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집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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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많다. 나이가 들수록 겁은 더 많아진다 쓰다 보니 이 무엇인지 모를 일이다. 불안과 두려움이 크고 상상이 거칠다고 하면.. 더 정확하겠다. 그러면서도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한결같은 얼마 안 되는 일관된 애호이다.

 

종종 두통이 생길 정도로 겁을 먹는 주제에오컬트, 호러, 공포, 괴담이라는 단어들로 소개되는 이 작품에도 두 손을 쭈욱 뻗었다. 믿기지 않는 비극이 일상처럼 닥치고야 하는 현실이reality 문학realism을 압도하는 시간을... 겪고 견딘다.

 

집에 돌아가지 못한 이들을 생각한다. 잠이 어렵게 올 듯한 밤이 이어진다. 누워서도 손목이 아프지 않을 분량의 예상보다 작고 가벼운 이 책을 이제 두려움 없이 펼쳐 보았다.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세상을 드러내 줄 평면도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정확하게 시간을 잰 건 아니지만, 뭘 빠트리고 읽었나 싶게 빨리 읽힌다. 가장 오래 천천히 집중해서 본 건 평면도들이었다. 그리고... 가장 무서웠다. 그림을 보고 상상이 채우는 시간이 오컬트와 스릴러의 본질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실제 분량도 40쪽 가까이 된다.

 

대화로 구성되어 더욱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내용은 흥미로운 내용의 결말을 보고 싶은 갈증을 가속시킨다. 어릴 적 2층집에 살았던 기억이 드문드문 연관도 없이 끼어들었다. 학창시절이 힘들었는지, 성인이 되고 악몽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 집이다.

 

건축 지식이 없어서 무서운 상상은 해도 추론을 할 수 없는 독자로서, 건출 설계사의 흥미진진한 추론의 전개가 놀랍고 재미있었다. 물론 상상력이 더해져서 아주 무서운 가설을 만들고야 만다. 증거... 도 발견된다. 기사로 다뤄진다.

 

다시 이 특이한 평면도를 가진 집으로 돌아와서, 미스터리의 끝으로 향해간다. 그 방안에서 상상 속 일들을 투명인간처럼 지켜보는 망상을 하는 바람에 잠시 심장이 서늘해졌다.(공포 자해)

열린 결말이 아니라 비밀은 다 밝혀진다. 물론 밝힐 수는 없다. 장르 소설은 취향과 평가가 더욱 선명하고 까다롭기 쉽다. 나는 저자의 다음 작품도 읽어볼 것이다.

 

! 문이 없는 방, 이상한 집, 토막난 사체, 실화 같은 현실성... 혼자 읽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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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불평등 - 프레임에 갇힌 여자들
캐서린 매코맥 지음, 하지은 옮김 / 아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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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가씨와죽은처녀

#에우로페와겁탈

#강간문화



 

역사적으로 여성에게는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공부를 하고 전문적인 직업의 영역으로의 진입이 저지된 여성들에게는 책을 읽는 것도,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여성들이 도전하고 싶은 무언가를 발견하면 안 되기 때문에 남성들의 세상을 보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들 중 일부는 여성들에게 보는look 행위를 금지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 그림은 중립적이지 않다. 그림은 해로울 수 있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림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태도를 형성하고 무엇보다도 역사, 문화, 인종, 성정체성 등에 대한 이해를 지속하는데 도움을 준다. 여가 혹은 성취와 미의 감상이라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이러한 힘은 대부분 조용하고 은밀하다.”

 

우리는 여성의 고통과 성폭력을 용인하는 우리 문화를 거스를 정도로 여성의 쾌락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아니다. (...) 시몬 드 보우아르는 <2의 성>에서 겸손함, 자존심, 극도의 섬세함 같은 쓸데없으면서 매력적인 특성들이 번성하는 것은 여성들이 신비화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여성들의 자율적인 쾌락을 거의 용인하지 않는 세상에서 해방을 위한 전략으로 쾌락을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성이 따른다. (...) 자유가 없는 세상에서 자신의 욕망을 자유로이 좇는 여성은 괴물로 취급된다. 이제부터 그러한 여성들을 만나보자.”

  


 

범죄자의 트로피와 같은 작품들을 제외한, 시선의 불평등에 가리지 않은 미래의 예술을 보고자 한다면, 1972년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는 앞으로도 맹렬하게 추구되어야하는 평등 운동임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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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아민 말루프 지음, 장소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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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탐욕과 극악무도함과 살의... 당신들의 힘을 지배와 군림 이외의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능력이 없다고.”

 

통제가 불가능하고, 불안과 공포가 사람들을 장악하고, 모든 것이 마비가 된 세상... 세상의 종말은 아주 극적이고 특징적인 사건이 아니라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진행된, 작품 속과 같은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시작되었을 거란 보고가 나오는 현실의 대멸종이 그러하듯이.

 

인간들은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존재에 대해선, 살아가는 내내 코앞에서 마주치면서도 절대 보지 않는 능력이 있지.”

 

인류는 재난과 비극을 자초했다. 원망하고 비난할 다른 생물종이 없으니 내부에서 누구라도 표적 삼아 욕하고 죽인다. 원하는 결과도 얻지 못하고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는 최악으로 멍청한 방식이다. 지긋지긋하게 되풀이된다.

 

세상은 탐욕과 증오의 전장이 돼버렸어. 모든 게 변질되고 타락해버렸지.”

 

예전에는 순진하게도 문명 이전의 사회가 만인의 만인을 위한 투쟁(홉스Hobbs)’ 상태일 것이라고, 문명과 교육은 우리를 투쟁과 폭력으로부터 우아하게 개조해줄 것이라 믿었다. 집중된 권력과 자본은 거대 무기를 만드는데 가장 열심이었다. 패권 경쟁은 최고의 게임이었다.

 

우리가 뭘 해야 하는 건지... 어른이 돼야겠지. 이게 그들이 돌아오는 조건이야.”

 

어른이 되어 본 적이 없는 이들이 반성만으로 어른이 될 것인가. 한 걸음 나아갔다 백 걸음 후퇴하고 다시 몇 걸음 나아가고, 숫자를 세는 일이, 거리를 가늠하는 일이 지겹다. 설득하고 말려도 죽자고 죽을 길로 간다면 앞을 막아설 이유는 무엇인가. 애써가며.


 

서로 존중하고 함께 먹고 다 같이 살 줄 아는 것이 어른됨이라 생각했다. 어른이 못 된, 앞으로도 못 될 독자의 책 읽기다. 줄어드는 많은 것들은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것들이고, 차곡차곡 늘어나는 반갑지 않은 건 염오染汚*와 분노뿐이다.

 

* [불교 ] 마음이나 몸을 괴롭히는 노여움이나 욕망 따위의 망념(妄念)

 

현실의 우리에게도 핵폭발 정도는 막아줄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할까, 기술이 월등한 친구들이 우호적이면서도, 자신의 힘과 능력을 인류에게 벌어질 재앙을 막기 위해 사용해줄까, 영생을 가능하게 할 의료 기술로 우리 모두를 치료해줄까. 아니라면 뭘 믿고 엉망인건가.

 

우리는 삶의 길목에서 역사 속의 거추장스러운 시체들과 끊임없이 부딪친다. 하지만 어느 날, 과거와 씨름하느라 지친 인류가 미래를 만난다면 과연 인류는 그것을 알아볼 것인가? 미래 속의 자신을 알아보고 그 힘차고 뜨거운 육신에 지친 손을 얹을 것인가?”

 

SF문학은 늘 메시지와 경고를 제공했다. 지구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함께 살아갈 이웃의 경계를 늘리라고. 디스토피아의 일부가 현실이 될 때마다 그저 신기하게 생각하고 말았던가, 당면한 위기는 드디어 SF의 배경과 현실의 격차를 없애고 만 듯하다.

 

알아도 별 소용없는 듯하지만, 그래도 기록해둔다. “지구는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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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임정재 옮김 / 타커스(끌레마)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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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번역, 선명한 주장을 하는 철학, 지혜롭고 유용하게 인간관계를 다룬다는 평을 계속 듣는다. 빨리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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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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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교육, 정치를 향한 욕설과 막말 대신 들어보고 싶은 우신의 자화자찬과 철학적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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