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50가지 동물 - 로마를 구한 거위부터, 우주로 향한 라이카까지
제이콥 필드 지음, 이한이 옮김 / 반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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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생명이 생겨난 시점부터 21세기까지의 역사 속에서 50종의 동물을 골라 역사서를 쓴 것이 대단하고 그만큼 내용이 궁금했다주로 가축과 인간의 현실 관련 책들을 읽으며 사는데 몹시 불행하고 폭력적인 관계라서 매번 상처가 남는다. * 50'가지'라는 번역도 조금은 상처.

 

그래서 이 책의 내용 중에서는 자연사 박물관에 처음 가서 놀라고 신난 기분으로 만난 동물들 위주로 골라 재밌게 읽어 보았다국립공원에서조차 야생동물 구경하기가 어려운... 사실 상 다 멸종시키고 인간과 가축화된 동물들만 사는 듯한 한반도는 무척 쓸쓸한 장소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인간만 가득한 현실을 잠시 떠나... 여러 다른 생명체들을 만나 깊은 숲 속의 공기를 호흡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피해갈 수 없는 현실인 인간이 얼마나 다른 생물들을 괴롭히고 있는 지를 책 속에서 다시 직면하기 전까지는.

 

이미 잘 아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인간의 역사와 문명은 인간 홀로 이룬 것이 아니다동물이 없었다면 결코 시도하지 못했을 거의 모든 삶의 영역들 문화경제과학군사정치 을 무척 잘 보여주는 선별이 멋진 이야기 모음이다.

 

1. 틱타알릭Tiktaalik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경쟁이 심해서인지 위험이 너무 커서인지 4억 1,900만 년 전~ 3억 5,900만 년 전 사이에 물 밖으로 쏘옥 나온 동물이 있었다모든 육지 생물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존재이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145477&cid=61234&categoryId=61234

 

2. 공룡

 

지금은 공룡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풍부하지만인간의 스케일로 한 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이 동물의 화석을 처음 발견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상상해 보곤 했다신화 속 생물을 발견했거나 거인 족이라고 생각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을 것이다.

 

런던의 자연사박물관에서 느낀 이()세계로 들어서는 듯한 기분은 나이가 들어도 꽤나 선명하게 느껴진다요즘에는 인간이 공룡에 대해 느끼는 호감이 어쩌면 기후격변이 일어날 때 지배종이 사라지는 진화적 운명이 같아서인가 싶기도 하다.

 

https://www.nhm.ac.uk/

 

3. 상어

 

적어도 화석 증거로 보면 상어는 공룡보다 먼저 4억 2,000만 년 전에 지구에 등장했다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생명체인데 인간 손에 멸종될 지도 모르겠다그것도 지느러미만 잘리고 버려지는 수모를 겪으며.

 

2, 300만 년 전의 메갈로돈megalodon은 몸길이 25m 이상고래를 삼키고이빨 길이 17cm, 물린 자국 지름이 3m였다고 한다기후변화로 먹이 경쟁을 벌이다 작은 상어들에 져서 360만 년 전에 멸종했다.

 

4. 다윈과 핀치

 

진화와 멸종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윈을 지나칠 수는 없다갈라파고스제도로 상징된 다윈 이론그 중에서도 핀치들의 DNA를 분석한 결과 공통 조상을 밝힌 연구는 세상을 불가역적으로 바꾸었다다행히 다윈의 핀치들은 아슬아슬하지만 아직 멸종하지 않았다.

 

5. 고등 유인원

 

사피엔스 책을 다시 읽으면서 인간과 같고도 다른 여러 유인원들을 잠시 만났다한 줄의 진화사가 아니라 따로 같이 시대를 겹치면 살았던 존재들이고 별 차이가 없던 시간도 길었다이제는 적어도 진화의 길에서는 확연히 갈라진 듯 보이지만우리가 가둬 두고 구경하는 동료 유인원과 우리는 단 1.2%의 근본적인 차이 밖에는 없다.

 

6. 불곰

 

다수의 문화권에서 등장하는 곰은 서식지가 아주 넓어서 인간과의 접촉이 많았던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북유럽에서 중앙아시아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의 단군신화에서까지 등장하는 곰이다한 때는 창조주조상신인간에게 불을 준 존재로 경배되었는데어쩌다 발이 잘리고 간을 빼앗기게 되었는지정력과 만병통치약에 이러저러한 것들이 좋다고 소문을 낸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7. 여우

 

곰보다 더 넓은 지역에 분포하는 남극을 제외한 전 대륙 동물이다북극 여우는 너무 아름다워서 직접 만나면 반드시 홀릴 것만 같다영하 50도에서도 어떻게 살고 있는지어릴 적 여우는 구미호로 대표되는 무서운 이미지였다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변신의 귀재인 줄 알았다.

 

출처https://www.irishnews.com/

 

책을 읽다보니 중국에서도 구미로가 등장한다아마 이 전설이 일본에 퍼지고여우 신사가 많고 여우신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이야기도 무처 재밌다특히 여우는 모시라는 단어 발음을 못해서 전화 받을 때 모시모시라고 한다니!

 

영국에서 산책길에 만난 여우는 너무 작고 귀여워서 나는 여우의 아침 식사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발걸음을 멈추고 기다리기도 했다그런 약한 생명들을 재미로 몰아서 죽이는 사냥... 왜 즐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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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2-06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가지 동물 ㅠㅠ 동물이 물건 취급된 번역이네요. 지적하신대로 안타깝게도. 인식을 바꾸려면 적절한 단어부터 찾아 써야겠어요. 틱타일릭 처음 들어보는 동물이군요. 흥미로운 책입니다.

poiesis 2021-12-13 22:41   좋아요 1 | URL
네... 제목에서부터 무척 충격을... 감수성이 이 정도인가 싶어서... 무척 가독성이 좋고 지식 정보가 풍부한 책이기도 합니다. 저는 어렵지 않게 지치지 않게 읽고 많이 배웠습니다.^^