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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팝콘
강한 그림, 이준혁 원작 / 미디어창비 / 2022년 12월
평점 :
품절
얼굴이 재밌고 표정이 마음에 드는 표지의 주인공은 팝콘이다. 한국어 ‘안녕’은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라서 내 짐작이 맞을까봐 두렵다. 어쩔 수 없이 기대수명이 짧은 반려동물과 사는 사람들에게 문득 드는 불안은 현실이니까.
월간 채널 예스를 같이 주신 이유가 궁금했는데, 작가 두 분이 커버스토리에 담겼다. ‘안녕’을 만나기 겁나는 겁쟁이인 나는 일단 인터뷰부터 읽어본다. 스스로 TV를 켜는 일이 아주 드물어서 배우도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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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등장한 작품은 못 보았지만,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그림책을 출간하는 애도의 방식이 무척 부럽고 멋지다. 그림책의 그림 작가와 함께 하는 인터뷰를 주장한 것도. 출연작들을 찾아보고 싶어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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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작가님이 좋아하는 책들에 반가운 작가와 작품들이 등장해서 잠시 팝콘을 잊고 인터뷰 글에 몰입했다. #요조_실패를사랑하는직업 #이석원_나를위한노래 #이술아_가녀장의시대 #프랑수아즈사강_브람스를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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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뷰를 다 읽고 다시 본 표지는 더 마음에 든다. 씩씩하고 신나게 목줄 없이 달리는 모습과 표정. ‘안녕’이 내가 짐작한 것이어도 이제 읽을 수 있겠다는 기분.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을 오래 품지 않겠다는 생존법 혹은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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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작가님 사인을 먼저 만나서 기분이 좀 더 좋아진다. 어떻게 이렇게 주장이 확실한 존재감이 있는 그림을 그리시는 걸까. 창작이란 참 대단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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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이름도 사람이름처럼 짓는 게 좀 더 좋지 않은가 하는 의견에 동의하지만, 반려견이 팝콘이고 반려인간이 나초인 상황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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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을 즐기며 보다가 내겐 다소 급전개인 염라개왕과의 만남... 하얀 나비의 동행은 고마운 일이면서도 슬프다. 다음 장부터 모두 슬프다. 펫로스증후군이란 명칭이 별로다. 그래도 너무 많이 슬픈 분들에게는 뭐든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책도 꼭 선물 같은 위로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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