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노우 엔젤> 이후로 가와이 간지 작품을 오랜만에 읽는다. 물론 최초 출간은 2012년이지만. 데드맨이란 제목이 멋스럽지 않다고 느꼈는데, 몇 번의 반전이 이어지는지 거듭 짐작하고 틀리는 재미로 읽었다.

 

지금 이 시간을 놓치면 나는 영원히 내가 아니게 되고 말지도 모른다.”

 

의지적인 인물은 클래식한 매력이 있다. 나는 직업윤리도 강하고 헌신도 대단한 이런 캐릭터가 여전히 좋다. 그래서 내 기대와는 아주 다른, 내 입장에서는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몹시 분하기도 한 결말이 아프고 외려 현실적이었다.

 

그 현장에는 감정이라는 게 없었다.”

 

대개 형사추리물은 형사 캐릭터의 매력을 많이 찾아내고 공감하며 시선을 맞추기 마련인데, 이 작품에서는 피해자와 범인의 사연이 기가 막히고, 가해자가 내 기준에서는 최고형에 처해져야할 유형이라 자주 마음이 아릿했다.

 

적어도 언어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다. 다만 이런저런 과거사가 기억이 나지 않을 뿐.”

 

일본어로 읽었다면 영리하게 배치한 언어와 어휘들의 묘미를 더 즐겼을 것도 같고, 외국어를 번역을 통해 이렇게 잘 전달하는 능력에도 감탄했다. 오래된 질문이긴 하지만, 우리는 정말 기억의 총합이고 언어는 존재의 증거와 같다.

 

죽으면 그 사람은 법률상 인간이 아니라 그냥 물체가 되죠. 그리고 시체라는 물체의 소유권은 유적에게 있죠.”

 

정교하게 공들인 장치에 한참 속아 즐겁게 휘둘렸다. 속임수가 얼마나 다양하게 많았던지, 촘촘하게 잘 만든 미로를 빠져나가는 듯 즐거웠다. 눈치를 챌 때까지 완전히 속는 경험은 유쾌하다.

 

당신이 대체 누구인지, 그건 당신 자신이 결정해야 할 문제예요.”

 

드디어 아조트의 뜻을 알게 되어 기뻤는데, 그 장치 역시...! 정성 가득 속여주어 감사하다. 일본어 단어 공부 - 동음이의어 - 를 하고 싶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언어를 작품 얼개로 자유롭게 사용하는 작가의 재치가 최고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지 않는가?”

 



드라마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밝히며 글을 줄인다. 다시 생각해도 그 가해자 놈은 일단 때려주고 감형 없는 형량으로 처벌하고 사회적으로도 완전히 매장시키고 싶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