다.

 

뭐라 말할 수 없고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다누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특정한 누군가를 원망하는 것도 아닌그냥 어떤 순간을 지나가는 길이 고단해서 쏟아지는 눈물이었다.

 

어른이 되어도 눈물로우는 일로만 속엣 것을 끄집어낼 수밖에 없는 시기를 지날 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중략인생을 산다는 게 그 접힌 페이지를 펴고 접힌 말들 사이를 지나가는 일이라는 걸아무리 가깝고 사랑하는 사이여도 모든 것을 같이 나눌 수도 알 수도 없다는 걸하루하루 각자에게 주어진 일을 해나가다 가끔 같이 괜찮은 시간을 보내는 게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로가 강력하면 할수록유일하게 필요한 그 순간에 말하지 못하고 행동하지 못해서자신에게는 후회로 상대에게는 오해로 전달되는 시간들이 반복되는그러면서 서로가 잃어가는 것들도 많아지는 경주를 가만 지켜보며 읽는 일은 아프고 안타까웠다아프고 쓰린 모양으로 지속되는 삶을 살면서 무언가를 천천히 잃어가는 일이 삶 그 자체라고그걸 알아가는 게 슬프기만 한 건 아니라고 작가는 다정스레 말을 건넨다.

 

경주가 하게 된다면이라고 가정한 것들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배신한 것이 아니라 막상 그렇게 되고 보니 별 볼 일 없다는 걸 깨닫는 방식으로 그녀를 실망시켰다중략실제로 만난 현실은 대체로 볼품없었지만 늘 그렇거나 완전히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예상하지 못한 비밀이나 놀라운 장면을 숨겨두었다가 완전히 절망하려는 순간에 내밀기도 했다그 예외성이 삶 속에서 가정법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도록 도와주었다.

 

삶의 중요한 시기를 지날 때마다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람들이 줄어들었다이제 누군가와 가까워질 가능성은 별로 없고 친구라 해도 좋을 만한 관계를 지속해나가는 것도 어려웠다. J가 자신을 배려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운해하는 것보다 자신 역시 이기적인 존재이므로 이해하고 지나가는 쪽을 선택했다.

 

5/5

 

경주야살살 체로 걸러서 위에 남은 것들은 모두 반짝이고 맘에 들고 행복한 미래를 보장하고 온전히 내 거!라는 그런 성인됨을 축하하는 의식이 모두의 권리로 국경일로 정해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체 아래로 흘러내린 모든 것들이 처음부터 내게 필요하지 않은 것이었다면이런 상상이 정신 승리에 준하는 위로가 아니라 사실이라면 얼마나.

 

경주는 한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세계가 그리 넓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주야그다지 긴 시간을 살아보지도 못하는 한 개인이 살면서 챙길 수 있는 것은 얼마 안 된다그렇지 않다면 우리에게 망각이 쉼 없이 필요할 리가 없지지혜를 획득하지도 해탈을 맛보지도 못하는 우리지만 선택했다면 이후의 후회는 필요가 없다상실처럼 선택 또한 어떤 고립이고 단절일 테니.

 

경주는 그들에게 묻는 대신 자신에게 물었고 그들에게 답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지나쳤다오랫동안 혼자 짐작하고 헤아렸다자신을 설득하는 동안 질문의 공소시효가 지나가버렸다.

 

너무 많은 조건들을 일일이 확인하지 말고뭐가 되었든 고심한 끝에 멍청한 선택을 하느라 힘겨웠을 자신을바로 뒤따를 상실을 예감하지 못하고 실수를 거듭하는 자신을 잠시 들여다 봐주자그렇게 잠시 이 시기를 지나가자.

 

그럴 수도 있지그래도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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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한스푼의 후다닥 집밥 - 쉽고 빠른 워킹맘 레시피
햇살한스푼 지음 / 미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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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든 분리수거 가능한 재활용품이든 뭐가 되었든 극적으로 더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매일 더 커진다포장지나 용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지수가 치솟는다일상은 별 일 없어도 분주하고 체력도 한정적이고 뭐가 되었든 먹긴 먹어야 하고아무리 맛있다 해도 매일 같은 메뉴를 먹게 되지는 않고한번 타협하고 잠시 마음을 풀면 배달이든 포장이든 남는 것들이 수북하다.

 

포장이 가장 간단한 식재료들을 구입해서 요리를 해보자는 생각이 뜨거운 울화와 함께 들었다시도해보고 배출되는 쓰레기 분리수거품 양을 비교해보고생각보다 쉬운 지지속 가능한 지 아닌지재난이 닥칠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일단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식재료는 물론 조리법도 간단하고 쉬워야 하고조리 시간도 짧으면 좋다.

 

다들 저보단 더 잘 아시겠지만식재료 구입손질준비조리뒷정리…… 생각 안 하려고 해도 자꾸 막 남이 해준 것들만 먹고 살고 싶어진다. 이런 복잡한 심정으로 만난 <햇살 한 스푼의 후다닥 집밥>.  제목처럼 햇살이 광명처럼 내리는 후다닥 해치울 수 있는 요리법들이 담긴 책이라 믿고 읽었다.

 

일단 재료 손질과 육수 내는 법이 나온다이런 건 한번 해두면 몇 차례 요리할 동안 건너뛸 수 있으니인내심을 가지고 결심해서 한번 하면 된다고 독려해본다반찬 목록들을 쭉 보고최하위 난이도라고 생각되는 것들만 먼저 읽었다노안이 온 내 눈에는 폰트가 좀 작은 듯한데펼쳐 놓고 서서 요리할 때 참고하려면 좀 작은 듯도 하지만, 몇 번 하게 되면 실용서의 특징 상 오래 볼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른단 희망을 버리지 않기로 한다.

 

책 읽다가 검색을 해보니 저자의 블로그와 동영상에도 자료가 많다https://blog.naver.com/dew36 조리법과 상세 과정을 을 배울 때 참조하기 좋을 듯하다.

 

1. 양배추 겉절이(처음 봄): https://blog.naver.com/dew36/222223288921

2. 계란탕(원재료에서 새우 빼고 도전): https://blog.naver.com/dew36/220593732913

3. 미역무침(처음 봄): https://blog.naver.com/dew36/220587784298

4. 봄동 겉절이(얼른 해야겠다): https://blog.naver.com/dew36/220631302790

5. 돌나물 물김치(처음 봄): https://blog.naver.com/dew36/220694371300

6. 간단한 오이무침(좋다): https://blog.naver.com/dew36/220712479291

 

계절 별 요리법들을 보며계절감을 참 많이 잃고 산다는 생각이 든다겨울 내내 오이를 먹은 듯.

 

무침이 제일 쉬운 듯하고 볶음도 간단한 종류들이 있다오호감자채를 썰어 물에 담그지 않고 볶아서 쫀득쫀득하게 먹어 봐야겠다어쩐지 내가 하면 감자채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 들기도 한다.

 

국 종류도 다양하고 내가 좋아하는 간단한 맑은 국들이 있어 좋다.

 

일품요리는 음……. 후일을 기약하며!

 

한 그릇 요리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리는 아무래도 당분간 배달과 포장이 답이 듯하지만 다회용 용기가 가능한 곳들을 택해야겠다. 쓰레기 스트레스, 이 시국이 곧 끝나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니 이젠 아무리 관대하게 생각해봐도 예외적 상황이라는 말로 더 감당이 안 된다.

 

6장 술안주를 보니갑자기 집중과 노력을 통해 요리 실력을 업그레이드 하고 싶은 욕구가 막 생긴다몽땅 육류가 들어가긴 하지만식재료들은 언제나 살짝 변주를 할 수도 있는 일이다오지치즈후라이https://blog.naver.com/dew36/220712479291 라는 새로운 음식을 알게 되었다.

 

일석이조가 될 것인지 포장 쓰레기는 줄고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만들고 조금 두근두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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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 삶의 연습이 끝나고 비로소 최고의 인생이 시작되었다
버니 S. 시겔 외 지음, 강이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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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도 리허설도 불가능한 것이 삶이라고 꽤 오래 전 정리가 끝났다골머리가 썩더라도 그 순간의 최선’ 이외에는 아무런 대안이 없는 막막한 일이 사는 일이라고.

 

그러니 삶의 연습이 끝나고 비로소 최고의 인생이 시작되었다는 문장을 내세우는 이 책이 안 읽으면 나만 모르는 새로운 발견을 담은 건가 궁금했다언제까지가 연습이고 언제부터 연습이 효과를 발휘하는 진짜 쇼가 시작되는 것인지.

 

믿음을 굳게 다지는 가장 강력한 기도는 고맙습니다가 아닐까 싶다.

 

갈림길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하나로 이어지는 커다란 원의 시작점이다.’

 

힘든 일이 지나고 나면 그 덕분에 성장한 나를 알게 된다지독하게 끔찍한이건 감당하지 벅차다싶은 일도 지나고 나니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 지는 가변적이지만 이후에 전혀 기대하지 않은 감사한 결과에 이른 적이 있다.

 

위기를 감지하고 평소의 게으른 자아 대신 다른 나가 힘을 내어 그 방향으로 걸어간 것인지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그리로 우연히 결론을 마련했는지는 그 시간을 복기하는 것이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 한 번도 진지하게 분석해 본 적은 없다.

 

하지만몇 번이나 반복해서 그런 경험을 한 것은 분명하다그래도 힘든 당시에는 그런 경험을 떠올리진 못한다어쨌든 내가 의식을 선명하게 하든 못하든자신이 살아가면 만들어간 성향관성이라는 것은 분명히 있다아주 극적인 물리적 환경 혹은 정신적 변화가 동반되지 않는다면비틀거리다 자기가 걷던 길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은 그렇게 스스로 그려 만든 원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삶의 면적인 것도 같다자신의 팔다리가 좀 더 길어진 것을 알아차리는 이는 지름이 길어진 만큼의 원둘레를 다시 그릴 수 있을 것이고그런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면 이전의 면적 안에서 웅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끊임없이 타인의 문제에 관심을 쏟으며 진정성 없이 살아가는 일상도 감정 부정의 신호다어쩌면 이들은 치유되지 않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부인하거나 좀처럼 풀리지 않는 현재의 인생을 부정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스스로 느낄 수 없는 상처는 치유할 수 없다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비슷한 분석들이 많아서 아주 낯선 이야기는 아니다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눈에 띄게 이런 경향을 보이는눈치 없기로 유명한 내게도 들키는 이들을 간혹 만난다그러면 마음이 무겁고 아플 때도 있다.

 

분석만으로 뭐 하나 도움이 될 재주는 없으니 그것도 서럽다. ‘이럴 땐 이렇게 저럴 땐 저렇게’ 사는 일에 지침서가 적절히 업데이트 된다면 참 열심히 따라 해볼 텐데……많은 경우나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아무 것도 못한다.

 

진심과 확신신념과 직관이 가득한 말은 강력한 폭탄과 같아서 폭발의 진동이 난관이라는 바위를 산산조각 내고 고대하던 변화를 가져온다.’

 

엉망진창이 되더라도 막 솔직하고 진심으로 부딪치는 게 맞는 거라고는 도저히 생각이 되지 않는다어렵다모르겠다.

 

잊지 말자주위 사람들도 모두 나와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다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고민과 어려움을 안고 살아간다그러니 세상이 불공평하고 암울한 곳이라 느껴진다면 인생 혹은 삶의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중략지금 여러분의 인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바꿔라변화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변화시켜야 한다.’

 

계속 답을 못 찾는 답답한 기분이 든다번개처럼 머리에 내려치는 통찰도 좋지만 여전히 내게는 그래서 어떻게!가 필요하다.

 

자기만의 경전을 만들어라책을 읽을 때마다 커다란 나팔 소리처럼 큼 울림을 주는 단어와 문장을 선별해서 모두 수집하라.’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1803-1882) 미국의 작가초월주의 운동 지도자.



 경전이 될지는 몰라도 필사와 기록은 하고 있다그런데여러 해가 지나도 여전히 지금 필사한 내용에 감탄하는 모습이라면 좀 서운하고 서글프다.

 

잘 하지도 못하지만 유명한 비유를 대략 활용해 보자면내가 읽고 쓰는 목적은 지금 수준에 맞는 최선의 배를 만들어 눈앞의 강을 건너려는 목적이다도강이 성공하면배를 만들고 강을 건넌 경험만 남고 배는 두고 다른 길을 가고 싶다.

 

삶이 무슨 퀘스트처럼 클리어해야하는 단계의 연속은 아니지만그래도 처음 만든 배를 필요한 기능 이상으로 장식을 하느라 머물고 싶은 생각은 없다.

 

혐오는 타락의 한 형태다혐오는 두려움에서 비롯되고 두려움은 생각에 골몰할 때 생겨난다누군가를 혐오하는 사람은 살은 자기 자신과 자기 삶을 혐오하는 것이다자신을 미워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미워하지 않게 되고 나아가 이해하게 된다.’

 

자신과 직접적 관련도 없고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았을 누군가를 공격적으로 혐오하는 사람들을 마구 혐오했다혐오를 혐오하자란 말을 들은 적도 있지만약간의 시간과 호흡으로 다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노력을 하기 싫어 그냥 경멸하고 혐오했다


당사자들에게 전달될 일은 없으니 그저 성질부린 것속 풀이 한 것에 지나지 않겠지만 막 자랑스럽지도 않다언젠가 기회가 있다면그때는 좀 더 담백하고 단호하게 잘못이라고 말해보고 싶다.

 

껄끄러운 관계에 놓인 그 사람과 마주칠 때 그가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한 다음 그대로 행동에 옮기면 됩니다.’

 

그토록 기다린 어떻게하란 문장이 드디어 나왔는데어렵기 마찬가지그래도 열심히 생각해보겠다비록 크나큰 오해와 더 깊은 껄끄러움을 낳는다고 해도.

 

삶은 전투가 아니라 선택의 연속임을 명심하라인생은 죽음과 씨름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력을 돌보는 것이다.’

 

‘“언제나 조금씩 금이 간 채로” 살아가겠지만 사랑이 그 빈틈을 가득 채운다는 것을 잊지 말자.’

 

책을 다 읽고 나자 이 책의 저자가 현직 외과의사라는 것이 다시 기억난다외과적 처치 방식에 익숙한 저자라면분명 삶은 다시 또 다시 시작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싶다


물론 저자 인터뷰조차 접해본 적 없는 내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층적인 숙고가 자리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저 부럽다금이 갔지만다시 힘내서 살아갈 기회를 누군가에게아마도 많은 이들에게 줄 수 있었던 저자의 직업이.

 

"No Endings, Only Beginnings Bernie S. Sie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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