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잘린 돌고래 오래 - 쓰레기 없는 미래를 향한 제안
윤대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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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 꼬리 잘린 돌고래 오래의 근황을 검색해보았다. 2021, 2022년 두 차례 바다에서 보았다는 기사가 있었다. 동료들도 20여 명이 함께 있었고, 사냥에도 참가하는 모습이었다니 다행이다.

 

그물 잡이와 낚시 잡이 도중 바다에 버려진 낚시줄과 폐그물에 걸려 잘려나간 꼬리는, 생존에 필수적이라 다들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했다. 그래서 오래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오래 살라고.

 

인간은 왜 이렇게나 쓰레기를 많이 만드는 방식으로 살아갈까. 환호했던 개발과 발명의 많은 순간이 한탄스럽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사는 유일한 종이 아닐까 한다. 물론 알아도 잘 고치기도 못한다.


 

빠져나갈 도리가 없는 인간 독자로서 30가지 다시 생각하고 고민하라고 만들어준 책을 감사히 펼쳤다. 변화의 총량도 변화할 시간도 충분하지 않지만, 계속 살아갈 생각이라며 뭐라도 하는 게 맞다.



 

굿즈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하고서도, 올 해 벌써 늘어난 유리컵들과 손수건이 책상 위에 안착되어 있다. 그래도 책을 읽고 나면 상품 광고에 대한 저항력과 소비를 포기하는 날이 늘어난다.

 

대신 구매 중지, 버리기 중단, 제조사에 의견 보내기, 에너지문제 고민, 순환경제 사회 응원 등과 관련된 활동도 늘어난다. 무엇보다 내내 호의를 보여준 남의 집에 자신의 오물을 버리는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끄러운 짓이다.

 

저자의 자신의 업무 분야에서 30년을 고민하고 도전했다. 이미 갖고 있는 물건은 버리기 전에 재사용 가능한지 고민해보기, 새제품을 사기 전에 꼭 반드시 필요한 물건인지 생각해보기, 꼭 필요한 물건인 경우에도, 유해성이 높고 누군가의 희생이나 죽음을 대가로 생산된 물건이지 지금은 소비자가 더 알아보고 따져봐야 한다.

 

생산 유통 과정에서 모두 관리되면 좋겠지만, 현실의 그런 형편이 아니다. 그런 소비를 하고 권하고 요구해야 기업, 연구원, 정부, 세계가 바뀐다. 그렇다고 저자가 윤리와 의무를 강제하는 방식으로 설득하는 책이 아니다.

 

업사이클, 하이사이클*, 쉐어라이트**, 제로에너지하우스 등, 낭비되는 자원이 없도록 특성을 잘 살피고, 사회 변화를 통해 경제적 이득도 얻을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을 변치 않는 원칙과 더불어 연계하고 사례를 보여 준다.

 

* 버려지는 원두커피 자루로 새로운 재활용 원단(주트:)을 만들어서 시민들 스스로 필요한 제품을 만들도록 원단을 개발한다.

 

** 버려지는 LED 칩으로 물소독 장비를 만들어 제3세계와 재난지역을 돕는다.

 

거듭 강조하지만, 근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생활방식이 변하는 것이다. 쓰레기를 사지도 버리지도 않는 - 줄이는 - 일이 중요하다. 텃밭, 오래 입을 수 있는 옷, 에너지 손실이 적은 공간이 그래서 중요하다. 일회용품은 물론이다.


 

대량생산과 대량폐기를 멈춰야 한다. 그 목표에 도착하기 위해서, 지금 생활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고 격려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용도로 태어났다. 완벽을 핑계로 도망치지 말고 뭐라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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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마약·알코올, 재판과 회복가이드 - Sex·Drug·Alcohol, Trial and Recovery Guide
곽준호.이재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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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조율이 잘 되지 않은, 시대 격차가 큰 어긋남이 많은 사회이다. 예를 들면, 범죄검거율은 아주 높은 반면 - 거의 100%, 처벌과 양형 과정은 개선될 점이 너무 많고, 재범률이 높은 범죄유형들도 많으며, 심지어는 꼭 있어야 할 법이나 담당 인력이 없어 공공 안전에 구멍이 난 곳들도 적지 않다.

 

사회학 관련 분석 보고서나 책을 접하면, 한국 사회가 일제 강점기가 끝나고 독재와 갖가지 격변을 겪으면서 짧은 기간 얼마나 기형적으로 살아남아 오늘에 이르렀는지가 거듭 실감난다.

 

물론 성취도 눈부시다. 아마 다시는 그런 몰입과 헌신이 불가능할 정도로, 공공성이 엉망인 상태에서도 공적 자산을 늘려왔다. 그 노력이 한순간에 다 망가질 수도 있다는 점도 현재와 미래를 불안하게 만든다.

 


한국이 성범죄로 세계 상위를 - 신고한 것만으로 거의 1- 차지한 세월은 짧지 않았다. 알코올 섭취량이 중독 수준으로 높고, 위험성에 비해 너무나 관대한 것도 맞는 말이다. 술을 강권하는 것을 문화라고 하고,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정신을 잃는 것도 재밌는 에피소드로 여긴다.

 


가장 낯설고 주변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은 마약 문제인데, 이 책을 통해, 현직 변호사와 심리하학자의 글을 통해 비교적 자세히 접했다. 형법에 대해서는 과문하지만, 폐지나 개정을 응원하는 법들 - 주취감경, 신상 공개, 양형기준, 보호 관찰 등 - 을 다루는 내용을 만나 관련 설명과 의견을 배워 보았다.


 

법적 정의가 제대로 실현된다는 공감대가 적고, 그런 생각이 문화에서 사적 보복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을 양산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찬성하지 않지만, 내 가족과 친구의 이야기라면 행동을 못하더라도 심정은 어떨지 슬프고 참담한 심정으로 종종 고민해본다.

 

책 덕분에 뜻하지 않게, 형사사건의 흐름도 파악하고, 법률 용어의 개념들도 바로 잡아보았다. 법은 얼마든지 바뀌고 새로 만들고 폐지할 수 있다고 믿고, 현행법을 기준으로 불법성을 모두 판단하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이미 유효하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본다.

 

하지만 우선 있는 법만이라도 법적 정의에 맞게 잘 활용되기를 바란다. 법의 그물망보다 구멍이 더 넓어 보일 때가 있는데, 그건 나의 착시일 뿐일까. 범죄이나 빠져 나가기 위한 질병 타령이 아닌, 재발 방지를 위해 꼭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치료지원은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

 

재판을 방청하는 분들도 많아지셨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당사자들의 진술을 읽을 수 있어서 새로웠다. 존경하는 법조인들이 여러 분 계신다. 외부에서 보는 실망보다 애쓰는 분들이 지켜나가며 개선시키는 법조계 현실이 분명 더 단단할 거란 기대와 믿음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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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어떻게 말해야 하나요? - 회의부터 발표까지, 말센스 10배 높이는 법
히키타 요시아키 지음, 한선주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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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회사에서는은 일종의 트릭 같기도 합니다. 읽어본 바로는 회사는 하는 삶의 일례일 뿐이고, 이 책은 놀랍게도(?) 상황 한정 말하기 테크닉이나 형식이 아닌 말하기의 중요성에 대해, 응용법에 대해 설명한 책입니다.

 

세계 최고로 고된, 불법과 학대에 가까운 청소년 수험기를 살다보니, 배우는 건 그때까지만이라는 이상한 심리가 있습니다. 배우는 게 지겨우니 진짜 공부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치 박사학위 논문 통과되고 나면 공부도 연구도 그만두는 것과도 유사합니다. 그런 사람이 교수가 되면 내내 자기 학위 논문 자랑만 합니다. 수업도 태도도 배울 점이 없습니다(유사 경험 다수).

 

말과 글은 평생 중요하고, 직업을 가지는 경우 거의 모든 업무가 말하고 읽고 쓰기입니다. 말의 중요성은 인간인 한 줄어들지 않습니다. 정직하고, 진실하고, 논리정연하고, 설득력과 품위가 있어야 합니다. 내용과 태도 모두가 필요합니다. 물론 타인을 고의로 상처주거나 해치기 위해 사용하는 건 안 됩니다.

 

어렵기도 하고 현실에서 본보기를 잘 못 봅니다. 정치인들의 언행은 끔찍한 수준입니다. 한국은 중요한 것을 언제 열심히 배워서 어떻게 잘 사용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는 사회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불의는 무한 인내심으로 잘 참고 불편은 조금도 못 참는사람이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제 얘기입니다).

 

일요일은 심정적으로 새로운 한주를 시작하고 준비하는 날이라서, 기분을 가다듬으려고 읽었습니다. 언어는 곧 생각이고, 명명은 곧 사물 자체이자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본질이니까요. 잡념을 물리치고 감정을 달래고 나를 보호하는 장치로 책만한 것이 없습니다.


 

대박’ ‘등의 어휘로 살던 사원이, 재활 훈련하듯 어휘를 늘리고 말을 간결하게 하고 생각을 논리적으로 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은 제게도 치유과정 같습니다. 일상에서 불쑥 쉬운 조롱과 욕이 하고 싶어지는 아슬한 순간들이 있으니까요.


 

비법은 없고 정답은 있습니다. 차분히 할 말을 떠올리고 정리하고 전달하는 훈련을 스스로에게 시키는 것입니다. 몰라서 못하는 것보다 안 해서 못 하는 것이 많으니 시도하는 모든 분들을 제 힘껏 응원합니다. 한 권의 책으로 인생을 바꾸는 기적은 없어도, 분량을 늘리면 양질전환이 이뤄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가장 따라 하기 쉬운 훈련 하나만 소개합니다. “하루에 한번 30초 안에 명사 10개 말하기. 단 소리 내서!” 작가 이름 10, 식물 이름 10, 동물 이름 10, 국가명 10개 시도해봤는데... 왜 다 실패... 생각만으로는 우스워 보이는 도전인데, 소리 내어 말하니 결과가 참담합니다. 꼭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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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북극 출장 중
이유경 지음 / 에코리브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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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과에는 여성 학우들이 많아서 여럿이 둘러 앉아 얘기를 나누는 모습만 봐도 때론 코가 시큰거리고 부러웠다. 많은 여성들이 함께 과학을 공부하는 학과의 분위기는 어떨까 늘 궁금했다.

 

첫 폭염에 아이들 일정을 따라 다니다 지친 여름날 밤에 제목이 시원하고 매력적이라 이유경 박사를 만나러 책 속으로 다이브! (조금 졸다 일어남) 금방 몰입된다. 저자의 삶인지 내 삶인지 문득 헷갈리면서.

 

한 번에 되는 실험도 없지만 한 번만 해도 되는 실험은 없다에 끄덕끄덕. 대학() 실험실은 그리 훌륭한 공간이 아니라서 오류 많은 실험 결과를 어떻게 분석해야할지 늘 답답했다. 90년대 물리학과에선 보안경 없이 레이저 실험이 이루어지기도 했고, 동기는 렌즈 각도가 변하는 바람에 시력을 다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조언은 옳다. 적자생존. 꾸준히 쓰는 사람이 남는다. 논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요즘은 연구/학위 논문 얘기 하는 게 민망하고 화가 차오르는 기분도 들지만, 진짜들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정직한 데이터로 세상 속에 숨어 있는 비밀을 알아낼 때 그 짜릿한 기쁨을 꼭 맛보기를 바랍니다.”



 

북극 출장 준비는 냉장고부터. 워킹맘은 벌써 알아챘을 지도. “과학자로서 한 우물을 파지 못한 유목민이었다는 얘기는 전공을 바꿔 진학하는 나를 걱정하시던 할아버지 생전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오래 사셔서 이제는 새롭지도 않은 통합학문에 대해 알게 되셨음 뭐라고 하셨을까.

 

기지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북극여우와 여유 있게 풀을 뜯는 순록, 그리고 깨끗한 공기와 완전한 고요함……. 이런 것들이 있어 북극 탐사의 힘든 시간을 잊고 또다시 북극으로 향하게 된다.”



 

과학자의 여정과 삶이 궁금하거나, 관심이 있거나, 그 길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었거나, 이미 그 길 위에 있는 모든 이가 - 여성들이면 더욱 - 공감할 이야기이다. 분투와 좌절과 실패만이 아니라서 기쁘고 든든하다. 2023년 북극, 지구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듣고 싶다.



 

육지 빙하가 사라지고 툰드라 얼음이 녹으면 북극 생태계가 어떻게 변할지가 궁금한 과학자다. 북극을 자주 오가며 북극 다산과학기지 주변에서 찾아낸 박테리아에 다사니아’, 알래스카 툰드라에서 찾아낸 박테리아에 툰드라에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다. 요즘은 사라져가는 북극 툰드라 식물을 어떻게 하면 지켜낼 수 있을까 궁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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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보이는 수학 상점 - 간단한 수학으로 이해하는 미래과학 세상
김용관 지음 / 다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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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계산할 수 있는 미래는 아주 많습니다. 다만 우리 대다수가 방법에 익숙하지 않거나, 이미 사용하는 방법이 수학인지 모르는 경우들이 대부분입니다. 바로 몇 분 후의 카드게임 카운팅도 수학이고, 인간이 살고 있는 모든 건축 공간이 수학 측량으로 세운 것들입니다.

 

일상에는 함수가 적용되는 현상이 정말 많다. 휴대전화 통화량과 요금의 관계, 날씨와 기분의 관계, 선물과 상대의 만족도 관계, 기름값과 물가의 관계, 자판기의 버튼과 나오는 물건의 관계, 출연자와 출연자가 선택한 상대의 관계 등이 모두 함수로 표현될 수 있다.”

 

물론 수학을 사용한 공법은 구체적이고 즉각 대입/활용 가능한 것이 비해, 수학적 상상이나 사유는 좀 다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그러한 수학이 극소수의 천재들에게만 보이는 암호는 아닙니다. 숙제량에 지쳐서 수학과 점점 멀어지는 초6 아이와 함께 읽어보려 기대한 책을 먼저 펼쳐봅니다.

 

게임 속 세상 같은 가상 상점이 등장합니다. (), 도형, 좌표, 2진법, 확률, 경우의 수, 함수... 그렇게 반가운 개념들은 아닌가요. 제 기억은 흐릿해졌지만, 이런 내용이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수학이라고 합니다. 수학은 논리이고 실험은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수학 실험을 합니다.

 

수학 퍼즐이나 퀴즈, 혹은 추리 같은 구성입니다. 수학 자체로는 스토리가 없으니, 과학 기술과 연계되어 알록달록 다채로운 모습의 이야기들로 변합니다. 과학전공자인 제게도 여전한 미스터리인 암흑에너지, 엔트로피, 블랙홀이 반갑습니다. 엄청 궁금한 차원 측정기라는 발명품은 혹시 현실에도 있는 것일까요.

 

아름답고 안정되어 보이기에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인간이 궁극의 대칭성으로 삼은 반물질, 마치 사변철학처럼도 들리는 음수의 연산, 예전에 열심히 그리며 계산했던 벡터와 삼각함수 스토리, 외계 언어처럼 보이는 수학 기호들의 개념, 이론을 영상화한 영화 이야기... 다방면으로 재밌는 이야기모음입니다.



 

과학전공자라서, 이상한 물질이나 음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법칙은 상상 속에서도 어렵지만, 지식의 한계라는 건 영원할 지도 모르니까요. 양자역학이 그랬듯이 언젠가 패러다임 자체의 전복이나 무쓸모를 인정할 일이 생길 지도 모를 일입니다.

 

책의 구성이 기발하고 수학 상점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연결된 방식도 묘하게 재미있습니다(스포일링 방지로 소개 생략). 그리고 역시 상점이 흥하려면 입소문이 이어져야 한다는 수학인 듯 아닌듯한 성공(?)의 법칙도 확인합니다. 스트레스보다 재미가 큰 책입니다. 즐거운 독서이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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