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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매혹이 될 때 - 빛의 물리학은 어떻게 예술과 우리의 세계를 확장시켰나
서민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2월
평점 :
저자에 대한 호감도 크고 대상과 주제도 아주 흥미롭다. 여성물리학자 - 물리학도 - 도 드물고, 물리학을 전공하고 물리천문학부에서 연구한 것은 생각만 하고 못한 꿈과도 닿아있어 부럽다.
광학은 정말 재밌고 흥미로운 연구 분야이다. 문득 학창시절 보호착장이 완전하지 못해서 레이저 실험하다 색약이 된 동기 생각이 난다.
물리학자이자 화가인 저자가 들려주는 빛의 본질에 대한 여섯 가지 질문들을 배워 보고 과학과 미술에서의 빛을 따라 여행하는 독특하고 귀한 책이다. 반갑고 고맙게 읽었다.
어둠이 잠시 부재하듯 우리 주변을 채우고 채색하는 빛을 우리는 ‘색’이라 부르고 즐기고 사랑하고 일상에 활용하고 빛(색)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봄이 되면 비염으로 몸은 힘들지만 연둣빛이 번져나가는 풍경은 아무리 보아도 지극히 찬란하고 설레고 아름답다. 결코 지치거나 지루해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과학의 원리로 설명하면, 색이란 빛이 대상을 만나 ‘반사’되는 것이지만 예술의 영역에서는 아름답게 ‘빛나는, 반짝이는’ 것이다.
신기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식물이 흡수한 파장의 빛은 못 보고 식물이 거부한(반사한) 빛을 우리는 식물의 색으로 알고 감탄하는 것이다. 뭐, 원리를 알아도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과학이 세상의 이치와 진리를 탐구하는 영역이라면 미술은 그 진리를 향하는 방향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표현하는 영역이다. 과학과 예술은 서로에게 영감의 원천이며 서로의 발전을 응원하는 동반자이기도 하다.”
즉 예술가들은 빛에 따라 세상이 달라져 보인다는 것을 관찰하고 빛의 본질을 색을 통해 표현하려고 했던 이들이며, 광학자들은 빛을 연구해서 행동 방식과 법칙을 찾아내려했다. 두 분야 모두에서 놀랍고 멋지고 아름다운 발견과 창작이 이어졌다.
“과학자든 미술가든 자연에서 주어지는 빛에만 만족하며 머무르지 않는다. 빛을 좇으며 빛을 이용하고 한편으로 빛을 만들어낸다.”
예) 반타 블랙 Vanta Black, Vertically Aligned Nano Tube Arrays Black : 빛을 99.96% 흡수할 수 있어 세상에서 가장 진한 검은색을 내는 신물질
사람의 인지와 감상 능력은 탁월하고도 무척 제한적이라서, 무지개색 색이 7가지라고 배우면 7가지 색만 볼 수 있다. 빛에 대해 더 배워서 알게 되면, 이전에 보이지 않던 모습들이 보인다. 그건 분명히 신기하고 즐거운 경험이다.
전시회 소식들이 다양하다. 반갑고 즐거운 일인데 지금은 봄빛에 홀려 산책만으로도 마음이 차오르고 빛으로 찬란하다. 늘 모자라는 한정된 시간을 사는 일에 선택은 필수라서... 5월에 가야지 했던 전시회로 아직 향하지 못하고 있다.
세상의 다른 모든 물질들이 더 안정화되기 위해 버린 에너지가 인간에게는 다채로운 빛이 되고 열에너지가 된다. 모두 순환한다. 과한 것도 부족한 것도 없이.
인간이 만들고 버린 것들은 제가 사는 생태계의 순환에도 못 맞추어 온갖 문제를 야기하고 결국엔 자신에게 되돌아가 상하게 하고 죽게 하는 장면들의 반복은 지켜보기에도 지치는 일이다. 흉하게 무기 따위나 만들어 서로 죽이고.
우울해지려고 하니... 밤산책이라도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